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화가가 되고 옷감은 캔버스 되어 몽환적 작품 탄생”

블랙 앤 화이트가 아름다운 기하학적 패턴물의 창조 경연장
새롭게 변형된 하운드투스의 다양성, 우아하고 섹시한 카모플라쥬 스커트.
시선을 사로잡는 스트라이프, 무채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격자무늬...

 


2014 F/W 서울컬렉션에서 미리보는 올 가을 겨울의 트랜드의 두 번째 이야기는 그래픽 패턴물다.
총 56회의 정상급 디자이너 패션쇼인 서울컬렉션과 신진디자이너 26인의 제너레이션 넥스트, 그리고 4회의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쇼에서 디자이너들이 지난 호에 블루 컬러에 이어 가장 많이 선택된 것들이 블랙앤화이트 컬러였다.

특히 이 무채색이 이번 컬렉션에서 그토록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였던 이유는 컬러의 대비를 더욱 풍부하게 표현해 준 그래픽 패턴 덕분이었다.

디자이너들이 선택한 기하학적 무늬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원과 지그재그, 격자무늬, 스트라이프, 직선과 대각선, 도트와 로맨틱 패턴, 그리고 겨울이 되면 꼭 찾게 되는 하운드투스 체크까지..

이러한 조형적인 느낌의 추상화 같은 작품들은 여성복에서 특히 많이 쓰였는데 캐주얼 웨어에 디자이너들의 감각이 더해져 원과 도트무늬, 그래피티적인 요소 등으로 나타냈다.
 

여기에 카모플라쥬 패턴도 강세를 띄며 기존 밀리터리 룩에서 벗어나 더욱 섹시하고 완성도가 높아졌다.
특히 이번 시즌은 1990년대 오버사이즈의 룩을 다양한 믹스앤 매치로 레이어링한 디자인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패턴들이 더해지면서 더욱 강렬하고 유니크한 의상들로 탄생됐다.

올 가을과 겨울 디자이너의 예술적 감각으로 새롭게 변형된 각양각색 무늬들은 세련된 이미지로 승화되어 환상의 하모니를 완성한다.


하운드 투스  더 과감해지다

프랑스어로는 피에 드 풀(pied de poule) 또는 피에 드 코크(pied de coq)라고도 불리는 하운드 투스는 사냥개의 이빨처럼 보이는 무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 무늬를 사용하면 중후하고 전통적인 느낌을 주지만 무늬의 크기와 형태를 변형하면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많은 디자이너들이 겨울용 코트와 원피스, 스웨터에 자주 애용해 왔다.
올 히반기 전세계 패션계를 물들이게 될 최고의 패턴물로 등장한 이 하운드 투스체크는 우리나라도 어김없이 대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23일 첫 여성복 컬렉션 무대가 시작된 서울패션위크는 이후 4일간 각 디자이너 무대에 최소 한 벌 이상이 무대에 올랐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디자이너 이상봉(Lie Sang Bong)은 이번 시즌을 위해 붉은 바탕에 검정의 하운드 투스 체크를 포인트로 보여주다가 블랙이 물결치듯 블랜딩 되어진 슬리브리스 롱드레스에서 가장 클라이막스로 표현했다. 특히 이 작품은 붉은 머리의 모델이 휘날레를 장식했는데, 이 드레스에 응용된 하운드투스는 그가 영감을 받았다는 폭발적인 화산의 이미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모습이었다.

박춘무(DEMOO PARKCHOONMOO)는 뉴욕컬렉션에서 이미 호평을 받았던 이 하운드 투스 체크의 원피스와 코트를 서울에서도 유감없이 과시했다. 박 디자이너는 하프코트의 네크레이스 와이드 카라와 원피스 소매에 이 무늬를 넣어 무채색을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블랙과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를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기도했다.

오트쿠튀르의 독창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 박윤희(GREEDILOUS)는 이번 무대에 숫자플레이와 나비뫀티브로 콜라주 형태를 그린 프린트로 호평을 받았는데, 그녀가 무대에 올린 하운드 투스는 머스큘린 재킷과 지오메트릭한 형태의 이너를 강렬한 레드 팬츠와 매치해 세련됨의 극치를 보여줬다.

디자이너 이도이(Doii)는 일렉트릭한 오트쿠튀르 패션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 우주여행에 대한 SF판타지를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는데, 미래적인 느낌의 로얄블루 래깅스에 우주적인 느낌의 재킷, 그리고 초록색의 하우드투스 패턴의 카라 등 색상과 소재의 변화를 준 의상을 통해 우주적인 느낌을 고조시켰다.

