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 인터뷰 김재우 삼일니트(주)ㆍ삼일VINA 대표이사 회장

“니트직물 1등 기업 베트남서도 성공신화”
창업 25년. 한국ㆍ베트남 공장 포함 지난해 2억3천만불 수출
글로벌 환편니트직물 간판기업 축성. 통찰력 갖춘 통 큰 기업인
베트남 진출 8년. 6천만불 투자 편직, 염색 프린트, 봉제 버티칼 시스템
홍콩계 나이스다잉, 파운틴, 퍼시픽 등에 비해 규모적어 “아직 배고프다”
세계 니트직물 시장 전망 밝지만 한국 기업 제살깎기 천수답 경영 한계
호치민 한국기업 상의 ‘코참 코리아’ 회장 역임. 양국 교류협력 큰 공격


삼일니트(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환편직물 전문 생산 수출업체다. 국내는 물론 8년 전 베트남에 진출해 매머드 편직 및 염색, 프린팅 공장을 건립해 세계적인 환편니트 전문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와 베트남 법인 삼일비나(SAMIL VINA CO. LTD)을 포함 연간 2억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이 부문의 간판기업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니트원단 전문 업체 중 규모와 내실에서 가장 알찬 건실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베트남에 진출해 기업의 성공적인 운영은 물론 한국 기업인의 상공회의소인 ‘코참’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 기업의 권익보호와 함께 한ㆍ베트남간 문화협력과 교류에도 큰 공적을 세웠다. 이 같은 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 2013년 제50회 무역의 날에 정부로부터 영예의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그의 업적과 개척자적인 기업인의 탁월한 능력에 비해 다소 인색한 포상이지만 이번 무역의 날 포상을 계기로 삼일니트의 위상이 업계에 크게 재조명됐다.

한국 니트산업의 새 지평을 연 통 큰 기업인 김재우 회장(62)은 1년이면 10개월을 베트남 법인에 머물며 글로벌 니트직물 전문 기업으로서 고도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때마침 구랍 12월 하순 삼일니트(주) 본사 업무 확인차 일시 귀국한 김 회장과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오랜만입니다. 타고난 체질인가요. 건강은 여전히 좋아 보입니다.

“건강이 뒷받침 안 되면 기업 못하지요. 다행히 타고난 체질이 강해 25시를 뛰고 있지요. 그런데 한국 날씨가 너무 추워 내일 아침에 빨리 가야겠어요. 제가 1년이면 베트남에 10개월 이상 체류하고 한국에서는 2개월도 머물지 못해 이제 한국이 객지 같습니다…(웃음)”

-대학 졸업 후 삼성그룹 제일합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해 11년간 재임하다 퇴사해 지난 88년 삼일니트를 설립한 후 일취월장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연평균 매출이 15%이상 신장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제가 25년 전 처음 니트직물 전문 회사를 설립할 당시 우리 국내 니트산업은 내수 위주였습니다. 세계 의류 패션트렌드가 니트 중심으로 가는 걸 예측하고 편직과 염색 가공공장 투자를 확대하면서 세계 시장을 개척한 겁니다. 80년대와 2000년 초반까지 니트직물은 대 호황기였으니까요. 제가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한 전문가란 점에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하고 규모경쟁을 통해 세계 시장을 개척한 것이 적중했다고 볼 수 있지요.”

-한국 본사와 베트남 법인인 삼일비나를 합쳐 수출 규모가 2억달러를 넘는다면서요.

“2013년 기준 한국 본사 수출 1억1000만달러, 베트남 삼일비나 1억1500만달러 등 2억2500만달러 규모지요. 이제 베트남의 삼일비나가 삼일니트 본사보다 볼륨이 커지고 있어요. 2012년에는 한국에 있던 봉제 사업부인 ‘삼일솔루션’을 베트남으로 옮겨 연간 3천만달러 규모를 수출하고 있어요. 베트남에 투자 많이 했습니다. 저희는 국내에도 대규모 편직공장과 염색가공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한국 본사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만만치가 않네요.”

