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류바이어 가격 후려치기 연중행사 벤더들 비명

니트셔츠 2005년 피스당 5불, 올해는 3불대 70% 내려
벤더들 소싱 공단 규모경쟁, 원부자재 가격전가 불가피
한국소재 갈수록 설땅 좁아 차별화 소재 개발이 관건

국내 의류 수출 벤더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류 단가가 해마다 큰 폭으로 깎이고 있다.
연간 최소 5000만 달러에서 최고 17억 달러를 수출하는 의류 수출 벤더들이지만 초 박리다매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위해 바이어의 가격 후려치기에 대응하느라 피 말리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실제 의류 수출 벤더들이 미국의 대형 리테일러나 백화점 등에 수출하는 주종 제품인 니트셔츠 한 장의 평균 수출 단가는 섬유 쿼터 폐지 마지막 해인 지난 2005년에 피스 당 평균 5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난해 똑같은 제품의 평균 단가는 피스 당 3달러 남짓에 불과했다.
피스 당 3달러 남짓의 니트셔츠를 지난해 15억 달러를 수출한 세아상역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65만 피스의 의류를 생산 수출한 셈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의류 단가는 10년 전 가격보다 훨씬 떨어진데 반해 그동안 원ㆍ부자재와 인건비, 전력료, 물류비용을 매년 어김없이 올렸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세아상역은 지난해 매출 1조4249억1000만원에 영업이익 808억400만원을 기록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1조3131억7800만원에 영업이익 931억4500만원을, 한솔섬유는 지난해 매출 1조412억9900만원에 영업이익 455억7800만원을 기록했으며 이밖에 대부분의 대형 또는 중견 의류 수출 벤더들도 고도성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의 대형 리테일 바이어인 GAP이 2년 전 의류 수입 단가를 25%나 후려쳐 벤더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 것을 계기로 타 대형 유통회사들도 GAP의 성공사례(?)를 거울삼아 가격 후려치기 경쟁에 나섰다.
실제 최근에는 월마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유통 리테일러인 타겟이 내년 수입 단가를 15%나 깎는 ‘甲’질을 해 국내의류 수출 벤더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후려치기 전략은 다양해 타겟은 단위스타일 오더 량이 50만 피스 이상의 경우 금년 가격보다 15%를 깎겠다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사실상 이를 통고 하므로써 ‘乙’의 입장인 의류 벤더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GAP과 타겟 뿐 아니라 다른 바이어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가격 후려치기를 일삼고 있으며 이 같은 방법은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어 벤더들의 고통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류 벤더들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는 물론 미얀마, 심지어 아프리카에까지 소싱 기지를 구축해 가장 저렴한 인건비와 대량 생산의 규모 경쟁을 통한 생산성으로 원가절감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생산성으로만 커버하기에는 매년 상승하는 소싱 공장의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가급적 원부자재 구매 선을 지구촌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질적으로는 국산 원 부재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한국기업의 도리이지만 채산이란 정체절명의 당면문제 때문에 값비싼 국산 비중을 해마다 줄일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해외 현지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 벤더들이 연간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이같이 대량생산으로 인한 원가 절감 못지않게 원부자재 구매 선에 수출단가 하락 분을 전가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 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섬유 업계에서는 “의류수출 벤더들이 해외 소싱 기지를 활용하고 원부자재마저 해외에서 조달해 국내 산업에 기여도가 극히 낮다”고 불만을 터뜨리지만 “현실은 싸고 좋은 물건을 선호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관건이란 점에서 의류벤더들만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편견이고 시장 경제에 뒤떨어진 사고”라고 항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섬유소재 업체들은 대형 또는 중견 의류 수출 벤더들이 가격 저항 없이 불가피하게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 소재 개발에 총력전을 전개해 윈윈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길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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