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맞붙어도 2조매출 자신있습니다”

 
- 면세업 2막 연 ‘흑자경영의 귀재’
- 10년간 中企 면세 참여 토대마련
- 하나투어 이익공유제 매료 ‘한배’
- 컨소시엄 10개사 끈끈한 공조구축
- 인천공항면세점 최소보장액 낙찰
- 시내면세점 14:1경쟁 승리 이끌어
- 관광인프라·中企제품·한류 경쟁력

실현가능한 꿈, 대단히 현실적이고 보기 좋은 꿈을 평생 딱 한 번 꾸는 것. 그것을 그럴싸하게 이뤄 내는 것이 ‘성공신화’로 조명 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일찍 늙기를 권하는 시대인지도 모른다. 못 지킬 말은 하지 않고 못 이룰 꿈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어른스럽고 철 든 행동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여기 한 기업인이 있다. 올해로 꽉 채운 종심(從心·70)의 나이다. 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후 신세계 백화점과 삼성물산 섬유·패션 유통부문의 핵심 요직을 거쳤다. 오늘날 홈플러스의 산파 역할을 했고, IMF 삭풍에도 삼성플라자 분당점을 개점 3년만에 최우수 백화점의 반석에 올려놨다. IMF 직격탄을 맞고 쓰러진 뉴코아 그룹을 4년 만에 회생시켜 오늘날 이랜드 그룹의 성장 발판을 만들었고, 한국관광공사 수익사업 본부장으로 면세점 사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 10일 14: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시내면세점 사업권까지 손에 거머쥐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말한다. “저이는 정말 멋지게 꿈을 이뤄냈군.” 하지만 그는 “아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사람좋은 웃음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은 남자, 강근태 에스엠면세점 사장. 

인천면세점에 이어 시내면세점까지 연속 ‘잭팟’을 터뜨리며, ‘면세점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우뚝 선 그에게 숨막히는 입찰경쟁 막전막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유진 기자 

 

강근태 에스엠면세점 사장과 하나투어 본사에 오픈예정인 에스엠면세점 조감도

■ 진입장벽 낮추고 인천공항 이끈 프론티어

- 우선 에스엠면세점이 이번 중견·중소기업 시내면세점으로 선정된 것 축하드립니다. 14개 업체와 경쟁해 따낸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에스엠 선정의 주역으로 중소기업 면세사업의 ‘판’을 짠 강 사장님을 꼽고 있습니다.

“(웃음)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면세산업이 세계 제1의 큰 시장으로 형성된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공기업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사업을 독점 운영해왔지만 점차 민간기업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체제 속에서 경쟁하게 된 결과입니다.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정부가 대기업으로 과점화된 면세시장에 중견·중소기업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정부와 관세청의 노력은 물론 한국패션협회 원대연 회장, 前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그리고 면세산업을 통한 중소기업의 성장을 염원했던 하나투어 권희석 부회장 등 많은 분들의 도움과 노력 덕분에 중견·중소기업도 면세산업을 통해 성장하여, 대기업과 공존·공영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된 것입니다.”
 


- 지나친 겸양이십니다. 지난 10년간 정부 및 관련기관에 끊임없이 중견·중소기업의 면세사업 진출을 요청해오신 걸로 압니다.

“지난해 9월 ‘경제부총리 초청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 직접 참여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에 중소·중견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적정임대료를 적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권투시합에도 헤비급과 라이트급이 체급을 달리하여 시합을 하듯이, 최고가 입찰료로 사업자가 결정되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따로 나누어 입찰 경쟁을 시켜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꾸준히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정부가 이런 뜻을 받아들여 인천공항면세점 3기부터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구분하여 입찰의 문을 열었고, 에스엠면세점의 탄탄한 사업계획을 인정받아 3기 사업자로 당당히 선정됐습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의 90%가 서울을 찾는 현실에서 지방 면세점에만 신규사업권 허가를 열지 말고, 서울에 신규 면세점 허가를 열어야 대한민국 면세산업의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호소문을 끊임없이 정부에 전달해왔습니다.”
 


- 면세점 업계에서는 인천공항면세점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중원’으로 통합니다. 하지만 AK도 큰 적자를 견디지 못해 철수한 ‘독이 든 성배’이기도 합니다. DF9구역의 제3기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에스엠면세점에게도 큰 부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공항 입점업체 중 최초로 첫해부터 매출이익 40억을 기록하는 면세점이 되어 사전에 약속했던 영업이익 10%의 사회공헌을 어느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실현해나갈 것입니다. 최소보장액에 가까운 임대료로 전품목을 취급하는 좋은 위치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은 임대료가 높아 임대료가 매출대비 32% 이상이면 적자, 30%면 BEP 수준, 28%면 이익 실현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타 공항면세점이 높은 공항 임대료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반면, 에스엠면세점은 첫해부터 흑자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1년 전만 하더라도 이름도 생소한 신생 법인인 에스엠면세점이 인천공항 최소보장액 입찰 성공에 이어 시내면세점까지 거머쥔 비결은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운이 좋았고, 지금까지 모든 성공의 뒤에는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인맥의 결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 향후 인천공항면세점의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소개해주십시오.  

