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섬유 패션 경기 어둡지 않아요 언제라고 어렵지 않을 때 있었나요”

“기업의 운명은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 필연”
“시장에서 이기는 제품 개발이 살 길”
정부, 시장에 맞는 R&D 개발비는 적극 지원해야
국내 섬유산업구조는 탄탄, 시장 선도력 부재가 문제
혈맹 이디오피아, 물류 인프라 보강되면 투자 유망
섬산련 사무국 글로벌경쟁 강화위해 조직개편 필요
섬유센터 재건축해 섬유패션업계 보금자리 돼야

명실공히 우리나라 섬유패션업계 首長인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68)이 취임한지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
세계 초일류 아웃도어 기업을 축성한 글로벌경영의 1인자인 성회장은 1년이면 200일 이상 해외출장으로 지구촌을 누비고 있다. 모기업인 영원무역과 노스페이스 내수판매를 포함해 연간 매출 2조원 규모의 초우량 기업을 축성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경영의 대가다.
그는 섬유패션업계의 삼성전자로 통하는 영원무역그룹 총수로서 분초를 다투는 격무에도 섬산련회장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 가급적 해외출장을 줄이면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당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비용을 부담하며 자신의 전용기 2대에 투자조사단을 이끌고 아시아, 아프리카, CIS국가의 투자환경을 직접 파악하고 알리는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섬산련회장 취임 이후 외양과 형식논리를 배제하며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입각해 철저한 시장주의를 표방한 성회장은 전시효과가 아닌 현실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대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또 흩어지기 쉬운 섬유?패션 업계의 화합과 단결, 통합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필요한곳에 거액을 쾌척하는 지도자다. 지난 9월의 평창 워크숍과 11월의 섬유패션인 등반대회 때는 시가 3억 원에 달하는 노스페이스 등산화를 2000명에게 제공하고 섬유패션 장학금 모금에도 거액을 쾌척하는 통큰 지도자다.
때마침 한해를 마감하는 세모(歲暮)를 맞아 섬유패션산업의 나침반 역을 자임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성기학 회장을 성남 사옥 집무실에서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잠깐만나 투자적지로 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 시찰 소감과 섬유산업의 현안?새해 전망 등을 짚어보는 신년대담을 가졌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저물었습니다. 다시 새해를 맞는 소회는….
“국내외적으로 변화무쌍한 변곡점의 꼭대기에 선 한해였다고 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적으로도 지난해 세월호 사건에 이어 메르스 파동까지 겹쳐 국내경기 또한 아주 어려운 해였지요. 우리 섬유패션업계 역시 고생이 많았습니다. 불황의 깊은 격랑속에서 조난되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하신 섬유패션 기업인들에게 존경과 치하를 보냅니다.”

-아직 여독이 안풀렸을탠데 전용기 2대를 투입해 아프리카 투자 조사단을 이끌고 먼 길을 다녀오셨지요.
“11월 26일에 출국해서 12월 6일에 왔으니까 10박 11일 여정이었지요. 가는 길에 투자조사단 일행에게 해외투자의 비교분석에 도움을 주기위해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및 귀로에 우즈베키스탄의 섬유공장 운영 실태를 직접 보시도록 했어요. 이미 해외투자를 하신분이나 투자를 검토하시는 분들에게 유익한 기회가 됐으리라 믿습니다.”
 
-아프리카 방문 3개국 중 이디오피아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통령궁까지 방문해 진지한 대화를 하셨다고요.

“케냐와 우간다는 케냐출신 세계섬유제조업자협회 부회장을 지난번 미국회의에서 만났을 때 한번 방문해줬으면 했어요. 차기 ITMF 회장이 될 사람이지요. 그가 운영하는 케냐의 봉제공장과 우간다에 투자한 공장을 둘러보고 투자환경과 여러 여건을 알아본 겁니다. 아프리카의 섬유공장 투자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였어요. 아시다시피 아프리카는 인구가 많고 자원이 많은데다 임금이 저렴한 장점이 커요. 이 때문에 벌써 대만의 뉴와이어사 같은 곳이 먼저 진출해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더군요.”

-아프리카의 수출환경은 어떻습니까.
“무엇보다 미국과 EU국가에 대한 무관세 혜택이 큰 장점이지요. 미국은 이른바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GOA)을 2025년까지 연장해 무관세 혜택을 주고 있어요. 유럽연합도 EBA협정에 따라 무기를 제외한 모든 상품거래에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고요. 중국도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정치적인 입지구축을 위해 철도, 도로 등 인프라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더군요. 아무튼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실제 가서보면 많은 차이가 있을 정도로 주목받는 지역입니다.”

