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쇼라고 폄하해도 좋다. 그것은 분명 절묘한 포석이었다.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기용은 여성의 역할증대와 지위향상 차원이 아니다. 진흙탕 정치권을 정화시킬 신선한 청량제이자 각성제였다.삼류 연극판은 고사하고 뒷골목 시정잡배들과 다름없는 정치권에서 욕설과 삿대질의 추악한 행태가 정련될 수밖에 없다. 시도때도 없이 개처럼 물고 싸우는 저질 행태가 여성총리의 웃는 얼굴앞에 꽁지를 내릴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얘기는 다르지만 내친김에 16대 후반 원구성이 완료된 시점에서 섬유산업과 연관된 국회섬유산업연구회 궤적을 한번쯤 짚고 넘어갔으면 싶다.15대 국회에 이어 16대 국회에서도 국회섬유 산업 연구회는 거창하게 발족했다.15대와 무늬만 같았다.바로 2000년 7월 윤영탁 한나라당 의원을 회장으로 대구·경북 출신을 주축으로 기라성 같은 15명의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국회차원에서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를 상대로 이를 적극 추진토록 돕게한다는 취지였다.15대 국회때 처음으로 국회내에 섬유산업 연구회가 발족돼 만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섬유산업을 위해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점에서 섬유업계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사실 15대 국회당시 섬유산업연구회장 이었던 김범명 전 의원은 환경노동위원장을 겸하면서 알게 모르게 섬유업계를 위해 나름대로 업적을 남겼다.일일이 그 공적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예증으로 화섬업계에 무려 108억원에 달하는 환경부담금을 부과한 환경부를 상대로 김회장이 전면에 나서 온몸을 던져 막았다. 공무원의 속성상 자기 조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이유와 명분을 내세워 업계에 이미 부과한 108억원을 징수하기 위해 갖가지 규정과 법안을 들고 나왔지만, 김범명 회장의 뚝심앞에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물론 김회장의 노력과 업계와 단체의 삼각편대가 제대로 보조를 이룬 결과지만, 당시 수고해준 김범명씨는 업계로부터 많은 찬사와 갈채를 받았다. 업계가 그토록 바둥거려도 눈하나 꿈쩍않던 환경부가 KO패 당하자 이런저런 섬유업계의 민원이 서울과 대구에서 그치지 않았다. 필자 역시 불황에 고통받는 화섬업계에 부과된 환경부담금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김범명 위원장실에서 환경부 고위관리 등과 숱하게 싸웠다. 당시 직접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김범명씨와 개인친분이 두터운 강태승 직물수조 이사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국 백지화의 승전보를 올리는 중대한 계기였음을 이 사안에 관여했던 협회관계자나 업계인사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맘먹고 나서면 그것이 부당한 것이 아닐 때 얼마든지 승리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 비록 16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당시 국회섬유산업연구회 회장으로서 보여준 김범명씨의 섬유산업지원 노력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되새긴다. 이같은 선례를 거울삼아 16대 국회의 섬유산업연구회 발족과 활동상황에 업계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16대 국회 섬유산업연구회는 무늬만 같았을뿐 솔직히 이렇다 할 성과없이 2년을 허송했다. 두세차례 모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업계의 현안문제에 대해 무엇하나 딱 부러진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지적이다. 사람들이 모이기 힘든 주말에 대구섬유개발연구원에서 지역업계 대표를 소집해 놓고 회의를 가졌지만 내용없는 회의를 위한 형식회의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물론 무늬만 같은 식물 연구회란 지탄에 앞서 우리업계가 좀더 적극적으로 이 연구회를 활용했어야 함에도 무덤덤하게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업계가 울지 않는데 국회의원이 찾아다니면서 젖줄테니 말하라고 채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섬유업계가 섬유산업연구회를 외면한 더큰 이유는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다는 불신감이 깊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15대 당시에 비해 무엇하나 딱부러지게 해결해 준 결과가 없다는 점에서 아예 여의도로 돌지않고 과천청사로 직행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국회섬유산업연구회는 섬유산업발전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국회내 공식 연구단체다. 미국의 상·하원에 구성된 섬유위원회가 자국 섬유업계 보호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듯이 우리 국회 섬유산업연구회도 쇠락해가는 섬유산업발전을 위해 전력 투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제 16대 후반 국회를 맞아 의원들의 상임위도 일부교제되고 더구나 회장인 윤영탁의원은 교육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그가 섬유산업연구회장을 지속할지 여부는 아직 알수 없지만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유임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윤영탁의원이 섬유산업연구회장직을 유지하건 새로운 회장이 바톤을 이어받건 간에 이 연구회가 지금과 같은 유명무실에서 벗어나 본격 활성화 될 수 있는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금같은 식물위원회는 있으나마나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섬유산업은 지금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가파른 원화절상으로 웬만한 중견수출업체는 한달 사이에 10억씩 도둑맞고 있다. 가뜩이나 사람이 없어 고통받는 상황에서 시기상조인 주5일근무란 무서운 돌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인건비는 오르고 원자재값은 뛰고 해외시장 여건은 악화되고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산업 연수생 문제 해결해야국회의원이 돈을 줄수도 오더를 가져올수도 없겠지만, 당장 발등의 불인 외국인 산업 연수생도입 문제만이라도 해결하는데 앞장서 주길 촉구한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섬유산업연구회 소속인 자민련 조희욱의원이 유일하게 섬유업계 외국인 연수생 3만명 별도 배정을 위해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것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15명 소속회원 전원이 한목소리를 내 인력난에 시름하고 있는 섬유업계에 외국인 산업연수생 별도 배정이란 선물하나만이라도 해결해 주었으면하는 바램이다. 이제 무늬만 국회섬유산업연구회원은 섬유 업계로부터 왕따 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그렇게 무성의할바엔 위원회 명단에서 스스로 빠져야 한다. 그만큼 섬유산업의 현주소가 죽쒀서 식힐 시간이 없을 정도로 절박함을 알아야 한다. <本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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