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프로젝트가 내년으로 끝나게 된다. 사업 종료 1년을 남겨놓은 현시점에서 이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후속조치를 위해선 매우 중요한 일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선진화를 위하여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에 걸쳐 6,800억원을 투자하는 대 역사로, 생산기반시설의 확충, 기술 인력의 개발, 패션 디자인의 활성화, 무역 정보기능의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17개의 개별사업으로 구분되며, 그중 중요한 내용들은 생산기반 시설의 확충으로 신제품개발지원센터,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 니트시제품가공공장의 설치 및 염색단지 공동폐수처리시설의 자동화, 염색업체의 저공해 저에너지시설도입지원 등이며, 기술인력개발지원사업으로는 고감성 고기능성 섬유소재 개발, 첨단 염색가공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자금지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및 한국염색기술연구소의 사업보조, 섬유기능대학의 확대개편 등이며, 패션디자인의 활성화사업으로는 패션어패럴밸리의 조성,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의 건립 및 패션정보실의 설치 등이며, 무역 정보기능강화 사업으로는 섬유종합전시장의 건립, 섬유정보지원센터의 설치와 과당경쟁 방지를 위한 직물비축협동화사업의 지원 등이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17개 사업 모두가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의 구축이다. 따라서 밀라노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5년 동안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국책사업이라 한편으로는 말도 많았지만 우리나라 섬유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로, 그리고 이를 위 한 인프라구축으로 이해한다면 "내년이 지나면 대구가 밀라노 정도로?" 또는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이태리 수준으로 되느냐?" 등의 성급한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은 1960년대부터 수출주종산업으로 성장하여 1987년에는 섬유 단일 품목으로 수출 100억불을 돌파하는 등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산업의 불모지였던 6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총수출고의 1/3을 담당해왔으며, 이는 그 당시 수차례에 걸쳐 시행되었던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추진에 필요한 외화의 공급원으로써, 뿐만 아니라 고용흡수로 인한 사회 안정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직선적으로 증가하던 수출고가 8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둔화되기 시작하여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최근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대외적으로는 날로 강화되고 있는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한 수입규제강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개발도상국들과의 가격경쟁에 있어서의 열세 등, 국내적으로는 생산성을 능가하는 임금상승, IMF 파동 등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살아남을 길이란 오로지 기술개발에 의한 선진화로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향상 시키는 길 뿐이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체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자금면 에서나 인력면 에서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자체의 연구시설로 연구 개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밀라노 프로젝트의 중요 사업 중의 큰 부분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구 즉, 연구소, 개발센터 등의 설립으로, 건물의 신축, 각종 기자재를 비롯한 시설의 도입, 그리고 이를 운영할 인적요소의 구비 등, 5년의 기간이 결코 충분하다고 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하드웨어는 완성되었지만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소프트웨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밀라노 프로젝트가 끝난다고 한다면 그동안 애써 구축한 하드웨어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할 수 도 있다. 이것이 바로 포스트 밀라노의 당위성 인 것이다. 포스트밀라노에서는 밀라노 프로젝트에서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한편, 구축된 하드웨어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사업에 따라서는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사업의 주축이 되어온 기관이 주가 되어 연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며, 밀라노프로젝트에서 미흡했던 섬유기계분야 라던가. 해외공략을 위한 해외 마케팅 전진기지의 구축 등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고, 가장 진도가 늦은 패션어패럴밸리의 조성을 위해선 다시 한번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생산기술면에서는 고기능성 소재의 개발은 물론 에너지절약과 자연친화적 생산 공정의 연구가 이루어져야하며 연구개발 된 기술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한다. 즉 생산공정 및 관리시스템은 물론 인력관리 까지도 완벽한 전산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는 어렵다. 하루바삐 디지털시스템으로 전환해야한다. 건설적인 비판이나 조언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바람직할 뿐 아니라 절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든지 자기가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외고집적 이고 소아병적인 사고는 큰일을 그르치는 백해무익한 고질적인 병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 무조건 비판부터 해놓고 시작하는 구식 인테리겐자의 폐습도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홍보가 안 되어서" 하고 발표회에 패널로, 또는 회의에 초청되어 나온 사람이 이런 말을 할 땐 억장이 무너진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아무도 갖다 주지 않는다. 거저 굶어죽을 뿐이다. 이렇게 경쟁이심한 무한경쟁 시대에. 과거에는 어디 가서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곳이 없었고 시험하고 싶어도 시험할 곳이 없어, 개발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없었던 것이 이제는 이를 위한 기관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이게 바로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과이며 목적이 아니었던가. 의지만 있으면 이젠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포스트 밀라노로 현장시스템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식 까지도 디지털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산자부는 2010년도의 우리나라 섬유산업을 수출 300억불의 세계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도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는 기필코 이루어 져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