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극복 안간힘…개성공단 중단후 재개…아웃도어ㆍSPA 순항…


<국제섬유신문> 선정 2013년 섬유·패션 10대 뉴스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섬유-패션업계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수출은 더디고 수입은 활발했다. 내수시장은 홈쇼핑과 온라인-모바일 패션시장의 약진이 돋보였다.

4월엔 북한이 억지를 부려 비교적 순탄하던 개성공단이 161일간 중단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큰 생채기를 남겼지만 연말엔 국제화로 향한 발걸음도 내디뎠다. 아웃도어와 SPA는 2013년에도 불황을 비웃듯 순항했다.

업종 전환과 관련 제품의 신규 론칭이 활발했다. 세아, 한세, 한솔 등 의류 벤더 ‘빅3’는 수출 총액 37억 달러를 나타내며 초대형 의류 기업의 위용을 과시했다. 국내 패션 선두기업 제일모직이 소재기업으로 변신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도 했다. <국제섬유신문>은 2013년 섬유ㆍ패션계의 이목을 끌었던 소식을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간추렸다.<편집자 주>


□ 개성공단 폐쇄 161일 만에 재가동 ‘생채기’
개성공단이 161일 동안 폐쇄됐다가 9월 16일 재개되면서 섬유업계에 적잖은 고통을 안겨줬다. 북한은 남한정부가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는 이유 등으로 4월 9일 北 근로자 5만 여명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켰다. 섬유업계는 공단 폐쇄로 직접 피해액만 1조 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경협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지만 섬유업계의 좌절감을 회복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공단 재개 후에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일부 업체들은 아예 철수 방침을 굳히기도 했다. 현재 전체 123개 업체들이 복귀하면서 정상화를 찾은 모습이다. 최근엔 신발제조업체 삼덕통상이 독일의 미앤프랜즈사와 합작투자 추진 MOU를 체결해 공단 국제화에도 시동이 걸렸다. 한편 의산협(회장 최병오)은 12월 5일 방문단을 구성 현지를 찾아 수주오더 확대 및 정기방문을 약속하는 등 이곳 업체들의 사기 진작에 기여했다.



□ 섬유류 수출 불황속 선전…‘빅3’ 37억 달러
2013년 섬유류 수출은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글로벌 불황에도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의 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158억 달러로 전년비 1.6% 증가했다이는 직전년도 156억 달러(2.1% 감소)에 비해 양호한 상승세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후발국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국가의 소재 수요 증가 및 FTA 효과 등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류 수출 기업 ‘빅3’로 일컫는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세아는 수출이 전년보다 12.5% 이상 증가한 13억 5000만 달러에 이르고, 한세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조 2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솔은 20% 증가한 12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들 3개 업체는 국내외 경기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큰 실적을 나타내 초대형 벤더의 위용을 과시했다. 3개 기업의 2013년 총 수출액은 37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아웃도어ㆍSPA브랜드 불황 무색 ‘질주’
올해도 아웃도어 및 SPA브랜드의 질주가 계속됐다. 아웃도어의 경우 지난 10여 년 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해 오면서 단일점포 기준 연간 100억 원대 매출과 시장 전체 5조원 규모에 진입했다.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최근엔 초고가 캐나다구스 제품이 등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1벌에 100만원이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의 백화점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신(新)등골브레이커’로까지 불리게 됐다. 이러다보니 이 브랜드를 모방하는 제품이 등장해 20% 가격에 내놓으면서 캐나다 구스 수업 업체 ‘코넥스솔루션’ 측과 국내브랜드인 ‘엠폴햄’이 법적 소송 움직임으로까지 번졌다.

한편 SPA브랜드의 인기도 순풍에 돛을 달았다. 특히 이마트의 ‘데이즈’가 토종 SPA로서는 2012년 기준 매출 2642억 원을 기록 유니클로에 이어 2위를 기록해 기염을 토했다.



□ 온라인-모바일-홈쇼핑 패션시장의 성장
패션시장이 아날로그 유통방식에서 디지털마케팅으로 중심 이동이 감지된 해였다. 백화점은 저성장에 머문 반면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은 성장가도를 달렸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반의 패션상품 거래량도 급증했다.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온라인과 TV홈쇼핑은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구가한 것이다. 2013년엔 특히 TV홈쇼핑 업체들의 패션 비중이 두드러졌다. GS삽과 CJ오쇼핑, 현대쇼핑 등은 전체 매출 대비 패션이 30~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패션의 성장은 저가 경쟁에서 탈피해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온라인-홈쇼핑이 덩치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12월 11일 백화점 협회(회장 장재영 신세계 백화점 회장)과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이 양측간 소통을 통한 동반 성장을 다짐하는 MOU를 체결해 관심을 모았다.



