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봉제업 교류강화 신뢰 구축해야

--------------정기섭 ‘서울트레이딩’ 사장

터키 시황은 특별한 이유 없는 장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어 여러 바이어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요인들 이외에 달리 크게 작용할 여지가 없는데 과연 이 불황이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3년 5월 게지파르크 사건 이후에 시작된 침체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금년 4월 이후, 또는 선거 이후엔 나아지겠지” 하면서 경기호전을 점쳐 왔지만 신기루였다.

또한 지난 선거에서 집권당이 예상대로 탄탄한 기반을 유지하게 되었지만 경기호전을 기다리던 터키 섬유계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자 또다시 낙심을 하고 있다.

이제는 또 올 8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 이후…”라는 새로운 핑계와 기다림의 이유를 애써 만들어가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기존의 유럽 불황, 이집트 사태, 리비아 사태, 시리아 내전, 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사방에서 들려오는 시장 불황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고, 내부적으로 환율, 주가 변동에 따른 은행들의 돈줄 조이기에 터키 바이어들은 이제 그저 덤덤하게 기다리라는 표정들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바이어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함께 터키 섬유시장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시장이라고 말한다.

다만 중앙아시아와 이란, 아프리카 시장이 그래도 기본은 유지하고 있다고들 한다.
세계의 남대문시장이라 할 정도의 근래 터키 이스탄불은 전 세계 봉제 중소 보따리 상인들의 집결지로 자리매김했다.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이뤄낸 것인데 관광산업과 맞물려 터키의 봉제산업은 기민하고도 기발한 패션 감각과 빠른 납기 및 철저한 마무리로 전 세계 보따리 상인들을 부르고 있다.
성수기 때 오스만베이 거리는 세계에서 모여든 패션계 상인들이 쇼윈도에 걸려 있는 기발한 새로운 패션에 감탄하면서 쇼핑을 즐기는 등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ㆍ터키 FTA 발효 이후 한국의 對터키 섬유 수출은 니트류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것을 각종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븐(5407)역시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몇몇 업체가 열심히 시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

니트 ITY의 경우 월간 20피트 100개 정도의 물량이 지속적으로 터키로 수출됐지만, 현재는 거의 절반 아래로 줄어들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최근 터키화의 평가 절하와 은행들의 여신규제 등으로 바이어들이 자금길이 막히면서 기존에 구매해 놓은 세관의 많은 물량을 헐값으로 처분하면서 ITY 가격이 망가진 것이 주요인이다.

여기에 기존 생산된 물량을 쳐내기 위한 한국 공장들의 저가 공세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오래 전부터 베이직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ITY제품은 이제 식상해져 우분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바이어들의 의견도 들린다.

한편 베네치아 등의 기본 제품들은 날염용 백단 또는 염색용으로 꾸준히 판매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븐의 경우 그동안 터키의 여러 혜택으로 독식 해왔던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FTA 이후 별 변동이 없으리라 예측을 했지만 한국 우븐업계가 옛 명성에 맞게 터키 유행 아이템을 빠르게 따라잡고 빠른 납기로 서비스 하고 있어 당황해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측은 거의 매달 터키 출장을 오면서 바이어들의 한국행 탈출을 막아 보려 애를 쓰고 있는 분위기다.

근래 5407의 반덤핑 관세가 5년이 더 연장된다는 소문에 업계는 그저 세이프가드 세금만 계속 되길 바라고 있고, 만약 세이프가드 임시 세금이 폐지된다면 또다시 한국 우븐업계는 터키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항간에 들리는바에 의하면, 인도네시아는 같은 이슬람 국가이기에 계속 혜택을 유지 할 공산이 크지만 최근 터키가 중국산 생지를 사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공장들의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바이어들은 터키 당국의 옛날과 다른 치밀한 조사에 인도네시아 업계와 함께 긴장 하고 있는 것 같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터키 당국의 조사 방향이 한국으로 돌릴 수도 있기 때문에, FTA를 진행 하는 국가로서 한국은 좀 더 세심하게 이런 부분을 업계에 알려서 투명하고 정직하게 터키 측에 신뢰를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판매 및 수출에만 신경 써 왔던 한국이 이제는 터키의 수준 높은 봉제품 구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봉제 업자들을 자주 초청하고 한국 시장에 판로를 열어주는데 신경을 써 준다면 터키 역시 품질수준이 높은 한국산 원단 구매를 선호할 것이고, 이에 따라 반덤핑과 같은 무역장벽에서 한국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고, 더불어 터키와 더욱 가깝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 이스탄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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