-이디오피아에서는 대통령궁을 직접 예방하여 많은 얘기를 나누셨다면서요.
“사실 지난 4월 물라루쇼메 위루트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숙소인 롯데호텔에서 1차 만났어요. 당시에 한국 섬유기업의 이디오피아 투자를 요청하며 곡 한번 방문해줄 것을 요청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아프리카 3개국 방문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간곳이 이디오피아였어요. 대통령과 장시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투자에 유리한 점을 듣고 또 미흡한 분야를 지적하며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뿐 아니라 총리실 수석장관과도 구체적인 투자진출 방안을 깊이 있게 협의했고요.”

-섬유업계의 해외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망지역으로 불리는 이디오피아 투자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단순논리로 얘기해 해외투자는 먼저 노동력과 임금, 통상여건, 인프라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해야합니다. 이런 대전제에서 이디오피아는 인구가 9600만 명에 달하고 임금도 월 평균 70달러 수준입니다. 기후도 해발 2400미터에 달해 우리의 가을 날씨정도입니다. 다만 물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인접 국가를 통해 선적해야하는 애로점이 있어요. 이제야 철도를 놓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안되니 고속도로를 빨리 만들어야 물류이동이 빠르다고 대통령과 장관들에게 시급성을 설명한 겁니다. 물류 인프라만 갖춰지면 투자적지로 고려할만 합니다.”

-성회장께서 이디오피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은 단순한 경제적인 요소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물론입니다. 기업이건 국가이건 신의성실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디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16개 참전국중의 하나입니다.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를 지켜주는데 일조한 혈맹에 대해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됐으면 보답해야 된다고 봅니다. 섬유분야에서 우리가 먼저 보은하는 심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또 우리의 우방인 미국도 정치?외교적 여러 면을 고려해 아프리카를 중시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가장 많은 섬유를 수출하는 나라로서 미국의 대외 정책에 도움이 되는 일에 저희가 할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마땅히 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화제를 바꿔 새해를 바라보는 걱정이 많습니다. 우선 새해 섬유패션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어려웠던 2015년과 비교해 수출경기가 크게 좋아질 요소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더욱 나빠질 것으로 비관할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있으니까요. 품목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의 의류수출 물량은 2015년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봐요. 다만 가격에 대한 저항은 더욱 심해지겠지요. 수출 규모가 큰 의류벤더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을 심화시키면서 다변화시키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할겁니다. 저희 영원무역도 새해에는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내수패션경기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복종별 차이가 있겠지만 포화상태로 치닫던 아웃도어 시장부터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특정 브랜드가 잘나간다 싶으면 너도 나도 소나기 진출해 시장을 망가뜨린 폐해가 문제지요. 분명한 것은 글로벌 SPA브랜드들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아 패션 브랜드들이 가격전략에서 어려움이 클 것으로 봅니다. 슬기롭게 극복해야겠지요.”

-아시다시피 국내 섬유 산업이 갈수록 시난고난 쇠락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국내 산업은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대책이 있을까요.
“모든 것은 시장원리에 따라야합니다. 세계가 울타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시쳇말로 각자도생밖에 길이 없지요. 기업의 운명은 기업 스스로 책임져야지 정부나 단체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것 아닙니까. 각기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생존해야 됩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섬유산업구조는 탄탄합니다. 시장 선도 기능이 떨어질 뿐이죠.”

-강조하신 시장원리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입니까.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야죠. 정부도 섬유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R&D비용을 적기에 과감히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로동선(夏爐冬扇)이라고 여름 난로 겨울 부채질은 안됩니다. 특히 전문 생산기술연구소가 많이 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차별화 제품 개발이 제대로 안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중앙정부건 지방정부이건 거액의 국민혈세가 시장과 동떨어진 제품을 개발하지 못한 연구소의 화수분 노릇을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섬산련이 명실공히 섬유패션산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산업발전의 주도적인 산실이 되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제 나름대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어려운 업계를 위해서 섬산련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지요. 세상은 분초를 다투며 글로벌시장이 변화는 변곡점의 꼭대기에 서 있는데 그 변화에 부흥하지 못하는 조직은 소용없는 일이지요.”

-현재의 섬유센터를 헐고 다시 짓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의 노른자위 땅 위에 좀 더 현대화된 인테리전트 고층빌딩으로 올려 수익도 창출하고 그 혜택이 업계에 돌아가도록 할 겁니다. 명실공히 섬유센터라면 섬유패션업계와 단체가 가급적 집결하고 섬유패션업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섬유센터에서 하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요. 모든 섬유패션인이 아끼고 사랑하는 보금자리이자 사랑방으로 꾸며갈 생각입니다.”

-끝으로 새해를 맞아 섬유패션인에게 덕담 한마디 하시죠.…(웃음)
“섬유패션 기업인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할 수 있다는 독특한 희망의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언제라고 어렵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까. 극복 못할 위기는 없다고 봅니다. 새해에도 슬기롭게 극복하시어 안정 성장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새해경기를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새해를 맞아 섬유패션인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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