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성장 동력 ‘하이브리드 섬유’ 날갯짓

1368억 투입 ’공정부품용 하이브리드섬유 사업’ 진행
대구경북 산업 철강ㆍ자동차ㆍIT 융합 가치사슬 최적
나로호 부품, 슈퍼섬유벨트, 진공배수제 등 속속 성과
“의류용 한계 극복, ‘산업화 섬유’ 통해 선진국형 전환”

“우리만의 융복합 기술
세계시장 지배력 강화
국내 섬유산업 활로”

대구ㆍ경북(이하 지역) 섬유산업은 1997년 IMF사태 이후 OEM(주문자 생산제품) 생산구조의 한계로 많은 섬유기업이 도산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업계와 중앙-지방정부의 공동 노력으로 2008년을 기점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해 설비증설과 함께 수출실적도 증가했다. 의류용 섬유산업이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향상으로 바뀐 것이다.
이 같은 변화와 발전이 거듭되는 동안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개도국의 중ㆍ저가 의류용 섬유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한발 앞서 자동차ㆍ항공, 조선ㆍ해양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섬유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개척하면서 기술과 시장 양면에서 급속히 발전시켰다.

섬개연ㆍ다이텍 ‘5개년 계획’
지역 섬유산업은 가치사슬(Value-chain) 측면에서 섬유 클러스터가 잘 형성돼 있고 철강, 자동차, IT 분야 등의 수요기업이 밀집돼 있어 연관 산업도 잘 발달돼 있다. 이에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은 의류용 산업구조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선진국형 산업용섬유로의 구조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으로 지난 2010년부터 5년 동안 ‘슈퍼소재융합제품산업화사업’을 추진해 국내 산업용섬유의 연구기반 환경을 조성해왔다. 
이 사업은 산업용 섬유에 대한 섬유기업의 관심을 촉발시켰고, 섬개연과 섬유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섬유제품이 이미 타 산업의 부품소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업들 속속 신제품 성과
삼우기업(주)은 국내 최초로 우주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에 고압가스 용기 부품을 적용시켰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부품소재 등으로 용도를 확대하고 있다.
(주)보우는 철강산업에서 강판을 이송하는 벨트를 기존 철강에서 100% 슈퍼섬유 벨트로 대체한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음새가 없는(Endless) 슈퍼섬유 벨트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코오롱인더스터리는 최근 ‘연약지반 보강용 진공배수제’를 세계 3번째로 개발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연간 200억 원 이상을 매출을 올리는 한편 이 기술은 ‘대한민국 1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도국과 차별 ‘고부가가치’
최근 지역 섬유산업은 내수경기 부진, 개발도상국의 기술추격, 한-중 FTA 타결 등으로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의류용 섬유의 차별화를 더욱 강화하고, 선진국형 산업소재인 산업용 섬유로의 구조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어려움을 돌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섬개연은 기존 의류용 섬유의 기술을 융합한 창조제품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 부터 5년 동안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타사 제품을 모방(Modify)하거나 복제(Copy)생산하는 관행을 근절하고,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개발을 위한 것으로 지역 섬유산업의 기술과 융합해 창조제품 개발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다.

72개 업체 창조제품 지원
2015년에는 ‘섬유산업신문화창조기업협의회’를 구성해 총 72개 업체에 교류협력, 국제 컨퍼런스, 창조제품 개발 및 프로모션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기존 72업체 회원사에 타 산업(메디, 자동차, IT) 업체, 지원기관(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이 더해져 융합교류를 확대해 이업종 융합협력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섬개연은 이와 함께 국내 산업용 섬유의 역량 증진을 위해 2015년부터 3년 동안 ‘슈퍼섬유 수요연계 강화사업’을 추진중이다.
첫 단계는 ‘슈퍼소재융합제품산업화사업’으로 구축된 연구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섬유산업과 수요산업 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 적용 실증테스트 등을 지원해 기업들의 사업화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섬유기업들은 타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하고, 융합기술에 대한 역량을 증진하면서 기존의 의류중심산업에서 산업용 섬유산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성공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스스로의 방향을 개척하고 투자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2016~2020 1368억 투입
섬개연은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의 지원으로 2016~2020년 5년 동안 총사업비 1368억 원을 투입해 ’공정부품용 하이브리드섬유 사업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심사 중에 있고, 2016년 2월까지는 심사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철강ㆍ수송, 환경ㆍ에너지, 전자ㆍ통신 등 주력산업 부품에 사용되는 섬유소재의 국산화 △수입대체 및 기술자립화 실현을 위해 새로운 차원의 산업용섬유소재 신기술 개발 △이에 부합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연구개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점유율 급증
하이브리드섬유(Hybrid)란 기존 지역 섬유산업의 중심소재인 PET 등 고기능성 섬유와 슈퍼섬유의 장점을 융합(하이브리드)해 기존 단일 기능에서 복합 기능으로 다기능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산업용 섬유소재 및 제품을 말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산업의 첨단화와 고도화, 그리고 환경보호ㆍ에너지 절감 등의 글로벌 환경 변화로 환경ㆍ에너지, 반도체ㆍIT, 스포츠ㆍ레저 등 성장 주력산업에 사용되는 산업용 섬유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산업용 섬유보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이 향상된 하이브리드섬유에 대한 수요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전체 섬유소비량 대비 산업용섬유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 중 하이브리드 섬유가 4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섬개연의 사업은 이미 구축돼 있는 의류용 및 산업용섬유의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우리만의 새로운 하이브리드섬유에 대한 선제적 신기술 및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국내 섬유산업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함이다.

기술ㆍ생태계 2대 R&D
섬개연의 국책사업의 핵심은 <핵심기술개발>과 <산업생태계기술개발>의 2대 R&D 분야로 총 4개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화 대상은 세계적 성장 주력산업인 △철강ㆍ수송용 △전자ㆍ정보통신용 △그린환경ㆍ에너지용 △스포츠ㆍ레저용 △산업구조 기초재료용의 공정부품소재이다.
‘핵심기술개발사업’은 기존 고기능성 섬유(기술)와 슈퍼섬유의 융합에 필요한 ‘하이브리드섬유 공정기술 개발’과 ‘하이브리드섬유 성형가공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생태계기술개발사업’은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사업화 촉진을 위해 필요한 ‘하이브리드섬유 품질 표준화 및 인증사업’, ‘하이브리드섬유 기술지원사업’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산업용 섬유기업의 확대와 섬유기업의 새로운 수익창출(2050억원/년), 하이브리드섬유 제품 수입대체(1120억원/년) 효과 및 신규 일자리 창출(1974명) 등의 섬유산업 구조고도화가 기대된다.

창조경제 핵심산업 육성
문혜강 한국섬유개발 연구원 원장은 “기존 슈퍼섬유보다 가격이 낮으면서 복합 성능이 우수한 우리만의 하이브리드섬유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때”라며 “본 프로젝트는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강점을 융합해 섬유기업들에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이브리드 섬유가 전 산업에 필요한 핵심 부품소재로 값싸게 공급돼 수요가 점차 는다면, 침체된 섬유산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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