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거래 K사 30억 부도 원단·부자재 업체 패해 확산 장기어음 결제관행 개선해야

 


최근 아웃도어 업계 봉제 프로모션 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10년 아웃도어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나 급성장한 업체들이 오더량이 감소하면서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이달 굴지의 아웃도어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대형 프로모션인 K사가 최종 부도처리됐다. 부도금액은 총 3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고스란히 K사와 거래했던 중소 원단·부자재 업체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원청업체인 대기업에 대한 믿음과 1000억원대 볼륨의 K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한 협력사들은 ‘고의부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청기업이 멀쩡히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건재한데 하청업체가 부도가 나는 일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현재 K사의 대표는 해외로 도주한 상태고 남아 있는 회사의 임원이 인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주춤하면서 오더량이 감소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고의부도를 내는 사례가 종종 생겨나고 있다”며 “피해는 여신거래가 일상화된 업계 중소 협력사들에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에 줄도산의 우려가 있어 거래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웃도어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프로모션은 원단 업체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7~8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제하는 것이 업계 관례로 통한다. 어음 결제는 원단납품 기준 다음달 말일자에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이들 중소 원부자제 업체의 손에 현금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까지 소요된다.
반면 원단업체들은 생지 구입 대금을 다음달 바로 결제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자금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결국 자금여력이 없는 대부분의 중소 원단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어음할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프로모션이 할인료를 따로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피해는 온전히 원단업체의 몫으로 남는다.
이와 같은 업계의 결제 관행은 산업의 근간인 원부자재 산업 발전의 장애물로 꼽힌다. 만성화된 불황으로 인해 섬유·패션 산업이 위기에 몰린 지금, ‘도덕적 헤이’에 대한 경계와 ‘상생’에 대한 고민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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