□ 제일모직 패션 부문 양도…소재기업 변신
국내 패션업계 선두기업인 제일모직이 패션분야에서 손을 뗀다는 소식은 패션업계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9월 기업의 모태가 된 패션 사업부문 일체를 1조 500억 원에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고 특수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제일모직은 1964년 모직물 사업으로 출발해 1977년 여성복 ‘라보떼’브랜드로 패션사업에 진출 36년간 남성복과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이 회사는 패션사업 양도로 확보된 재원을 통해 전자재료 및 케미칼 등 소재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2000년대에 패션에서 화학업체로 주 업종을 바꾼 후 전체 매출액의 약 70%가 비(非)패션 부문에서 나왔다. 패션사업의 이익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사업을 접은 것이다. 패션 사업이 양도되면서 제일모직은 사명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 차기 섬산련 회장 야망 물밑 움직임 활발
노희찬 섬산련 회장의 임기가 새해 2월 끝남에 따라 차기 수장을 노리는 후보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했다.

당초 자천 타천으로 최병오, 박상태, 김웅기, 우오현, 원대연, 염태순 회장이 거명됐으나 12월 17일 이사회를 거친 5인 추대위에서 최병오, 박상태, 김웅기, 염태순 회장으로 압축된 상태다(12월27일 현재). 후보들은 업계의 관록과 지지기반이 탄탄해 누가 추대된다 해도 무리가 없다는 게 각계의 의견이다. 최종 4인으로 압축된 이들은 연말에 ‘야망’을 서서히 드러내며 물밑에서 지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보 추천위는 이 들 중 한사람을 정해(12월 30일) 새해 2월 27일로 예정된 섬산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하게 된다. 섬유ㆍ패션업계 종사자들은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앞에서 헌신적으로 이끌어줄 인물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 ‘삼우당 대상’, 섬유의 날 훈ㆍ포장의 요람
2013 섬유의 날 주요 훈ㆍ포장 수상자의 상당수가 본사 주최 ‘삼우당 섬유-패션 대상’ 수상자 출신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금ㆍ은ㆍ동탑, 산업훈장,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및 국무총리표창 11명 중 ‘삼우당’ 출신이 6명으로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금탑’ 박종근 한영나염 대표이사 회장, ‘은탑’ 민은기 성광 대표이사, ‘동탑’ 손상모 현대화섬 대표이사 회장, ‘산업포장’ 김기복 N.S인터내셔날 회장, ‘대통령 표창’ KOTITI 시험연구원, ‘대통령 표창’ 김자장 태평직물 대표가 삼우당 수상 출신이다.

섬유의 날 유공자들을 대거 배출하면서 삼우당 행사는 섬유-패션 훈ㆍ포장 수상자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섬유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삼우당 섬유-패션 대상’은 매년 6월 2일 <국제섬유신문>창간 기념일에 맞춰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2013년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특별공로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았다.


□ 동남아 임금 인상률 현지 한국업체 부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저임금 국가들의 임금인상률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면서 우리 업체들의 경영난이 우려된다. 베트남은 11월 내년 최저임금을 1,2,3,4 지구로 나누어 1지역의 경우 14.8% 인상해 2014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표적 저임금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11월 21일부터 지역별로 최저 임금안을 확정 발표했다. 평균 인상률은 21%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3년도 40~50%의 수준의 임금을 인상한데 이어 2014년엔 평균 21% 인상안을 발표해 현지 진출 우리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다.

KOTRA 현지 무역관(자카르타ㆍ수라바야)에 따르면 2013년 7월 기준 이미 한국기업들은 7만 여명(전 업종)의 인원을 감축했고 자카르타 내의 한인 기업만 6개 업체가 폐업했다. 2014년에는 이보다 더 큰 악 조건이 예상되면서 주로 섬유 봉제 업체들이 불안감에 싸여있다고 무역관측은 전했다.


□ 효성, 탄소섬유 양산-도레이, 웅진케미칼 인수
1972년 출범(제일합섬)이후 주인이 3번 바뀐 웅진케미칼이 11월 5일 도레이 첨단소재 품에 안겼다. 웅진케미칼 매각에는 당초 GS에너지, LG화학, 유니드 등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4300억 원의 입찰가를 제시한 도레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도레이는 여세를 몰아 새만금산업단지에 3000억 원을 투자해 첨단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 페닐렌 설파이드’ 공장을 이곳에 조성하기로 전라북도와 합의했다. 한편 효성은 5월 13일 전주시 친환경 첨단복합단지 소재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독자 브랜드 탠섬(Tansome)의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효성은 2000톤 양산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1만 7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 기업이 60% 이상을 점유해 왔으나 효성의 가세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한-터키 FTA발효 섬유 시장 확대 기대
지난 5월1일 한-터키 FTA가 발효됐다. 한-터키 FTA 발효는 한-미, 한-EU, 한-인도(CEPA)에 이어 관세 면제 섬유시장이 확대된 것에 의미가 있다. 터키는 인구 7400만 명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ㆍ아시아ㆍ중동ㆍCIS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한-터키 양국 간 투자 확대와 함께 주변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터키의 섬유산업은 전체 수출의 8~10%(KOTRA 자료)를 차지할 만큼 주력 산업 분야다. 이 나라는 자체 면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면화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FTA가 발효됨으로써 우리나라는 터키에 수출되는 국내 섬유-의류 제품의 경우 제품가의 20~30% 수준이던 산업보호 관세가 폐지됐다.

또한 화학섬유 4%, 직물 8%의 관세가 FTA 발효 5년 안에 철폐된다. 2년 넘게 이어진 인근 시리아 내전 불똥으로 불안이 가중됐지만 최근 이 지역이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새해 섬유수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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