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주년에 부쳐

섬유 패션산업의 영원한 등대이자 동반자인 국제섬유신문이 6월2일로 창간 22주년을 맞았다. 섬유 패션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전문 신문을 자임하며 새 지평을 연 국제섬유신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정상의 섬유패션 전문지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글로벌 정보의 보고(寶庫)인 국제섬유신문은 섬유패션 전문지 중 열독율 1위라는 난공불락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국제 섬유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해 주신 식견 높은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돌이켜보면 국제섬유신문은 지난 22년간 오직 섬유 패션 산업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 전력투구 해 왔음을 감히 자부한다. 다양한 국내외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깊이 있고 예리한 분석으로 섬유패션 산업이 어디로 가야한다는 대전제를 제시해 왔다. 분초를 다투는 변화의 속도에 맞춰 섬유패션 산업에 유익한 지구촌 곳곳의 따끈한 정보를 예리한 분석을 보태 제공하기 위해 25시를 뛰었다.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직필정론을 추구하는 한편 섬유패션 산업의 동반자란 소명의식을 더욱 중시해 왔음을 솔직히 밝혀둔다.

 

글로벌 정보의 寶庫(보고) 국제섬유신문


그 결과 난립된 유사 전문지의 아류와는 확연히 차별된 국내 정상의 섬유 패션지란 금자탑을 쌓았다. 권위와 신뢰에서 비교할 수 없는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것이다.
국제섬유신문은 여기에 자만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창간 이념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결의와 다짐을 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변화의 시대에 더욱 증폭될 독자의 정보욕구 충족에 매진할 것이다. 섬유 패션인 들이 변화에 낙오되지 않도록 폭넓은 글로벌 정보 제공의 길잡이가 될 것을 약속한다.
다원화 시대에 맞게 기사의 전문화에 더욱 충실해 참신하고 알찬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인적 물적 투자를 강화 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섬유 패션 산업의 강한 신념을 공유하도록 꿈과 희망의 전도사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섬유 패션 업계가 화합과 협력을 통해 함께 멀리 가도록 채근하는데도 노력하겠다.  스트림간 예상되는 이해와 갈등의 마찰을 해소시켜 공존공영의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최우선 과제는 역동하는 지구촌 섬유 패션 정보의 맥박을 멈춤 없이 전달하는 역할이다.
솔직히 지금 이 순간 우리 섬유 패션 산업이 서있는 현 주소가 결코 녹록치 않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내외 돌아가는 통박이 십종 허들도 모자라 온갖 해저드가 도처에 널려있는 것이다.
우선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경제 연구소 분석을 봐도 선진 33개국 가운데 82%인 27개국이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거나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으로 밝혀질 정도다. 우리나라 역시 금리ㆍ물가ㆍ성장ㆍ투자 등 4개 경제 지표가 동시에 떨어진 ‘4저(低)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25년간 경기 침체의 늪에 빠졌던 과거 잃어버린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징후다.
우리가 속해 있는 섬유 패션 산업도 시난고난 삶은 개구리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상황이다. 좁은 내수 패션 경기는 가뜩이나 경기 침체 속에 온 나라를 시리고 먹먹하게 한 세월호 사건으로 젓담을 정도로 황폐해 졌다. 수출 경기 역시 3년 이상 이어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오더가 줄고 가격은 추락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무차별 신증설이 몰고 온 공급과잉은 필연적으로 재고 체화와 가격 폭락을 몰고 왔다. 후유증은 득달같이 저가 투매란 덤핑 행위가 뒤따른다. 죽기 살기 식 가격 경쟁이 빚어지고 ‘더 싸게 더 싸게’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글로벌 시장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인건비는 베트남 등지보다 10배가 비싸고 그나마 사람이 없는 처지여서 재간이 없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ㆍ인건비와 함께 제조 원가에서 가장 필수인 전력료 마저 후발국보다 비싸졌다.
이 같은 고비용 구조에서 중국이나 인도ㆍ베트남 같은 후발국과 경쟁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래서 지난 20년간 국내 섬유 제조업체 5600여 개 사가 7조5000억 원 규모를 해외에 투자해 탈출했다. 그야말로 난파선에 쥐빠져 나가듯 빠져 나간 것이다. 지금까지 웬만하면 국내서 버티어온 남은 기업들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생각을 바꾸고 있다. ‘나가야 산다’ 는 유행어처럼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가든지 아니면 아예 떡쌀 담그든지 양단간 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국내는 본사의 금융 업무와 R&D 기능만 남고 모두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임박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미 공동화(空洞化)된 봉제 산업처럼 섬유산업 상당 부문이 거미줄과 곰팡이만 가득한 상황이 올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반적인 현상에 주눅 들어 포기하거나 체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난 20-30년간 한국의 섬유패션 산업에 좋은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거듭되는 오일쇼크와 글로벌 금융 위기 등으로 시장이 냉골일 때 섬유패션 산업은 주눅 들지 않고 전화위복으로 통과한 저력이 있다. 위기 없는 세월도 없었지만 극복 못할 위기도 없었다.
문제는 섬유패션인들이 강한 신념을 공유하는 일이다. 과거 수많은 폭풍을 겪으면서도 국내외에서 우뚝 서 있는 분야가 섬유패션 산업이다. 섬유패션인에게는 타 산업에서 볼 수 없는 남다른 유전자가 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저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난날의 안주나 타성에서 완전 벗어나 판을 다시 짜야한다. 우리가 처해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까발리고 그 바탕위에서 처방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을 외면하고 술수나 미봉책으로 대처하면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제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사라진 채 연중 내내 비수기란 각오로 차별화 전략에 올인 해야 한다. 세계의 공장 중국마저 의류 봉제 사업의 경쟁력을 잃고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지로 탈출하는 마당에 비수기에 만들어 성수기에 왕창 실어내던 향수는 잊어야 한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위침(磨斧爲針) 각오로 차별화 전략으로 일관해야 한다. 경쟁국에 비해 규모 경쟁에서 KO패 당한 이상, 질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싸거나 좋거나가 최선의 경영 전략이라면 품질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섬유 패션의 생존 전략이다.

 

磨斧爲針(마부위침) 각오로 올인 해야
 

그러나 이것이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요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투자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것은 삽질하지 않고 물이 고이기를 바라는 헛된 미망일 수밖에 없다. 첨단 설비를 통한 품질과 생산성 경쟁을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마케팅 전략으로 판을 다시 짜야한다. 지금 상황이 죽 쒀 식힐 시간이 없을 정도로 다급한 처지다. 어영구영 시간을 보내거나 뭉그적 거리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칠 수밖에 없다.
길은 있다. 업계의 과감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만 선행되면 비상구는 있다. 업계의 사즉생(死卽生) 노력 못지않게 정부 역시 수렁에 빠진 섬유패션 산업을 살리는 것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과제임을 직시해야한다. 이를 위해 국제섬유신문이 전면에 나설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채찍을 부탁드린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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