“에스엠면세점 인천공항점에서는 공항면세점임에도 시내백화점보다 비싼 가격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운영기본방침인 ‘4安주의’를 철저히 실행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할 것입니다. 4安주의란 ▲安全(안전하고 쾌적한 장소) ▲安價 (합리적인 가격) ▲安心 (안심하고 사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 ▲ 安樂 (안락함과 즐거움 제공)을 고객에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에스엠면세점은 좋은 임대료율이라는 기반을 갖췄기에 4安중에서도 ‘安價’, 즉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통한 ‘구매의 예술’을 펼칠 것입니다.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므로 에스엠면세점을 찾는 관광객에 더 높은 가치와 차별화된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객지향 가치창조 15명제’를 경영이념으로 세웠습니다. ▲창조 ▲고객지향 ▲경쟁력 ▲탐구와 학습 ▲시너지효과의 원칙을 상품, 경영, 사람(직원)에 적용해 더 큰 고객가치창조를 이뤄내겠습니다.
 

■ 하나투어 규모·건전성·시너지 최고 파트너

- 강 사장님은 2006년 한국관광공사 민간수익사업 본부장을 맡아 경직된 공기업 문화를 쇄신해 우수 공기업으로 탈바꿈시켰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국내 면세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비합리적인 임대료 구조 혁신에 앞장선 ‘면세점 스페셜리스트’로 꼽힙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참여기업들의 물밑 러브콜이 쇄도한 것으로 아는데, 그 중에서도 하나투어를 파트너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하나투어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과 현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인 하나투어 권희석 부회장 그리고 최현석 대표이사 세분을 처음 만났을 때, 하나투어와 함께라면 면세업을 하면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특히 시내면세점 입지선택 후보안을 두고 박상환 회장께서 ‘임대료가 높은 남의 빌딩에서 사업할 이유가 없으니 자체 빌딩인 하나투어 사옥으로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을 땐 ‘게임은 끝났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웃음)”

 

- 여행기업 하나투어와 면세점 사업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하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면세점에 고객을 유치하는 건 여행사입니다. 하나투어는 우리나라에서 여행객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파악하는 17년 부동의 1위 여행 기업입니다. 아웃바운드뿐 아니라 중국인바운드 역시 업계 1위입니다. 하나투어가 가진 국내외 고객 900만명에게 타깃마케팅이 가능하고, 전 세계 32개 글로벌 네트워크로 고객을 유치해 안정적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투어는 2014년에는 일본지사를 통해 이미 큐슈지역 면세점 운영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상품소싱 및 재고관리, 인적, 물리적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여 현지 운영시점부터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에스엠면세점은 하나투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유통 비즈니스를 해외까지 확장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 에스엠면세점은 76.8% 지분을 확보한 하나투어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지만, 국내 중견·중소기업 10여개사의 합작 컨소시엄입니다. 컨소시엄의 유리한 점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하나투어와 중견·중소기업 주주사들간의 탄탄한 협력체계입니다. 하나투어를 17년 연속 부동의 1위로 만든 박상환 회장, 신규 사업인 호텔산업을 3년만에 흑자기반 조성해 성공시킨 권희석 부회장, 중국비자발급업체 선정 등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최현석 대표이사 등 하나투어 경영진을 필두로 한국공예산업을 이끌고 있는 영림목재 이경호 회장(에스엠면세점 공동 대표이사), 시계와 주얼리·잡화 산업을 이끌고 있는 로만손 김기문 회장, 명가김의 김덕술 회장 등 지난35년간 자기분야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뤄온 대한민국 대표 중견·중소기업 창업주들과의 확실한 공조제체를 구축했습니다.”

 

- 굴지의 입찰 경쟁 기업들과 달리 에스엠면세점은 외부 컨설팅 용역 없이 자체 인력만으로 사업계획서를 수립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네. 인천공항 최종 입찰 제안서에도 외부용역 없이 자체 인력만으로 입찰 제안서를 만들어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도 외부용역 없이 순수 하나투어 우수 핵심인력과 유통경험을 갖춘 소수 중견 간부로 TF를 결성해 추진했습니다.” 