-수출시장 구조나 품목별 비중은 어떻습니까.

“화섬니트가 면니트보다 다소 많은 편이고 시장은 미주가 50%, 유럽 20%, 중동 5%, 기타 25%로 다변화 돼 있지요.”

-국내에서 가장 큰 대형 니트 수출업체인 삼일니트의 국내외 생산 설비규모는 어느 정도 입니까?

“연사기 200대 규모와 환편기 400대에 월 1000만 야드를 생산하는 염색가공 설비를 운영하고 있지요. 종업원은 한국인이 170명, 해외공장(베트남) 1650명 등 총 1800명이 넘어요”

-베트남 법인인 ‘삼일비나’ 얘기 좀 듣겠습니다. 8년 전인 2006년에 처음 베트남 호치민 공장을 건설했을 당시 제가 기공식에 참석해서 직접 봤지만 대단한 규모더군요. 왜 하필 베트남을 선택했나요.

“아시다시피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극심한 인력난과 고임금이 덮쳤어요. 사람구하기도 힘들고 외국인 근로자 배정도 어렵지만 급한 김에 불법 취업자들을 조금 고용했더니 경찰이 잡으러 다니고 기업인이 죄 없이 전과자가 되는 고통스런 상황이 벌어졌어요. 이대로 국내에만 의존하다간 경쟁이 어렵겠다 싶어 베트남으로 탈출한거죠. 그렇다고 국내 생산 기반을 포기하거나 축소한 적은 없어요.”

-베트남 공장에 현재까지 투자규모는 어느 정도 입니까?

“지금까지 총 6000만달러 규모가 투자됐어요. 편직ㆍ염색ㆍ프린팅을 포함해 1일 75톤 규모, 월 2000톤 규모의 니트원단을 생산하는 버티칼시스템입니다. 올해까지 계속 투자를 늘려왔는데 이제는 기존 3만평인 호치민 공장 부지에 건평 2만2000평(9개棟)이 들어서 더 이상 공장 증축이 어려울 정도로 꽉 찼어요. 당분간은 대규모 투자보다 최신 첨단설비의 소폭 증설에 국한하고 더 이상 대규모 증설의 신규 투자는 숨고르기 할 것입니다”

-호치민의 삼일 VINA 착공 당시 많은 사람들이 김 회장의 통 큰 투자에 놀라는 한편 당시 불안한 시각도 있었는데 어떻게 성공적으로 극복하셨나요.

“말씀 마십시오. 배짱만큼 대규모로 공장을 지었는데 처음에는 품질과 생산성에서 계획대로 따라오지 못한 거예요. 3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악전고투했지요. 더구나 중간에 화재까지 일어나, 시련 많았어요. 이 같은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이제는 품질과 생산성에서 세계 어느 공장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최신 날염설비를 대폭 확장하셨지요.

“지난 6월에 완공된 날염공장棟은 기존 공장부지의 3000평 위에 1300만달러를 투자한 최신 날염공장입니다. 로터리 2대와 플랫날염기 5대 규모로 월 300만 야드 규모의 날염 생산 능력을 갖추고 풀가동 중이지요. 날염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날염 오더가 전부 중국으로 간 겁니다. 그래서 첨단 날염설비를 갖추지 않고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불가피한 투자였어요. 다행이 품질과 생산성에서 비교우위를 인정받아 풀가동하고 있지요”

-‘삼일비나’는 이제 홍콩계 나이스다잉이나 파운틴, 퍼시픽 등과도 규모경쟁에서 당당히 대적할 수 있는 위치에 온 것 아닙니까.

