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 인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볼썽 사납게 앙앙불락하고 있다.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라는 김대통령의 회심의 카드가 구겨지면서 또다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외양과는 달리 정치권의 돌아가는 통박을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고도의 꼼수가 의심스럽다. 물론 거대야당 대변인 표현대로 어느것하나 빠지지 않는 '구설수 백화점'이라면 당연히 까발겨 검증해야 한다.더구나 장상총리의 아들 국적과 병역문제 땅투기라는 3대 중죄 혐의는 철저히 따지고 넘어가야되지만 공격소재자체가 야당에게는 달갑지 않은것들이다. 히딩크를 대통령으로 추대하자는 글로벌 시대에 25년전 네살 때 이미 끝난 국적 문제를 시비하는 것 자체가 대원군 시대의 잣대와 다름없다.종합진도 70% 전면 재점검?또 미국국적으로 건강보험혜택을 받았다고 난도질을 했지만, 현행법상 외국인도 보험료만 내면 얼마든지 건강보험혜택을 받도록 규정되었다. 10년전 동료교수 다섯명이 그린벨트가 포함된 버려진 땅을 산 것이 땅투기인지 노후용 투자인지 분간못한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도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지적이다.더욱이 이같은 의혹은 이회창 후보의 아킬레스건과 영락없이 닮은꼴 소재란점에서 긁어서 부스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여기에 발등의 불인 8·8 재보선을 앞두고 여성총리에게 여론몰이식 딴지를 거는것도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여성표 이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29일 청문회는 준엄한 추궁보다 어영부영 건성으로 치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다시 본질문제로 돌아가 최근 대구 섬유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진면목을 오도하거나 왜곡하는 일부 위험한 시각이 노출되고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합섬직물의 대량생산체제에 정착돼있는 대구산지를 그대로 방치하면 필연적으로 쇠락의 징검다리를 건너버린 일본 후꾸이를 답습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의 파격적인 지원과 전임 문희갑시장의 탁월한 안목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만들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의 대 역사가 이루워진 것이다.단군이래 최대규모의 6800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되고 있는 이 사업은 지난 99년부터 시작해 현재 17대 사업에서 이미 70%의 종합 진도율을 보일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를 만들기 위한 1단계 인프라 구축사업이 거의 차질없이 진행돼 작년 하반기부터 사업추진과정에서 벌써부터 상당한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주요 사업별 진도율을 보면 한국섬유개발연구원내에 설립된 신제품개발센터가 2000년 11월 건물 준공을 계기로 현재 전체 장비 56종 80대 가운데 42종 60대를 도입했고, 시제품 시직 및 연구개발실적 등을 포함하면 이부문 진도율이 85%에 달하고 있다. 섬유정보지원센터가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설치완료에 이어 응용 소프트웨어 및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D/B)구축은 물론 해외 통신원제 운용 등에 따라 68%의 진도율을 나타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염색디자인 실용화센터는 작년 8월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건물을 완공한데 이어 전체 도입장비 85종 90대 가운데 69종 73대의 구매를 완료해 벌써 90%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또 니트시제품 가공공장도 건축공사를 마치고 전체 설비 55종 60대 가운데 37종 38대의 도입을 끝내 진도율 90%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에도 없는 거대위용의 한국패션센터가 2000년 8월 준공됐고 매머드 섬유종합전시장도 같은해 12월에 완공돼 이 두 사업이 이미 완료되는 등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봉무동에 30만평 규모로 조성될 패션어패럴밸리는 그 특성상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매머드 사업이란 점에서 이제 기초단계인 33%의 진도율에 머물고 있다. 이 사업은 1기 밀라노 프로젝트로는 완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른바 2기 프로젝트인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적어도 한나라의 국책사업을 단 몇 년에 완성할 수 없는 것 처럼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 역시 패션어패럴밸리로 마무리하기까지는 최소 10년의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단순 합섬직물 산지에 불과한 대구를 세계적인 섬유·패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여정이 길고,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는 가장 큰 수혜자가 대구시민이고 대구 섬유업계이다. 이 바탕위에서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동반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타당성은 필연적인 논리이고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이같이 중대한 사업을 두고 최근 일부에서 근본적으로 폄하하는 위험한 발상이 감지되고 있다는 소문이어서 걱정이다. 대구시장이 바뀌기 무섭게 주변에서 밀라노 프로젝트의 전면적인 재점검을 운운하며 마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려는 듯한 이상한 훈수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임 조시장이 직접 밀라노 프로젝트 재점검을 운위했다면 그것은 보다 효율적인 진전을 위한 일종의 촉매제일뿐 도중에서 수정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으로 본다. 또 1기 밀라노 프로젝트는 그렇게 할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최근에 밀라노 프로젝트 책임 추진기관인 패션센터의 간부가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고, 임창곤 이사장이 검찰수사를 받은 것을 놓고 마치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기관들이 구린내 내는 곳으로 오도되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이들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기관들은 예산회계법에 근거해 감사원 감사에서부터 산자부, 대구시를 포함한 관련기관으로부터 시도때도 없이 정밀감사를 받아왔다. 이사장 임의대로 사업자체에 대한 변동이나 사업비 전용은 애시당초 엄두도 낼 수 없는 투명한 사업이다. 추진기관들이 복마전인양 침소봉대해 여론을 몰고가는 것은 전임자가 하는 일은 무조건 뒤덮을려는 단선적인 발상이다. 이제라도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대구 섬유·패션산업이 살아난다는 대전제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갈길 먼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 왜 대구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섬유업계 마저 밀라노 프로젝트의 진면목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지 아쉽고 안타깝다. 서울과 부산 섬유·패션업계의 부러움과 질시를 조금도 생각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이다. 더욱이 앞으로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는 민간주도로 넘어가게 돼 있다. 산자부나 대구시 등 정부기관이 주도해도 어려웠던 이 사업을 대구섬유산업협회가 추진하는데는 넘어야 할 고비가 너무 많다. 특히 패션어패럴밸리는 제대로 착수도 되기전에 불가론이 팽배함을 알아야 한다.산넘어 산인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를 앞두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찍고 부수는 체면불고의 행동방식은 바껴져야 한다. 거듭강조하지만 대구섬유산업 판도를 바꾸고 나아가 '주식회사 한국섬유패션산업'의 미래가 걸려있는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를 서뿔리 왜곡해선 안된다. <本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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