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히고, 내수경기 꽁꽁 …올해는 경쟁아닌 전쟁”

2016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 물론 전망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늘 “먹고 살기가 힘들다”였고, “내년이라고 달라지겠느냐”였다. 2015년 신년호를 다시 찾아봐도 그랬다. 아마도 그 이전 역시 그랬을 것이다. 이전의 이전도.
인간의 인지부조화는 늘 “오늘이 가장 힘들다”에 머문다곤 하지만, 올해만은 ‘진짜’ 다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송년회에서 만난 해외 명품브랜드 지사장은 “2016년은 경쟁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말로 새해를 맞이하는 CEO의 비장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가 될까? 징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에는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이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 사정도 좋지 않다. 청년실업이 8%를 넘어 취업절벽이 기정사실화 됐다. 올해 상황 역시 이보다 좋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변수도 위협적이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나라다. 예측대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주저앉으면 한국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유가 하락 변수도 걱정이다.
이처럼 거시 경제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각 복종별 전문가들에게 올해 패션시장 전망을 물었다. 그들이 날카롭게 분석한 올해 패션시장의 기회와 위험요인은 무엇일까. <2016년 패션시장 전망>특집은 남성복·여성복·캐주얼·아웃도어·스포츠·골프·셔츠·잡화로 나눠 서면질의서를 받아 진행했으며, 신년 1·2호 두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국>

Question
1. 2015년 해당 부문의 시장을 전망한다면. 2. 2015년 해당 부문 시장의 가장 큰 기회요인은? 3. 2015년 해당 부문 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4. 전개 중인 브랜드의 2015년 계획과 목표는 ?

 

남성복

김정호 형지I&C 상무

“가성비 높이고, 그루밍족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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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경제 불황과 한파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 유가 하락 등의 기조가 연동되어 이전보다 극심한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 시장 규모는 보합 혹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는 모바일과 온라인 등의 정보채널이 확대됨에 따라 스마트 컨슈머가 증가했고 가성비 높은 제품의 선호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패션과 미용의 관심이 높은 남성(그루밍족)들의 등장과 꽃중년의 신흥 세력으로 떠오르면서 정통 신사복 브랜드의 강세 및 정장 수요 확대는 새로운 기회요소로 작용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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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TD캐주얼과 스타일리시 캐주얼, SPA는 20대 남성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들은 남성복이 제공하는 상품 본연의 디자인과 품질 가치를 뛰어 넘는 데 한계가 있다. 소위 가성비 논쟁에 있어 남성복 주력인 정장과 고품질의 캐주얼은 한정된 소비 자원을 가진 고객의 구매 선택에 있어 경쟁우위에 있다.
특히 미혼의 1인 가구 세대의 증가는 ‘가치소비’ 경향으로 흘러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고 세대를 막론하고 남성들의 외양 투자는 경기와 상관없이 양극화된 구매 양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것이 남성복 본연의 상품 가치를 추구하는 남성복이 고불황 시대에 오히려 유사 경쟁 조닝을 따돌리고 확장될 큰 기회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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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아웃도어가 올해 들어 고전하고 있지만 디스커버리 같은 일부 라이프스타일 지향적 브랜드들의 상품의 변화와 급성장하는 까스텔바쟉 등 골프 브랜드들의 재도약, 데상트 등 애슬레져 기반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들의 공격적 전개가 내년에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성복 내에 무분별한 할인 전쟁은 결국 소비자의 가격 신뢰를 잃게 되어 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품질 저하 식의 원가 절감으로 앞서 말한 간접 경쟁 브랜드들과의 디자인 경쟁은 커녕 품질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한 온라인 브랜드의 급성장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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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작’은 업계 상위권 수성에 박차를 가하며 400억 목표하고 있으며, ‘까스텔바쟉 셔츠’를 도입해 영역 확장에 나선다. ‘본’은 ‘refined contemporary’의 업그레이드된 콘셉트로 350억원 매출에 백화점 MS 상위권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그리고 ‘본지플로어’는 매년 50%의 고공 성장을 이룩하며, 2016년에는 90개 매장 300억원을 목표로 볼륨화를 지속한다.

 

남성 셔츠
지엠아이 윤성원 이사
“캐주얼셔츠 시장성·확장성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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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셔츠시장은 ‘외형 유지, 수익성 감소’로 표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셔츠 브랜드들이 블랙프라이데이나 K-세일데이 같은 초대형 행사를 통한 매출 비율이 높아지면서 매출 볼륨은 키웠지만, 세일즈믹스는 훼손됐다.
특히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까지 2년 연속 내수 악재가 터지면서 매출압박이 여느해 보다 심각했다.  
올해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부채와 고용불안으로 인해 내수 소비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셔츠 시장 역시 불황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행사매출 비중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브랜드에게 정상판매율 확대가 지상과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세월호와 메르스같은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준비도 브랜드의 숙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
캐주얼 셔츠 시장의 꾸준한 성장은 올해도 지속되리라 본다. 댄디하면서 시크한 멋을 추구하는 젊은 남성들에게 젊은 감각으로 풀어낸 셔츠는 여전히 필수 아이템이고, 젊은 마인드 에이지(Mind Age)의 중장년층으로도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시장성과 확장성을 확인한 일부 남성복과 캐주얼 브랜드들은 캐주얼 셔츠 시장 확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지만, 셔츠 전문 브랜드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차별화한다면 충분한 기회로 삼을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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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위험요인은 불황이다. 가계부채가 2000조원에 육박했고, 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유가하락, 중국 성장둔화 등 대외 조건도 좋지 않다.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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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마는 올해도 볼륨 브랜드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매출 목표역시 신장으로 잡았다.
특히 밴브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섣부른 매스 전환보다는 밴브루만의 합리적인 프리미엄 캐주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굳건히 할 방침이다. 
 

