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영 섬산련 상근부회장-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ㆍ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안에 합의했다. 2005년 양국간 FTA협상이 개시된 이후 8년 8개월만의 일이다. 캐나다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중심으로 주로 미주지역과 FTA를 체결한 상태로 아시아 국가중 FTA체결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캐나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매우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로 10건의 FTA를 타결하였다. 지금까지 미국, EU 모두와 FTA를 체결한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인데 이 두 나라가 FTA를 체결한 것이다.

WTO 출범 이후 다자간 협정이 진전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日-EU FTA, 美-EU FTA,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 같은 거대경제권간 FTA 체결 움직임이 활발한 시점에, 한국이 참전국이자 자원부국인 영연방 3국(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과 FTA 체결 또는 추진은 우리 공산품의 수출 확대와 함께 자원의 안정적인 수입기반이 확보되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캐나다와의 FTA 타결은 한국 섬유산업에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95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체제가 WTO(세계무역기구)에 통합되면서 미국, EU, 터키와 더불어 캐나다도 자국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2004년 말까지 섬유 수출 쿼터를 부여한 전통적인 섬유 수입 규제국가이었다. 한국은 이제 과거 한국에게 섬유쿼터를 부여한 4개국 모두와 FTA 체결을 통해 섬유수입규제를 넘어선 진정한 섬유교역자유화가 실현하게 되었다.

캐나다 섬유로는 작년 ‘캐나다 구스’로 알려진 패딩의류가 수입되어 아주 고가인데도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캐나다 FTA로 캐나다 구스의 가격 인하가 기대되고, 국내 고급패딩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져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겠지만, 그보다 한국 섬유제품의 수출 증가가 더욱 기대된다.

캐나다는 3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에 달한다. 섬유수입규모는 140억 달러로 미국과 더불어 북미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일 뿐만 아니라, 향후 TPP 참가 시 잠재적인 수출확대 가능성이 높아, 우리 섬유업계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는 캐나다와의 섬유교역에서 주로 직물류를 중심으로 1억 800만 달러 규모를 수출했고, 주로 의류중심으로 3000만 달러 어치를 수입해 78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한-캐나다 FTA는 기존에 체결된 FTA와 비교해 볼 때 관세양허기준 및 원산지기준이 우리나라 섬유업체에게 매우 유리한 것이다. 캐나다 섬유평균관세는 5.9%로 대부분 3년내에 철폐된다. 원산지기준은 매우 완화되어 한-캐나다 섬유분야 FTA 활용은 타 FTA에 비하여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즉, 섬유품목별로 직물류는 비역내산 원사를 사용할 수 있고, 의류는 역내에서 재단과 봉제 등 의류제조 공정을 수행할 경우 최대 18%에 이르는 높은 수입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한·캐나다 FTA 타결은 수출경쟁력 향상으로 우리 섬유패션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주력 생산품목인 화섬직물, 편직물, 메리야스 의류와 일부 산업용 섬유, 그리고 등산복, 아웃도어 제품등 우리의 강점인 일부 의류제품의 수출이 특히 유망할 것이다.

특히, 캐나다는 현재 자국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중국과 아세안국가와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아 우리 섬유수출 증대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캐나다 섬유업체들과 협업을 통하여 섬유 원부자재를 수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만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 2010년 FTA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섬유기업에게 FTA 교육, 원산지 관리 및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금번 타결된 한·캐나다 FTA에 대해서도 우리 섬유업계가 FTA지원센터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정부와 국회도 금번 타결된 한-캐나다 FTA가 조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신속한 검토와 비준을 요구하는 바이며, 한-캐나다 FTA 협상타결을 계기로 향후 TPP협상에도 적극 참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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