실크 새틴, 실크 시폰, 울 자카드, 자카드 등의 소재와 퍼플, 버건디, 로얄 블루, 스칼렛 레드, 터쿼이즈 컬러가 이번에도 그녀만의 화려하고 눈부신 무대를 만들어냈다.

25일 마지막 무대에서 CJ 오쇼핑의 이름으로 참가한 드민(DEMIN)은 블랙의 니트위에 올록볼록 도톰한 그래피티룩으로 제시해 웨어러블한 룩을 연출했다.

    

<관련사진: 이상봉, GREEDIOUS, 이도이>


기하학 무늬 누가 더 돋보이나

디자이너 박윤수(BIG PARK)는 블랙앤화이트의 열정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들로 주목을 끌었는데, 여행중 앤티크 마켓에서 수집한 모형을 작품에 담았다는 그의 말처럼 대형 포크가 달린 상의와 격자무늬 테이블 웨어로 보이는 패턴을 매치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블랙의 가죽과 오트밀컬러가 만나 따뜻하면서도 클래식한 룩을 연출했는데, 가죽, 면, 실크, 울, 네오프렌 소재가 두드러졌다.

신인답지 않은 작품으로 기자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신인디자이너 권문수(MUNSOO KWON)는 이번 무대에서 블랙과 화이트의 매치를 남성 수트와 재킷, 코트, 바시티 재킷, 레더 재킷, 셔츠, 드레스 팬츠까지 다양한 곳에 응용해 선보였는데, 니트와 니트를 촘촘하게 엮은 듯한 모헤어 재킷과 원과 도트무늬로 강조한 캐주얼 비즈니스 룩이 가장 주목을 끌었다.

마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는듯한 아름다운 패턴을 보여준 정혁서 배승연(Steve J & Yoni P) 디자이너는 암울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방황과 속박 속에서도 결코 잃고 싶지 않은 희망의 빛을 그들만의 위트와 개성으로 런웨이에 담았다. 엉킨 쇠사슬과 체인 프린트를 담아낸 롱코트는 모델 한혜진이 시스루의 아름다운 실루엣과 매치해 드라마틱하고 낭만적인 룩으로 재탄생했다.


스트라이프와 직선, 사선의 표현으로 패턴을 개발한 디자이너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석태(KAAL E.SUKTAE)는 눈에 띄는 디자인은 굵고 얇은 선을 전사 프린트한 롱 셔츠를 블랙 와이드 팬츠에 스트라이프 애너멜 슈즈로 매치한 룩이다. 그는 1990년대 패션에서 영감받아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표현한 레이어링 스타일로 새로운 구조적 실루엣을 제안했다.
 
디자이너 홍혜진의 올 스트라이프 패턴룩과 신진디자이너 이주영의 직선과 사선 룩도 이번 트랜드를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관련사진: 박윤수, 정혁서배승연, 이석택>

매력적인 로맨틱 모티브 그 이름은 ‘카모플라쥬’ ‘레오파드’ ‘플라워’

카모플라쥬 하면 딱딱한 군대 의상만 떠오르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예외다.
남성복 디자이너 정두영(VanHart di Albazar)은 남성적이지만 세련된 카모플라쥬 하프 코트를 연출해 주목을 끌었고, 장광효는 카모플라쥬 패턴의 레깅스로 남성복에 위트를 더했다.

엉뚱함과 유쾌함이 매력적인 디자이너 박승건(pushBUTTON)은 톡톡 튀는 개성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장 섹시하고 로맨틱하며 우아한 레오파드를 탄생시켰다. 밝은 갈색의 레더 모터사이클 재킷과 매치한 레오파드 머메이드 스커트는 아름다운 여성스러움을 극대화시켜주는 요소로 사용되었고, 니트와 셔츠 곳곳에 그만의 색채로 해석한 패턴으로 캐주얼하면서도 발랄함을 연출했다.


블랙앤화이트를 가장 로맨틱하게 표현한 디자이너 지춘희(Miss Gee Collection)는 특유의 여성성을 극대화한 1960년대 스페니시 무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볼륨있는 화이트 블라우스와 블랙 플라워 패턴의 레이스의 머메이드 스커트를 매치해 페미닌한 룩의 진수를 보였다. 

디자이너 송자인(Jain Song)은 상의가 강조된 오버사이즈에 로맨틱한 플라워 패턴의 시스루 레이스 스커트를 매치해 언밸런스한 요소로 클래식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무대는 동물을 패턴으로 매치한 캐주얼 상의가 두드러졌다.

 

<관련사진:  박승건, 지춘희, 송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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