 

여성복
최선호 데코앤이 상무
“온라인 확대에 따른 시장혼탁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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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장기적인 침체와 저성장으로 인한 소비위축은 여전할 것이다. 중국시장의 불안과 글로벌 SPA 브랜드의 시장확대, 해외직구 증가 등 다양한 변수들이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온라인, 모바일, 홈쇼핑 등 다양한 플랫폼의 채널들이 전통의 여성복 시장을 꾸준히 위협할 것이다. 또한 이들 브랜드들은 볼륨을 넓히는 동시에 오프라인으로의 영역 확장도 꾸준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분별한 영트스리트(Young-street)존 브랜드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으로 브랜드간 차별화가 퇴색됐다. 올해에는 이에 따른 소비자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브랜드만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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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성복 시장에서 기회요인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던 컨템포러리 시장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유사한 제품들을 쏟아낸 탓도 크다.
때문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브랜드가 올해도 시장을 리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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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위주의 보수적인 경영전략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올해도 온라인 여성복 시장은 급격한 확대를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불황과 저성장이 만성화 되면서 온라인의 마켓쉐어 잠식은 더욱 급속화될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매출압박이 지속될 경우 중·하위권 브랜드들의 생존전략에 따른 무차별적 인 복제(reproduction)가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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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는 지난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효과로 매장 및 외형매출의 안정화에 진입했다. 다수 점포에서 매출 상위권에 오르는 등 회복세가 완연했다. 올해도 꾸준히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이전 명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아나카프리’는 론칭 초기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여성 캐릭터 브랜드 ‘아나카프리 디 누오보’로 리뉴얼한다. 페미닌하면서 모던한 로맨틱 스타일을 기반으로, 캐릭터와 캐주얼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믹스했다. 유통은 백화점 중심으로 전개하되, 기존 아웃렛·쇼핑몰 전개 중인 ‘아나카프리’는 이원화 체재로 유지할 계획이다.

 

캐주얼
나근영 제이엔지코리아 이사
“정체성은 유지, 변화엔 빠르게 반응”

1
당분간은 힘들어지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적인 메리트와 트렌디함을 가진 경쟁력으로도 글로벌 SPA브랜드들과 캐주얼 브랜드들이 맞서기에도 쉬운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정세 또한 하락세로 돌아가고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여기에 현재 소비자의 흐름이 라이프스타일 지향적으로 변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아이템의 가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획일화된 트렌드와 가격적인 메리트만을 추구하던 패스트 브랜드도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결국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히스토리, 헤리티지를 존중한 브랜드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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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활용은 브랜드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캐주얼 시장은 타 조닝보다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빅데이터로 예측된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한 빠른 기획과 생산 프로그레스는 가장 큰 기회요소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시장을 읽어 움직이는 기동력이 아닌, 빅데이터로 예측해 빠른 기획과 생산 프로그레스를 가진 것이 바로 캐주얼 시장이고 앞으로는 더욱 그러한 추세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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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시대에서 새로운 유통의 툴로 자리잡은 해외직구와 SPA브랜드로 인한 가격저항 그리고 온라인몰 시장의 메가화로 인해 고객들은 점점 캐주얼 브랜드들에서 가치를 찾고 있다. 가치는 그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로 결정되는 것이다. 그 브랜드만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이제는 간판을 내리고 사양길에 접어들 것이고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그러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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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브랜드이지만 중심을 잃지 않은 브랜드의 변화의 전개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기업의 가장 큰 힘이다. 변하지 못하면 정체한다. 그 변화를 위해 JNG코리아는 해마다 새로운 선택을 통해 선별하는 브랜드들을 전개한다. 올해는 ‘홀하우스’를 스포티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뉴 이모셔널 라인 ‘홀하우스 리그’를 전개한다. 아웃도어에 이어 에슬레져가 시작됐고, 이제는 패션과 스포츠의 경계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바로 복종의 경계가 없어지는 ‘컨버징’과 럭셔리 헤리티지 조닝과 고객을 위한 합리적 가격대만이 살아남는 양극화소비로 인해 새로운 조닝의 탄생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보강하고 새로운 스포티한 라이프스타일의 니즈에 부합하느냐에 따라 성장성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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