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가격 안 올라도 물량은 많이 나간다

3월 들어 면사화섬사 사가공 출하 크게 늘어
화섬직물 ITY등 니트직물 재고 대거 소진
가격은 제자리, 원 달러 환율 채산 보전

계절은 어김없이 봄이 온 가운데 엄동설한 섬유 경기도 서서히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꿈쩍 않던 원사와 직물수출이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막혔던 물량이 움직인데 반해 가격은 꿈쩍 하지 않고 있으나 환율 덕에 채산을 보전하고 있어 업계에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이 비치고 있다.
본지가 각 스트림별 경기 동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엄동설한이던 섬유수출 경기가 3월 들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해 우선 경기의 바로미터인 물동량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면방업계는 1월부터 5월까지 이어지는 면사 성수기를 맞아 2월까지 부진했던 오더량이 3월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그 동안 막장투매로 연명하던 면방업계가 고리당 수출용은 20달러(코마 30수 기준)내외, 내수용은 고리당 3만원 내외로 현실화했다.
각 면방업계의 감산 영향도 있지만 각사 면사 재고가 별로 없어 적어도 5월까지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의류수출 벤더들의 생산 성수기가 진입하면서 인도나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산 면사와 비스코스 혼방사멜란지 수요도 3월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 1-2월에 비해 수입사 공급량이 30% 내외까지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수입사는 국내 반입이 아닌 의류벤더 현지 소싱공장으로 들어가고 있어 국산 면사보다 수입사(혼방사 포함) 사용량이 해외 봉제 생산국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변사와 혼방사를 구매해 국내 벤더들의 해외공장에 공급하는 전문 오퍼상들의 최근 동향에서 드러난 것이다.
국내 화섬업계도 3월 들어 원사공급량이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레귤러사보다 특수사쪽 가격을 파운드당 50원씩 3월 공급분부터 일제히 올렸다.
중국산 수입사 가격이 3월 들어 kg당 10센트씩 일제히 올랐고 인도산도 다소 가격이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화섬사 가격이 조금씩 현실화되는 것도 물량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가공 전문인 가연업체들도 상당수 업체가 지난 1-2월까지 쌓여있던 복합사 재고가 거의 동날정도로 소진된 것은 이 같은 물량 움직임의 영향 때문이다.
특히 대구 산지의 재고량이 우븐과 니트직물 구분 없이 함께 감소한 것은 이달 들어 직물 수출량이 증가하면서 원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대구경북 산지 직기 가동률이 크게 높아졌고 연사기 가동률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대구 비산염색공단의 유명 염색가공업체의 경우 “3월 들어 선진국으로 나가는 김량 가공물과 중동지역으로 나가는 포멀블랙 염색가공 오더가 상당부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실상을 소개했다.
다만 비산염색공단의 스팀사용량은 1-2월보다 3월 들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가 직물 재고소진에 주력하면서 생산을 과감하게 늘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섬직물의 수출물량 증가와 함께 ITY 니트직물 업체들이 3월 들어 재고를 많이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생산을 줄인 대신 재고 소진에 안간힘을 쏟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대구에서 가장 큰 ITY 니트직물 업체인 T社의 경우 “공장 마당까지 야적돼있던 원단재고를 최근 거의 소진시켰다”고 말하고 있으며 “다만 가격은 오르지 않아 채산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재고가 가장 많았던 ITY 니트직물은 주로 미국시장에 대량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 외에도 가격조건은 만족하지 않지만 디멘드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모두 워낙 물량이 나가지 않아 현지 재고가 별로 없는데다 이란 시장 같은 신규 시장이 디멘드가 늘어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이란 내 의류봉제 업체들은 최근 서방의 경제재제가 풀리면서 터키 쪽으로 몰려가 우븐과 니트원단 구매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업계가 가격질서를 지키면서 직거래를 시도하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계절적인 성수기에 본격 진입하면서 수출시장에서 차별화된 한국산 우븐 및 니트직물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가격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어서 환율로 어느 정도 커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원 달러 환율이 올 들어 5% 내외나 크게 떨어져 요즘 같은 환율이 뒷받침 될 경우 섬유수출 업계는 오더만 뒷받침 되면 채산성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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