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발전을 보고 있으면 경탄의 도를 넘어 커다란 위협의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최대의 화동상권 중심지인 상하이 푸둥(浦東) 지역의 광활한 대지위에 나날이 올라가고 있는 높은 고층빌딩들과 개혁 개방의 물결속에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그들의 활기찬 경제활동을 보고 있으면 경탄과 두려움을 느낀다. 청말(淸末)이후 열강에 시달리고 일본의 침략전쟁 등 50여년간 전쟁의 와중에서 지내고 50여년 이상을 공산치하의 경제체제에서 지내온 100여년 이상을 어둠속에서 시달린 그들의 오늘날 눈부신 발전의 실상과 배후의 저력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궁금치 않을 수 없다.서양의 유태인과 동양의 중국인으로 대표되는 동서양 최대의 경제민족의 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중국인의 핏줄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상인정신이 그 근본 힘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중국인의 商道정신의 대표적인 인물이 19세기 중엽의 전설적 상인인 호설암 후쉐옌이서 중국 근대의 상성(商聖)으로 추앙되는 그의 상도와 상인정신을 살펴보는 것도 오늘의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호설암은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화려한 상술과 신비한 매력 그리고 뛰어난 인품으로 근대중국 경제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최대한 돋보이게 나타내 보이고 후대 상인과 기업가들의 숭배대상이 되었다. 그는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사상과 지모의 이치를 꿰뚫었을 뿐만아니라 전통적인 상업수단을 흡수하여 성패득실의 이치를 모두 터득하고 활용한 인물이었다.호설암은 1823년 안휘성 시골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12살 나이에 사설 금융기관인 전장(錢莊)에 심부름꾼으로 들어 갔으나 영특한 자질과 넓은 아량을 갖인 성품에 결단력까지 겸비한 소년이었다. 배움을 게을리않고 선한일에 앞장서고 모든 사람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여 웃음으로 대하고 상대방의 처지가 어려울수록 더욱더 진심으로 대하고 높여 주었기에 모든 사람의 호감을 샀다.일처리가 꼼꼼하고 성실하여 단 한 번의 실수나 부정의 이득을 취한적이 없어 젊은 나이에 책임자가 되었다. 그러나 「왕유령」이라는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의 관직을 위하여 빈털털이인 그에게 거액의 신용대출을 자기책임보증으로 돈을 주게되어 직장에서 쫓겨나서 어려운 몇 해를 보내나 「왕유령」의 큰 출세와 보은의 뒷바라지로 크게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이것이 그의 화려한 인생의 시작이었고 그에게 중국 최고의 상인의 지위와 명예를 가져다 준 계기가 된다.▲상인 호설암의 신조신념을 가져야 한다.자고로 신념이 없으면 큰 상인이 될 수 없다. 사람으로서의 도리가운데 신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옳바른 신념을 가져야 하고 그 신념이 변하지 않아야 큰 일을 이룰 수 있다.지혜롭고 어진마음을 가져야 한다.지인(智仁)은 상인의 큰 덕목이니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고 원칙을 지키며 변화에 잘 대처하여야 하나니 상인은 지인 두 글자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지혜로운 자는 마음속에 있는 바를 볼 수 있고 어질고 의로운자는 그 변화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지혜롭지 못하면 어리석게되고 어리석으면 하는 일이 미련하여 해를 가져오게 된다. 어질지 못하면 간사해지고 간사하면 남을 속이면서 상도를 잃게 된다. 높이서서 멀리보고 행동하라.상인은 시기를 잘 잡아 일을 결정해야지 우유부단 해선 안된다. 상인이 용기와 결단력을 갖추지 못하면 매사에 어영부영하게 되고 몸과 마음이 지치고 기회를 잃게된다. 상인은 모름지기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남이 살피지 못한 것을 살피며 높이서서 멀리보고 행할 줄 알아야 진정한 큰 상인이라 할 수 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상인의 흥망은 국운에 달려있다.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고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해야 한다. 나라가 편안하면 백성이 안정되고 백성이 안정되면 시장이 흥하게 된다. "가난할때는 몸을 잘 살피고 부유해지면 천하를 구제한다"는 말과 같이 큰 상인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 나라를 근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상인의 도리다.즐거운 마음으로 지갑을 열게하라.상업활동은 돈을 벌기위한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의 돈을 나의 지갑으로 옮겨 놓아야 한다. 상인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상대방이 즐거운 마음으로 주머니를 열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를 위하여 특별한 기교와 묘수가 있어야 한다. 호설암은 이를 "경영과 판매의 전략"이라 하였으니 널리 인재를 모으고 불리하지 않게 돈을 모으고 크게 간판과 신용을 중시하며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국법을 지켜나간 경영으로 고객을 끌어 모았다. 도에서 재물을 구하라.상인은 정직하고 성실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지 일확천금이나 횡재수를 기대해선 안된다. 돈을 벌되 반드시 정도를 따름으로써 명리(名利)를 모두 지켜라.▲호설암의 다섯 경영원칙호설암은 다음의 다섯가지 경영원칙을 일생동안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첫째, 돈버는 일은 일상의 모든 활동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되 사람들에게 항상 넉넉한 마음으로 베풀어라. 둘째, 기회를 잘 잡아 활용하되 사람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셋째, 돈을 벌기 위하여 칼날에 묻은 피를 핥는 것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조정의 법령을 어기면서까지 불의한 재물을 탐하지 않는다. 넷째, 가급적 쉬운방법으로 돈을 벌되 남의 약점을 이용커나 남의 밥그릇을 통채로 빼앗는 짓은 하지 않는다.다섯째, 친구의 힘을 빌려 돈을 벌긴하지만 이로인해 친구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면목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위와같은 호설암의 인생신조와 경영원칙을 살펴볼 때 그는 확실히 대륙적인 장자지도(長者之道)와 유가적인 큰 그릇의 상인이다. 세계를 향하여 웅비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눈부신 성장의 뒤에는 이와같은 뛰어난 상인의 상도정신이 자리잡고 있기에 그 저력이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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