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거주춤하던 국가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수직상승 하면서 국정운영에 본격 탄력이 붙은 것이다. 대구ㆍ경북과 노년층의 콩크리트 기반보다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54%의 지지율이 견인차다. 취임 초 국정원 댓글사건부터 세월호ㆍ메르스 사태로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하다 다시 가속이 붙었다. 그 첫 작품이 노동 개혁이다. 이참에 정치권이 국가미래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미룰 수 없는 노동개혁 입법을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솔직히 대기업이 720조원의 천문학적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강성노조 공포 때문이다. 외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인수할 때 가장 겁내는 것이 노조란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ㆍ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데 일자리가 생길리 없다. 있는 기업도 난파선에 쥐 빠져 나가듯 해외로 탈출하는 상황에서 노동인력의 고용 유연성은 일자리 창출의 바로미터다.

경기도가 개성공단 파격지원 나섰다.

정치권이 이 문제에 까지 어깃장을 놓는다면 국가 장래는 안중에 없고 당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노사정 합의보다 훨씬 강도 높은 노동 개혁 입법에 앞장서야 한다.
물론 시기적으로 볼 때 여야 모두 심한 내홍속에 총선을 앞두고 마음이 콩밭에 가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야당은 혁신안 반쪽 통과에 이어 문재인 대표의 제논에 물대기식 신임투표 강행 등 콩가루 집안에서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여당 또한 사위 마약문제로 코너에 몰린 김무성 대표의 대선 후보 불가론이 뜬금없이 불거져 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아무리 여ㆍ야간 사정이 복잡하고 “내코가 석자”일지라도 노동개혁 입법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매듭지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워지지 않으면 시도 때도 없이 툭하면 파업의 어깃장에 우리 경제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절망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말을 바꿔 지난 17일 낮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작지만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다름 아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만들어낸 ‘개성공단평화누리명품관’이 개관돼 공동브랜드 ‘시스브로’ 브랜드 제품 매장이 정식 오픈한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중 대표적인 기업들의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각종 의류 패션 제품과 신발, 화장품 등이 폭넓게 선보였다.
이날 개관식에는 홍영표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통일부 관계자와 남경필 경기지사와 경기도 의회 관계자, 입주기업 대표, 유관기관 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이름 그대로 명품 경지에 이른 최고의 품질 제품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개성공단 시작 10년을 맞아 양질의 노동력과 전직이 없는 숙련도가 완성한 모든 제품은 이태리 제품 못지않은 장인 제품의 품질 평가를 받았다.
이날 개관한 개성공단평화누리명품관은 단순히 상설매장 하나의 차원이 아니라 개성공단 제품의 우수성을 폭넓게 인식하면서 생소하지 않게 우리 고객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는 점이다. 명품 브랜드의 OEM제품을 개성공단 공동브랜드인 ‘시스브로’를 붙여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첫날부터 킨텍스 방문객들의 시선이 집중 됐다.
홍영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개관식 축사를 통해 “남북통일로 가는 선구자이자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공단으로 키우기 위해 정부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더욱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날 킨텍스에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 개관을 재정ㆍ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한 남경필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경기도가 최우선 역점을 둬 개성공단 지원 사업을 강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지사는 경기도 의회가 함께해 고양시에 개성공단 제품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지원 조례까지 통과시키는 등 총력지원을 다짐했다. 지자체인 고양시 차원에서도 개성공단 지원 사업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하는 등 경기도가 중앙정부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여 찬사와 갈채를 받았다.
필자가 남지사 에게 “개성공단 확대발전은 남북경협과 통일을 위해 필연적인 논리이자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전제 “경기도가 개성공단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남지사의 탁월한 능력과 혜안”이라고 격려와 고마움을 표시했다.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시스브로’는 앞으로 한ㆍ중 FTA발효에 따라 대중국 수출에 역외가공을 인정받아 중국 수출길이 본격 열리게 됐다. 이를 위해 주최측인 이희권 회장은 이날 개관식과 함께 중국의 유력한 기관과 개성공단 국제화 실현을 위한 업무 협약 MOU를 체결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개관한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은 킨텍스에 자리 잡은 작은 상설 매장이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내부에 아직도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퍼주기 논란을 희석시키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측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기업을 위해 필요한 공단이며 어느 해외투자국 보다 유리한 투자적지라는 사실을 폭넓게 공유하게 된 것이다.
저임금에 양질의 노동력과 관세가 없고 물류비가 싼 개성공단이야 말로 섬유 패션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의 최고의 투자적지 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남북이 정경분리 원칙을 통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개성공단 확대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입주기업뿐 아니라 중앙정부, 경기도 당국을 비롯한 지자체 까지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확대 발전을 위한 필연적인 논리에도 불구,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이니시어티브 확보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인력문제 해결책이 막연하다는 것이다. 현재 124개 기업의 고용인원 5만 4000명외에 1만명이상의 근로자 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5ㆍ24조치 해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5ㆍ24조치가 해제 된다고 해도 인력 수급을 위한 기숙사 건립문제가 선행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5ㆍ24조치 해제보다 인력대책이 먼저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전직이 안되는 개성공단이지만 음성적으로 우리업체 끼리 사람 빼가는 폐단이 발생하고 있다. 북측 관리자들이 근로자를 결근시켜 그만두게 한다음 다른 회사로 보내면서 뒷돈을 받는 교묘한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와 함께 지금처럼 우리가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해 입주기업들이 근로자 인사권을 장악하도록 협상해야한다. 그래야 고분고분 말을 듣고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고용주가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개성공단은 베트남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아직도 이루워지지 않고 있는 3통문제도 차제에 담판 내야한다. 통일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개성공단의 현안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중앙정부가 경기도만큼 개성공단에 관심을 갖고 총력지원하면 판도가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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