■ 4安주의·무차입경영으로 2020년 만족도 1위

- 시내면세점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선정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으셨겠지만, 이제 동일상권 내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들 대기업과의 한판 승부를 앞둔 에스엠면세점 만의 비기(?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앞서 말한 4안주의와 고객가치 15명제와 더불어 탄탄한 재무구조를 통한 ‘무차입 경영원칙’을 지킬 겁니다. 이미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보증금 반년치 선납분을 125억 은행 현금 예치했고, 기타 상품구입 및 운영자금 소요액 역시 차입금 없이 전액 주주사 증자로 실현했습니다. 하나투어 자가 빌딩을 사업장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도 없어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한 주주사들의 공조체제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얻고 명품에 도전할 수 있는 우수한 상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에스엠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 각 분야의 상품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위원회’를 운영해 중간 벤더가 없이 ‘오직 한국에만 있는’ 우수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관광객에게 제공하여 세계시장을 공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수입명품을 이길 수 있는 국산품을 발굴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떻게 좋은 국산품을 발굴, 판매할 계획입니까.
 
“이제 어느 면세점에나 있는 ‘명품’ 만으로는 안 됩니다. 오직 그 나라에만 있는 ‘온리원 상품’을 육성하여 관광객의 마음을 훔쳐 기분 좋게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에스엠면세점은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위원회’를 운영해 ‘제2의 정관장’이 될 수 있는 글로벌 히트 상품을 직접 육성할 것입니다. 에스엠면세점은 11월 오픈 할 인천공항점은 물론 서울 시내면세점도 매장면적의54%를 국내 중소·중견기업 우수제품으로 구성합니다. 시내면세점에는 중소기업 브랜드들을 위한 ‘팝업 스토어’를 설치해 국내 우수상품들을 전시하고, 우수성을 크게 인정받는 상품들은 연간 4000만명이 오가는 ‘꿈의 무대’인 인천공항점으로 올릴 것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국산상품을 홍보하는 기회를 마련해 면세점을 국산품의 ‘해외시장 진출 베이스캠프’로 만들 겁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IHQ, 큐브엔터와 MOU를 체결해 ‘한류스타 상품’을 판매하고 드라마·음반·공연 등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스타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 인사동이라는 입지조건도 큰 메리트로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인사동은 600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최고의 전통문화 중심지입니다. 창덕궁·경복궁·창경궁·북촌한옥마을까지, 우리나라에 여행 온 외국인들이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려고 연 843만명이 인사동으로 몰려듭니다. 이제 쇼핑 하나만으로는 관광객이 몰리지 않습니다. 면세점과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의 전통 관광인프라가 어우러져야 외국인들이 즐겁게 쇼핑하고, 다시 찾고 싶은 면세점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면세점은 사업권을 따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는 몇 곱절 더 어려운 사업이라고 합니다. 1962년 김포공항 출국장에 처음으로 면세점이 들어선 이후 여러 기업이 면세점 사업에 도전했지만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사례가 이를 방증합니다. 그래서 더욱 강 사장님같은 유통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세 번의 유통대상 수상, 삼성 홈플러스와 삼성플라자 사업성공, 뉴코아의 정상회생, 한국관광공사 전 면세점 흑자전환에 이은 또 한 번의 성공신화가 기대됩니다.

“말씀하신대로 국내 시내 면세점은 명멸의 연속이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무려 29개의 시내면세점이 만들어졌지만, 살아남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 유통관리역량, 경영능력은 기본이고 세계에 오직 하나뿐인 특별한 상품과 문화관광 인프라까지 함께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습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이 공존공영, 상생발전 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었으니, 독보적인 여행기업 하나투어 그리고 300만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에스엠면세점은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제공하고 운영방침인 ‘4安주의’와 ‘고객지향 가치창조 15명제’를 반드시 지켜 2020년까지 매출 2조원(국내 1조원/해외 1조원), 고객 서비스 만족도 1위, 글로벌 면세전문 강소기업이 되어 대한민국 면세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드시 열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웃음)”

 

 

열쇄 - 유통의 大家, 강근태 사장은 누구?
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입사해 30년간 유통사업 총괄전무 및 삼성그룹 핵심 요직을 지내며 삼성 홈플러스를 탄생시켰고, 삼성 플라자를 최고의 백화점으로 성장시켰다. 2000년 뉴코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어 파산직전의 기업을 4년만에 정상 회생시켰고, 2006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최초의 민간본부장으로서 전 면세점 흑자전환 및 공기업 최초 대한민국 유통대상을 안기는 등 가는 곳마다 성공신화를 이룬 ‘혁신경영의 大家’로 통한다. 2009년 장안대학교 교수로 재직 시에는 헌신적인 후진양성으로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흑자전환 프로젝트’ ‘나의 삶, 나의 습관, 나의 진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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