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FBSI 92…업종별 양극화 심화

올 4분기에도 기업자금사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섬유?의류를 비롯, ‘기계·금속’, ‘자동차·부품’, ‘조선·해운’ 등의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0개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4분기 기업자금사정지수(FBSI)’를 조사한 결과, 4분기 FBSI 전망치가 92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FBSI는 기업의 자금흐름을 수치화(0∼200)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해당 분기의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8월말 기준)은 482조원으로 전년동월(459조원)에 비해 23조원 이상 자금 공급이 확대됐다”며 “하지만 금융기관이 담보나 우량대출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며 영세 중소기업 자금사정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금 공급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지 않도록 자금 수요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자금상황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기업(101)은 4분기 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매출 부진의 영향이 크고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91)은 자금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는 “대기업은 현금수입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 보상비율이 64.3%(2분기)로 전년 동기(53.8%) 대비 10%p 상승하는 등 자금흐름이 양호하다”며 “또 주식, 유보금 활용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낮은 신용도 때문에 주식,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미미해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상의는 전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103)과 ‘석유·화학’(101)이 기준치를 웃돌며 자금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섬유·의류’(92), ‘기계·금속’(97), ‘자동차·부품’(96), ‘철강’(94), ‘조선·해운’(91) 등은 기준치를 밑 돌았다.

자금조달 시장상황도 전망치가 96으로 집계돼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됐다. 자금 조달처도 주식(101)과 은행(100)을 제외하면 ▲제2금융권(98) ▲기업어음(97) ▲회사채(96) 등에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자금사정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41.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다소 개선될 것’(26.8%), ‘다소 악화될 것’(18.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내수 출하 증가, 투자지표 개선 등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자생력이 약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늘어도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흑자 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며, 기업 역시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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