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 1, 2월 파운드당 50원씩 조정 기정사실화

눈덩이 적자 더 이상 지탱 못해 가격조정 불가피 주장
니트ㆍ화섬직물업계 경기 엄동설한 PTA값 인하 역행 반발

화섬업계가 새해 들어 아주 독해졌다. 장기불황 터널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니트직물과 화섬교직물 업계의 고통에도 불구. 지난해 눈덩이 적자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새해벽두부터 내렸던 원사가격 환원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섬업계는 이미 지난해 말에 예고한대로 폴리에스테르사 가격을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파운드당 각 50원씩 총 100원을 인상키로 한 방침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화섬업계 원사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사업부장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수요업계의 경기상황도 중요하지만 지난해에 발생한 눈덩이 적자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어 1, 2월 원사값 인상방침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인상방침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들 원사영업 사업부장들은 “원사값 인상이 아니라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내렸던 가격의 환원일 뿐”이라며 “원사 메이커가 문을 닫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 환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화섬업계의 원사값 환원 방침은 “지난해 30%까지의 대규모 감산을 단행하고 인력을 구조조정하면서 백방으로 자구노력을 강구했는데도 장섬유 부문의 적자규모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화섬업계는 “SDY의 경우 중국산보다 가격이 싼 수준으로 선제적으로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해 중국산 수입이 어려울 정도로 맞불작전을 펴면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고 “원화절하로 중국산 수입이 주춤해지고 실제 그동안 중국 화섬업체들의 대한(對韓) 적자출혈 수출도 자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산 폴리에스테르사 가격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화섬업계의 원사가격 환원에 따른 강경기조에 대해 니트직물업계와 화섬ㆍ교직물업계는 “해외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엄동설한 상태에서 원사값 인상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 하고 있다.

이들 실수요업계는 “대구산지나 경기북부의 제ㆍ편직설비의 절반이 세워져 있는 혹독한 불황상태인데다 원료인 PTA와 MEG가격이 국제유가 폭락에 따라 대폭 내렸는데도 원사값을 인상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새해벽두부터 시작된 화섬사값 조정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어 화섬업계가 주장하는 1, 2월 파운드당 각 50원씩 인상방침과 이를 극력 반대하는 니트직물 및 화섬ㆍ교직물 업계 간의 간극이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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