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삼복더위에 사람도 짐승도 헉헉거린다. 가마솥 더위도 아랑곳 않고 여·야가 또다시 가슴에 불을 지르는 적개심으로 이글거린다. 민생은 뒷전이고 8.8재보선과 12월 대선에 환장한 사람들 때문에 올 여름이 유난히 길고 무더울 것 같다. 분기충천한 민심은 아랑곳 않고 자고 새면 악다구리를 쓰는 뻔뻔함이 진력이 난다. 마늘 문제만해도 그렇다. 중국과 재협상을 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만 이것이 어디 정쟁의 대상인가. 물론 마늘 농가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500만달러 지키자고 5억달러 휴대폰과 폴리에치렌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은 전 세계가 무역자유화 시대다. 과거처럼 울타리 막고 내것만 지키겠다는 것은 봉건주의적 발상이다. 월 150만원에도 사람이 없다. 마늘농가가 어려우면 별도 보상하는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내세워 호시탐탐 화섬사 분야까지 규제할 명분을 찾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소탐대실(小貪大失)도 유분수지 국익이 무엇인지 분간못한 그들이 한심하다. 다만 처음부터 협상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책임은 별개 문제다. 다시 본질문제로 돌아가 전국에 산재한 섬유공장들이 사람이 없어 각혈하듯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신규인력 유입은 고사하고, 기존 직원들도 난파선에 쥐빠져 나가듯 해 공장 가동이 어렵게 됐다.그동안 넉넉하던 화섬공장도 신규인력이 오지않는 것은 물론 면방, 직물, 봉제, 염색 전 스트림에 사람이 없어 비상이 걸렸다. 가당찮은 3D업종이란 멍에 때문에 내국인중 젊은 신입사원 뽑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래다. 봉제공장에 40세이하 젊은 주부사원이 사라지면서 돋보기 쓰고 미싱밟는 모습이 보편화 돼 있고, 그나마 주부사원으로 명맥을 유지하던 대구 직물산지도 인력수급에 한계점을 호소한지 오래다. 주부사원중 외모가 괜찮다하면 한시간 수발하고 2만원씩 받는 노래방으로 빠져나가 인력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불법체류나 자진신고 절차는 나중일이고 우선 공장을 세울수 없어 외국인 근로자들로 가까스로 머리수를 채우고 있지만 요즘은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이다. 경기북부지역에 산재한 편직, 염색공장들도 월1,100달러를 줘야 외국인을 구할수 있으나 그나마 쟁탈전이 붙어 공장마다 상전 모시듯 떠받들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 임금이 정부에서 정한 최저임금은 무너진지 오래고 8시간 기본에 80만원을 주고 4시간 잔업을 포함, 월 120만원 이상을 보장해줘야 남아있다. 말이 서툴고 노동의 질도 떨어지지만 그나마 없으면 기계를 세워야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 섬유업계의 평균 인력 부족율은 11.2%에 달하지만 대구직물업계는 인력 부족율이 12.2%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최근 경북 왜관지역을 표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지역 섬유업체의 인력 부족율이 1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저히 공장을 돌릴수 없는 마지막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나마 해외투자기업으로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데려다 쓰는 곳은 형편이 조금 났지만 이탈이 생기면 사용자에게 벌칙이 가해져 티오에서 공제되는 불이익을 당해 정원을 유지하는 공장이 없다. 외국인 산업연수생은 임금도 다소 융통성이 있지만 막상 현장에 투입하다 보면 같은 외국인끼리 임금격차를 들 수 없어 동일한 임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사람이라도 넉넉하게 구할수 있으면 임금부담을 감수할수 있으나 산업연수생이건 불법체류 외국인이건 워낙 구인난이 심해 상당수의 공장들이 사무직까지 동원시키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절규속에 금융권부터 불기 시작한 주5일근무제가 산업현장 분위기를 망쳐 구인난과 임금인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이제야말로 월 150만원을 줘도 오지 않는 내국인들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면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과감히 늘려야한다. 기존 8만명에서 13만명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불법체류자 25만 6000명을 내년 3월까지 출국시킨다는 것을 전제할 경우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지난번 자진신고 했던 불법체류자들이 벌써부터 이탈하고 있듯이 그들을 전부 자진출국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설령 이루워진다해도 숙련된 노동자들의 출국으로 인한 인력공백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새로 들어올 미숙련 노동자의 훈련기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회사는 물론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따를 것은 불문가지이다.분명히 강조하지만 3D업종으로 가장 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섬유봉제업종에 3만명의 산업연수생 인력을 추가 배정해야한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도 적극 논의가 이루워져 산업연수생 증원인력 5만명중 3만명을 섬유봉제업계에 먼저 배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어 한가닥 기대를 모으고 있다.여기에 연수기간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한다. 정부안은 현재의 '2년 연수 1년취업'에서 '1년 연수 2년 취업'으로 변경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중소기업에 인건비 가중요인이 되고 숙련된 인력 활용에서도 문제가 있다. 당연히 '2년 연수 2년 취업'이나 '3년 연수 2년취업'으로 변경하는 것이 실질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거두절미하고 노동의 국수주의는 이제 대원군식 발상이다. 발등의 불인 공장가동을 중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문호를 개방하는 수밖에 없다. 노조도 대책없이 자기들은 오지 않으면서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다.기업들이 내국인 근로자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주고 말이 안통하고 노동의 질이 떨어진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을 더 이상 왜곡해서는 안된다.사후관리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대만처럼 입국시에 '혼인할수 없다' '출산할 수 없다' '사업장을 이탈할 수 없다'는 3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각서를 받고 만약 위반시 따로 적립된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그 돈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해당국에 전달하거나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섬유단체장은 무엇하는가그리고 무엇보다 해외인력 수입창구를 섬유업종은 섬유산업연합회에 넘겨야 한다.말썽많은 기협중앙회에 특혜성 독점권을 주는 것도 이젠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다.다시 강조하지만 내국인 근로자가 쳐다보지 않는 섬유사업장에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개방하는 특단의 조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이를 위해 무엇보다 섬유단체장들이 전면에 나서 필요하면 정부 각 부처나 국회를 방문해 집단행동도 불사해야한다. 앉아서 정부눈치나 보고 비위나 맞추는 그런 단체장은 이제 필요없다. 그만큼 최악의 인력난에 몰린 섬유업계가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