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어 판매원 수요 급증… 문화달라 갈등·이직 빈번


- “회사 소속감 높이고, 성과급으로 동기부여해야” 조언

롯데 본점을 중심으로 한 명동상권을 비롯해 최근 강남이 유명세를 타면서 현대 무역점과 코엑스, 잠실 제2롯데월드몰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일명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이 국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들이 즐겨 찾는 상권 매장의 판매원 채용 판도 역시 바뀌고 있다. 최근 명동에서는 중국어 가능자를 우선 선발하는 업체가 4년간 2000%가량 증가했고, 특히 판매를 위한 접객이 중요한 패션매장의 경우 중국어 가능 판매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어 능통자를 원하는 수요에 비해 실제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구직자의 수는 태부족한 상태다. 한국인 고객 응대가 가능한 중국 국적 조선족이 대부분이지만, 기존 직원들과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이 빈번한데다 이직율도 높아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중국 특수 상권인 명동을 비롯해 현대 무역, 롯데 잠실 등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신 상권까지 매장에 중국어 가능 판매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숍매니저와의 감정다툼과 급여 차이 등의 이유로 이직하는 사례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잡화 브랜드 사업본부장은 “조선족 직원들은 분명 우리나라 교포지만 사고방식은 중국에 더 가깝다”며 “숍매니저가 기존 둘째나 셋째(매장 판매직원)에게 하듯이 편하게 업무 지시를 한 내용도 자신을 무시했다며 반발하기 일쑤고, 앙심을 품고 숍매니저의 부정을 본사에 고발해 처벌을 요구한 사례도 심심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 개월간의 훈련을 통해 온전한 판매원으로서 역량을 갖춰 놓으면, 타 매장에서 몇 십만원 높은 월급을 받고 옮기는 경우도 흔치 않다”며 “최근에는 패션·뷰티 매장에서 중국어 판매원 수요가 늘어나면서 급여와 근무조건 등을 공유하는 이들만의 커뮤니티가 생겨 이직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같은 업체들의 고민에 대해 중국 대표 여성복 브랜드 ‘마리스프롤그’의 유소언 한국 지사장은 “조선족 직원은 한국인과 같은 민족이지만, 성장 환경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한국인 동료뿐 아니라 본사의 이해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상투적인 칭찬이나 격려를 넘어 스스로 회사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충동 이직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정급여 외에 인센티브 등을 조선족 직원에도 적용해 동기부여를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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