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방망이 가는 홍두깨’ 격이다. 지난 20일 북한이 우리측에 포격해온 고사포ㆍ직사포 공격에 우리군은 자주포 29발로 응징했다. 북한이 소총으로 공격하다 대포로 얻어맞은 꼴이다. 경거망동해 되(升)로 도발하면 말(斗)로 갚아주겠다는 우리군의 단호한 지침을 이번엔 북한이 제대로 알았을 것 같다.
개인이건 국가이건 참는데는 한계가 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때도 우리는 울분을 참았고, 며칠전 목함지뢰 도발에도 인내했다.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 북한이 자충수를 뒀다. 도발의 댓가가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번 전광석화 같은 우리군의 보복공격에 온 국민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평화의 비용이 아무리 비싸도 전쟁보다는 싼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로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할수만 있다면 도발 후에 대응공격 보다는 애시당초 도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무소불위의 ‘甲’질로 재벌 축성했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매한가지인 북한은 이판사판 집단이다. 그들이 도발하면 응징 하지만 도발하지 못하도록 당근정책도 필요하다. 태생적으로 지구촌에서 가장 위험한 집단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와 북한은 대화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을 외면 할 수 없다. ‘미운놈 떡 하나 더준다’는 말처럼 도발하면 응징하되 교류 협력을 위한 어르고 달래는 것도 도발 억지력인 것이다.
말을 바꿔 경제계의 핫 이슈이던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에 따른 ‘형제의 난’이 일단락 됐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데 동생 신동빈 회장의 완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동안 여론은 불썽사나운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을 지켜보면서 마음속으로 동생 신동빈 회장측을 은근히 엄호했다. 한국말을 모르는 현 신동주 회장 보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란 동생 신동빈 회장의 다급한 읍소에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 됐다 해서 롯데가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롯데는 이제부터 국민 앞에 무릎꿇고 경영권 분쟁을 사죄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재계순위 5위에 협력업체를 포함해 임직원 3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롯데가 한국 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 따지는 식의 반기업 정서는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롯데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받은 특혜는 물론 유통공룡으로서 저질러온 무소불위의 독선과 횡포를 확실하게 반성해야 한다.
사실 신격호 회장은 한ㆍ일 셔틀경영을 해오면서 우리 정부로부터 특혜와 국민지원을 업고 고속성장을 했다. 주력기업인 롯데 백화점의 성장사를 보면 더욱 확연해진다. 당시 강북에는 백화점 허가가 나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롯데 백화점만은 예외였다. 심지어 롯데 호텔 주차장 확보를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여의도로 쫓겨 가기까지 했다.
1979년 12월 17일 롯데 백화점 본점이 문을 연 이후 현재 국내에 무려 33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도 8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독보적인 유통재벌이다.
롯데 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8조 437억원 영업이익 6025억원 총자산 16조 7947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야말로 건물만 덩그러니 지어놓고 수수료로 떼돈을 번 부동산임대 업자 같은 폭풍성장을 지속해 왔다.
롯데 백화점이 국내 최대 유통재벌로 성장한데는 자신들의 경영전략 아래 수천명 입점협력업체들의 눈물을 딛고 일궈낸 성과다. 무소불위의 ‘甲’질을 통해 약자적 입장인 ‘乙’의 입점협력업체 피와 눈물로 재벌 축성을 가속화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타 백화점도 매한가지이지만 롯데 백화점은 미국과 유럽처럼 완사입 체제가 아닌 거의 100% 수수료 매장이다. 백화점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류 패션 제품의 판매 수수료를 38%까지 받아내고 있다. 이것은 폭리이고 횡포이다.
재고 부담 없이 38%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은 재벌축성을 위한 땅 짚고 헤엄치기다. 백화점 세일행사를 비롯한 광고 선전비 역시 입점 업체에 세분화시켜 몽땅 전가시킨다. 외국 명품 브랜드는 8%만 받고 국내 브랜드는 38%까지 받는 차별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백화점 리뉴얼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도 입점협력업체 몫이다. 판매사원 월급도 입점협력업체가 부담하고 이들 판매사원의 건강 진단비, 식대도 입점협력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입점협력업체가 매출이 떨어지면 매출목표 미달이란 경고와 함께 퇴점 압력을 가한다. 안테나숍의 기능을 상실할까봐 입점업체는 자기 카드로 가짜매출을 올려야 되고 굴욕적인 이 가짜 매출도 백화점 측은 어김없이 수수료를 챙긴다.
입점협력업체들은 내부적으로 불만이 고조돼 분기충전 하기 직전이지만 아무도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 맞서거나 항의하면 괴씸죄에 걸려 퇴점을 각오해야 되기 때문이다. 롯데 백화점이 출범한지 36년이 됐지만 입점협력업체가 협의체 하나 구성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무소불위의 독선을 일삼아 때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보가 가지만 그때마다 입점업체 누구도 바른 말을 하지 못해 공정위 조사가 무위로 돌아가기 일쑤다. “심증은 있지만 확증이 없다”는 공정위 관계자들의 레코드판 결론 입점협력업체들은 체념의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유통업계의 꽃이라는 백화점 업계에서도 힘이 가장 쌘 롯데 백화점 앞에 허리를 낮추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 백화점 입점업체가 현대나 신세계 백화점에 허락 없이 입점 할 경우 득달같이 보복을 당할 수 있다. 바로 롯데 백화점에서 퇴점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 때문에 현대나 신세계 백화점에 입점 할려는 패션 브랜드는 롯데 백화점의 “사전 내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우수개 소리가 백화점 업계에서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국민기업답게 판매 수수료 내려야

하나의 예증으로 수년전 분당 부르힐 백화점을 롯데 백화점이 인수한 후 판매 수수료를 롯데 백화점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면서 입점업체들이 발칵 뒤집혔다. 분당 소재 백화점 간판만 바꾼다고 판매 수수료를 대폭 올리는데 반발하며 5대 신사복 브랜드 회사 대표가 공동 대응을 협의했다. 당시 삼성물산ㆍ제일모직ㆍLG패션ㆍ코오롱패션ㆍ캠브리지 등 재벌급 신사복 업계 대표의 공동 대응 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회의 중 이들 신사복 업계 대표일부가 밖에 나와 실시간으로 롯데 백화점에 상황들 보고하며 자신들은 본의가 아니라고 꽁무니를 뺐다. 결국 이 대응모임은 와해되고 말았다. 재벌급 신사복 업체들이 이같이 꼬리를 내릴 정도면 다른 중소 협력업체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찌됐건 이런 횡포와 독선으로 오늘의 재벌 공룡 백화점을 축성한 롯데는 이번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을 계기로 대오 각성하는 차원에서 과도하게 올린 판매 수수료를 과감히 내리는 용단을 내려야한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대 용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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