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편물 전략제품 시장 지키기가 시급하다. 특히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거의 독보적으로 생산·공급하고 있는 직·편물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지키기 위한 국내 관련업계간 공조시스템 구축도 최우선 과제로 제기됐다. 이는 최근 직·편물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가격과 시장이 빠른 속도로 붕괴되면서 거의 출혈수출에 이를 만큼 심각한 공황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올들어 시장보전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품목은 환편직물 ITY싱글스판과 파일직물 인조모피를 비롯 경편직물 EFF벨보아 등이 꼽히고 있다.ITY싱글스판은 한국이 세계시장에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할 만큼 시장파워가 큰 제품으로 주목받아온 환편직물 대표주자다. 이 때문에 국내 관련 환편업체들이 이 제품생산에 거의 매달릴 정도이나 올들어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가격교란이 극심한 양상이다. 원인은 국내최대 화섬 환편업체로 꼽히는 S사가 국내업체와의 경쟁이 가열되자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PEF 원사를 수입해 제품생산에 나선 게 도화선으로 작용했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S사는 수입한 중국 및 말레이시아산 PEF POY의 품질문제로 ITY싱글스판 제품 특성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자 재고가 쌓이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근본문제는 S사가 불량원단을 악성재고로 분류, 폐기처리 등 자체 수습하는 수순보다 이를 정상제품인 냥 수출을 시도한 게 더 큰 악재를 불렀다. 이 회사는 불량 ITY싱슬스판 제품을 최근 터키 및 중동시장을 겨냥해 정상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오퍼를 냈으나 물량은 판매도 못하고 오히려 정상제품 가격만 떨어트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화섬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는 회사명만 대면 누구나 아는 업체로 지명도가 있는 회사"라며 "소위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가 시장보전을 위한 생산·판매보다 혼자만 살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부른 큰 재앙"이라고 밝혔다. 특히 화섬업계는 ITY싱글스판 제품은 한국이 아니면 생산을 못하는 거의 특화제품에 가까운 품목이라며 이 시장을 지키기 위한 원사·수요업계간 머리를 맞대는 슬기로움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파일직물 인조모피 역시 국내업체간 과잉경쟁으로 수출가격이 떨어지고 수출대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빈발하는 양상이다. 인조모피는 국내 I사·T사 등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표적인 특화품목으로 꼽히고 있으나 국내업체간 무리한 판매경쟁이 화를 자초하는 양상이다.특히 지난해부터 스웨이드 등을 본딩처리한 인조모피가 러시아 등 동구시장에서 마케팅이 불을 뿜으면서 국내산 제품과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과의 품질차이 때문에 바이어와의 클레임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수출에 나섰던 국내 인조모피 생산업체 대부분이 후유증으로 큰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지난달에는 네고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극심한 판매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지난 92년 해도사를 사용·개발한 경편직물 EFF벨보아 역시 관련업체들이 개발이익도 챙기기 전에 생산·판매경쟁 격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 제품은 고도의 경편기술과 염가공 및 후가공기술의 삼위일체로 한국이 세계최초 개발한 제품이다. 특히 EFF벨보아는 가죽·모피 대체 소재로 주목받았으나 야드 당 가격이 10달러를 상회할 정도로 고가인데다 수요지역도 경제력이 약한 러시아·동구 등지가 대부분을 차지해 판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뿐만 아니라 파일직물 업체가 생산하는 본딩처리 인조모피 제품과 동일시장에서 충돌하면서 우수한 품질력에도 가격경쟁력 열세로 수출활성화는 요원한 상태다.한편 관련업계는 국내 직·편물 품목 가운데 중국이나 선진국 등에서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틈새제품이나 특화품목이 다양하고 특히 국내 후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결국 마케팅의 벽을 극복치 못하고 시장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시장보전을 위한 시스템 가동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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