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죽섬유를 처음 접했을 때 직감적으로 천연섬유인데다 독특한 기능성을 지녀 시장가능성과 상품가치 측면에서 강한 매력을 느꼈어요. 앞으로 활용여부에 따라 다양한 의류소재로 상품화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의 전제조건으로 원사품질이 완벽해야 한다는 것이지요.”우상면 구원섬유 사장은 콩·죽섬유 자체는 새로운 기능성 소재로써 전도가 밝으나 아쉽다면 아직은 상품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중소업체가 앞서서 이를 전개하는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콩섬유 원단개발은 원사품질이 완벽하고 또 다양해야 한다며 이 부문에 대한 선행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강타하고 있는 웰빙 트렌드는 앞으로 콩·죽섬유의 수요를 강하게 견인하는 호재가 되고 있다며 국내섬유업계가 이에 대응한 생산·마케팅전략에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지난 97년 출범한 ‘구원섬유’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최고 언더웨어전문 소재개발업체다. 그리고 우상면 사장은 언더웨어 소재개발의 귀재로 통한다. 구원이 출범할 당시 국내 언더웨어 컨버터 분야는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그 어느 분야보다 시장전망이 밝은 사업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바로 우상면 사장의 구원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비비안·신영 등 국내대표 언더웨어 브랜드를 전개하는 의류업체 대부분은 구원과 협력관계를 맺은 상태다. 타사보다 구원의 앞서는 소재개발 능력을 인정한 결과다. “솔직히 저는 죽섬유보다 콩섬유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콩섬유가 지닌 다양한 기능 가운데 항 아토피 기능성은 언더웨어용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까지 언더웨어용 원단개발에 매달려온 근성도 자연스럽게 발동했고요. 작년 3월부터 콩섬유 원사를 공급받아 원단개발에 나섰습니다만 앞서 상품화를 전개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 사장은 콩섬유를 접하자마자 언더웨어용 원단개발을 위해 과감하게 15억원을 투자했다. 원료수입과 원단생산을 위한 설비구축 투자였다. 그는 대당 2억원에 달하는 이태리산 무봉제 니팅기 산토닉(SANTONIC) 2대를 설치한데 이어 콩섬유 원단개발을 위해 10톤 규모의 실도 수입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접한 콩섬유의 상품화는 녹록치가 않았다. 제편은 물론 염색, 그리고 최종 제품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생소했기 때문이다.“지난해 좋은사람들의 콩섬유 언더웨어 매출은 7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상품으로 떠올랐어요. 올해도 원단판매에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만 경기침체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게 문제입니다. 또 미국·일본 등 선진국 바이어들로부터 콩섬유 원단주문도 잇따르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은 수출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합니다. 아쉽지만 완벽한 콩섬유 제품을 내놓을 때까지 내공을 더 쌓아야지요.”우 사장은 이제 콩섬유 제품화는 자신이 있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다양한 용도의 아웃쉘용 원단개발로 이어져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콩섬유 원사가 다양해야 각양각색의 원단개발 시도가 가능한 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콩섬유로 의류용 소재개발에 나서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중에서도 대형 브랜드업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류대기업들은 국내서는 쓸만한 소재가 없다고 쉽게 말들을 하지만 과연 그들은 소재개발을 위해 얼마나 투자합니까. 이제는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소재개발업체와 협력체제 구축에 나서야 해요. 자금력이 약한 중소 소재업체의 개발여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섬유산업은 상생게임이라는 것을 대명제로 우리나라가 소재강국으로 거듭나는데 한치라도 머뭇거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전상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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