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하루 20만 명 최대상권 ‘황금알’

수원역 일대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주도권싸움으로 뜨겁다.

유통업체의 ‘수원역 따먹기 싸움’은 기존의 애경그룹에 롯데와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밀며 ‘삼국지’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2003년 수원역사에 진출한 뒤 10년 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애경은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롯데와 신세계는 새로 데려오고 더 차지하기 위해 대결하는 양상이다.

특히 애경과 롯데는 수원역사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올 하반기 오픈을 앞둔 롯데 복합쇼핑몰과 역사를 잇는 연결통로 때문이다.

롯데가 연결통로 설치에 나서자 수원역사 점용권을 가진 수원애경역사(AK플라자와 코레일 합작 운영)측에서 ‘불가’입장을 들고 나온 것이다.

AK플라자는 “철도 밑으로 연결 통로가 지나가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연결로를 통해 고객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롯데는 롯데자산개발의 주도로 수원역 서쪽에 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수원점’을 8월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상 8층, 지하 3층, 총면적 약 23만 3000m² 규모로 조성되는 이 점포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쇼핑몰 등이 입점한다.

애경그룹은 롯데 측의 이같은 공격을 방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경의 AK 플라자는 지난해 수원역 지하 1층에 대형식품관 ‘AK푸드홀’을 만든데 이어 역 북쪽에 모두 19만m²의 쇼핑몰과 특2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수원’을 짓고 있다.

이 시설은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이르면 12월 문을 연다.

쇼핑 단독몰보다 대형 복합타운을 건립함으로써 고객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에서다.

AK플라자 수원점은 수원지역 내 백화점 매출 1위일 뿐 아니라 AK플라자 5개점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요충지여서 애경 측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애경과 롯데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와중에 신세계가 가세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사업성이 불투명한 경기 의왕시 복합쇼핑몰 신설을 중단하고 수원지역 눈을 돌리고 있는데 수원 역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는 대형 쇼핑몰 부지를 물색하는 등 구체적 액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역이 이처럼 유통업계의 격전지로 등장한 이유는 교통의 요지인데다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수원역과 분당선이 연결되면서 성남, 용인 등 인근지역으로부터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수원~인천 구간도 조성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수원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20만 명이 넘고 인근에 20여개 대학이 몰려 있는 등 전국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황금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원은 서울과 근거리이면서 인구밀도가 높고 교통의 요지로서 유통업계의 호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경기 남부의 대표 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싸움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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