“천만에요. 홍콩계 나이스다잉이나 파운틴, 퍼시픽 등에 비하면 아직도 조족지혈(鳥足之血)입니다…(웃음) 그들은 한 회사의 편직기가 1000대와 동일한 염색 캐퍼를 갖고 있어요.
1일 생산량이 25만 Kg에 달할 정도니까요. 저희 삼일비나의 염색공장 텐터기가 10대이면 한국서는 놀랄 규모이지만 그들 공장에는 텐터기 60~70대 규모입니다. 그들은 똑같은 스펙의 오더를 1000만~2000만 야드씩 생산하니까 생산성도 높고 품질도 균일합니다. 저희처럼 다품종 소량체제로는 가격경쟁에 한계가 있어요. 또 그 사람들 제품 품질 좋아요. 그러니까 한국의 대형 벤더들이 그들 물건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삼일비나’는 어떻게 경쟁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까.

“저희 나름대로 차별화하고 있지요. 홍콩계 중국 공장이 하기 어려운 특화된 원단이 많지요. 그래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의류수출 벤더들이 저희와 거래가 많습니다. 같은 조건이면 ‘삼일비나’ 원단을 먼저 구매하는 협력관계가 돈독합니다. 저희 또한 최대한 품질과 납기, 가격 조건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요”

-원자재는 주로 현지에서 구매합니까.

“한국에서도 하고 베트남에서 구매하고 중국에서도 많이 들여오지요. 최근에는 경방이 호치민에 방적공장을 가동해 품질 좋은 코마사를 생산 공급하고 있어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일신방과 국일방 등 한국 면방회사들이 많이 진출한다고 해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에는 현재 400만추 가까운 면방 설비가 있는데 대만, 중국계는 단위 기업 당 50만추, 60만추의 대규모 공장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섬유산업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보신거죠.

“그렇습니다. 동남아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좋은 곳으로 봅니다. 더구나 TPP가 발효되면 가장 큰 수혜는 베트남 아닙니까. 의류 수출 소싱기지로 가장 유망 지역이여서 저희 같은 원단밀 입장에서는 낙관적으로 봅니다. 진출한 한국 기업들 대부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고요”

-화제를 바꿔 국내 환편니트 업계는 ITY싱글스판이나 베네치아를 불문하고 재고가 많고 제살깍기 과당경쟁으로 경영환경이 많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참 걱정입니다. ITY가 된다다하니까 연사료가 천정부지로 뛰었지 않습니까. 지금은 내린 추세지만…. 생지 생산업체가 너무 많이 늘었지요. 수출시장이 침체 되니까 막장투매를 벌어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다 흔히 하는 말로 떡쌀 담그고 야반도주하는 회사 많지요. 순전히 한국 기업끼리 해외시장에서 치고받는 이런 풍토가 해소되지 않는 한 우리업계의 표류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니트직물 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국제섬유신문을 봐도 한국의 대형 의류수출 벤더들은 2013년 같은 불황에도 10억달러에서 14억달러를 수출한 기업이 있습니다. 중견 벤더들도 2억달러에서 5억달러까지 활발히 성장했고요. 15개 벤더들의 수출 외형이 90억달러라면서요.
내년에도 그분들은 10억달러에서 16억달러까지 늘릴 겁니다. 이것은 시장은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공략하는가에 달려 있는거죠. 차별화하고 다변화하며 품질과 규모경쟁을 누가 앞서 나가느냐가 관건이죠”

-베트남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 기업 상공회의소인 ‘코참 코리아’ 회장을 맡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임기가 끝났습니다만, 지난 2011년 3월부터 2년간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지요. 베트남에 진출 후 고아원, 양로원 후원을 비롯 ‘사랑의 쌀 기부’는 기본이고 베트남 정부부처와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에 앞장섰지요.
특히 호치민시 한국 국제학교에 장학금 지원사업과 한국어 학당을 지역 별로 개소하여 양국의 문화 교류와 인재양성 등 재임기간 크고 작은 일에 열정을 쏟은 점에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돌아가시는 길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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