신규면세점 모두 영업적자
5월 문연 두타도 기대이하
오히려 두타몰 中고객 감소
연내 서울시내면세점 13개
“韓브랜드 차별화전략 필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지난해 굴지의 대기업들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특허권 입찰경쟁이 벌어졌던 서울 시내 면세점들이 새롭게 오픈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인사동 사옥에 오픈한 SM면세점, 두산의 동대문 두타면세점 등 중소기업 면세점은 물론, 삼성그룹과 현대산업개발그룹이 합작한 용산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그룹이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63 등 대기업 계열 신규 면세점도 매출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은 모두 적자 영업상태다.
한화그룹의 면세점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을 열어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 1분기(1~3월) 매출 437억4165만원에 무려 86억9777만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과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해 용산역에 만든 HDC신라면세점 상황도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영업을 시작한 후 약 5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31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직전 사업연도 말을 기준으로 HDC신라면세점은 영업적자 35억400만원에 당기순손실이 22억5400만원이나 됐다.
올 2월 인사동에 문을 연 하나투어의 SM면세점 상황도 심각하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1분기 성적표는 190억5700만원대 매출에 영업적자가 67억690만원대에 이르고 있다.
신규 시내면세점 중 가장 늦은 지난달 20일 임시개장한 두타면세점도 실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송중기를 앞세워 면세점 1개층을 ‘태양의 후예관’으로 꾸미는 등 마케팅 전략에 공을 들였지만 헛수고였다. 동대문의 특성을 살린 심야영업도 유지비만 가중시켜 오히려 손실폭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당초 기대했던 두타몰과의 시너지 효과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입점 소상공인들의 매출감소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두타 입점업체 대표는 “지난해 메르스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고, 수준까지 낮아져 씀씀이도 예전같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나마 있던 유커들도 면세점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버리는 바람에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전문가와 매체들은 이 같은 신규 면세점들의 부진의 이유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 유치 실패를 꼽고 있다. 실제 루이비통 매장을 오픈한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곤 해외 유명 브랜드를 하나라도 유치한 신규 시내 면세점이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이들 신규 면세점들의 전략 부재를 꼬집는 유통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한 유통업계의 원로는 “신규로 진입한 시내 면세점, 특히 종소기업 면세점은 기존 롯데나 SK 등 오랫동안 면세사업 노하우를 쌓은 기업의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경쟁이 어렵다”며 “공항 면세점이나 유명 면세점에 모두 있는 럭셔리 브랜드 유치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알고 싶은 우리의 상품과 다양한 먹거리·놀이거리로 몰을 구성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아쉽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달 영업을 시작한 신세계와 두산을 포함해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9개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서울시내 면세점을 4곳 추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까지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1년만에 두배가 넘는 13개로 불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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