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미스코리아의 달이다. 4월부터 시작된 전국 각 시도지구와 해외동포들이 선발한 미녀후보 60여명이 출신지역의 명예를 걸고 누가 한국의 최고 미인인가를 겨루는 대회이고 보니 그 열기는 대단하다.일부 여성단체들이 미인대회를 여성의 남성종속화를 가중시키는 행위요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품화하는 짓이요 수영복 경염(競艶)이야말로 여성을 남성의 눈요기 감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으나 나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아름다움은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요 뭇 남성의 우러러보는 존재인데 이러한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것은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여성의 아름다움은 영원의 기쁨'이라고 시인 '키이츠' 는 말했지만 여체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신이 만든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직업이 여성의 옷을 만드는 패션업이고 보니 어떻게 옷을 만들어야 여성이 더욱 예뻐보이고 아름답게 보여지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요 항상 해결치 못하는 어려운 숙제이다.'옷이 날개'라 하였으나 아름다운 의상에 대한 동경과 소망은 양의 동서와 고급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의 한결같은 꿈이요 바램이지만 이러한 옷을 만들어 내야하는 사람의 고민은 크다아니 할 수 없다.89년부터 95년까지 6년간 '미스코리아 공식 디자이너사' '미스코리아 공식 드레스사(社)'로 최초로 지정되고 부부간에 6년간 교대로 심사위원에 참여하게 되고 보니 미인의 심사와 의상제작에는 누구보다 많은 관여를 하게 되었다. 회사 '라스포사'에서 디자인 제작한 드레스와 공식 단체복이 6개년간 350여명의 미스코리아 후보 미녀들에 입혀지고 해마다 TV와 여러 매체를 통하여 방영되고 화보화되고 보니 화제와 칭찬과 지적도 많아 마음의 부담을 받는것도 적지 않다.미녀를 뽑는 것이 옷만 예쁘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선발된 미인의 의상이 돋보이는 드레스인 경우 마음이 즐겁지만 탈락한 많은 사람에겐 괜히 미안함이 생기는 마음고생도 짐스럽게 따른다.애시당초 제공된 드레스가 후보의 마음에 들고 말고의 잡음을 방지하고 누구누구는 특별히 봐주기 위하여 잘 만들어주고 돈 많이 들여 만들어 주었다는 잡음을 방지하기 위하여 주최측에서 사전에 제공된 드레스에 번호를 부여하고 후보 미녀들의 추첨에 의하여 번호가 결정되면 그에 따라 드레스와 미용실이 자동으로 결정되어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그 의상이 후보미녀의 신체조건이나 외모, 피부색에 관계없이 어울리건 어울리지 않건 무조건 입어야 하니 힘들여 만든 사람으로서는 억울한 일이 아닐수 없다.피부색이 검은 사람이 흑색 드레스를 추첨커나 어깨선이 예쁘지 않고 쇄골뼈가 드러난 사람이 탑 드레스를 뽑을 경우 여간 당혹스럽지 않다. 당초에 드레스를 디자인할 적에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별 디자인이 아닌 60여명의 후보가 추첨에 의하여 입게되면 안 어울리는 사람이 꼭 나오게 마련이다.미인 대회 드레스 디자인의 경우에 제일 중요한 고려사항은 60여명의 미녀를 번호순으로 무대에 모두 세워놨을 때의 전체적인 색채의 조화이다.그 다음은 탑과 플레어, 타이트, 롱의 적절한 배합을 통한 조화이며 그런 가운데 개개인의 드레스가 모두 노출의 강약에 따라 미녀들의 육체미 곡선을 제대로 살려주어야 하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드레스가 모두 체형과 외모에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60여명의 후보 미인의 신체조건이 모두가 일정치 않으니 어려운 일 중의 어려운 일이다.후보의 신장이 168에서 178센치요 섹시하게 보이려고 많은 후보가 인공썬팅으로 하얀 피부색을 검게 태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얼굴형태와 의상에 따라 조화되어야 할 헤어스타일이 한결같이 길게 늘어뜨린 부풀림 스타일이니 맞추기가 힘들다.추첨된 드레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울며불며 떼를 쓰고 샤프롱과 엄마까지 덩달아 하소연하나 대회규정이 그러하니 어떻게 할 것인가, 가봉과정에서 최대한 보완하고 결점을 커버하고 꽃장식과 긴스카프로 정성껏 마무리 하다보니 잔손질이 너무 많다. 대회 당일 드레스를 입고 무용까지 해야되는 몸에 딱 붙는 옷의 흐름이며 탑으로 상체 노출시 끈을 안보이게 낚싯줄로 몰래쓴 옷이 위태하기만 하니 마음 졸인다.4월 말경 대구선발대회를 끝으로 전국의 미녀가 서울에 모인날이 4월 30일이요 이때부터 5월 중순의 본선대회 때까지 합숙이 계속되는데 드레스 가봉은 5월 1일이 되니 대회일 까지 불과 12-3일의 여유밖에 없어 철야작업이 예사이다. 근대화의 흐름속에 서구문명이 이 땅을 휩쓸게 되고 서구의 미인선발대회가 이 땅에서도 열리게 된지 1957년이래 44년째이다. 우리의 미녀심사기준도 자연히 서구화하지 않을 수 없고 의상 또한 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뽑힌 미인들이 서구의 미인들과 경쟁을 하여야할 처지이니 우리의 미인심사 또한 서구의 미인상과 혼합하여 따질 수밖에 없고, 그들이 입을 의상 또한 미인의 몸매를 최대한 부각시킬 서구의상을 쫓을 수 밖에 없다.그러나 참다운 한국적 미녀는 서구형의 팔등신의 체형을 따르면서도 아무리 노출된 드레스로 치장을 하였어도 용모와 전신에서 풍기는 체취와 품위에서 우리고유의 한국적 미와 교양미를 물씬 풍기는 조화된 미인이라야 참다운 한국의 미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주)라스포사, (주)클라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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