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부패ㆍ행정력 부재로 밀수 해마다 증가 추세
‘한류’인기 따른 한국 수출시장 중국이 가로채는 셈
호치민 무역관 “상표 출원 후 유통 등 모니터 필요”

베트남과 중국이 맞닿은 국경이 양국간 무역을 활성화시키는 반면 다양한 상품의 밀수를 유발하면서 베트남의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최근 밝혔다.

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은 2012년 중국을 상대로 167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이는 'Made in China' 제품이 실제 베트남에 유입되는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2012년 7~9월에만 5772건의 중국으로부터의 밀수가 적발됐으며 이는 37억 달러의 상품가치에 해당된다.
현재 베트남에서 적발되는 중국발 밀수품의 상당 품목은 섬유 관련 제품이다.

베트남 당국은 이 같은 암거래의 증가로 국가 대표산업인 섬유의류업계가 저질 중국산 저가상품에 의해 시장이 점령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간 국경지대 밀수는 산과 강을 통해 운반되며 심지어 세관검문소에서도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다.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100달러에 상당하는 상품을 세금 신고 절차 없이 반입할 수 있어 밀수를 부채질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밀수업체는 이를 악용해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을 운반책으로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이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더라고 중국산 밀수품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이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한국 섬유봉제기업에도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무역관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베트남 의류 기업은 차선책으로 자국 내에서 생산과 더불어 중국에서의 상품 수입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중국산 밀수품은 외국의 투자기업과 수출기업에도 지적재산권 침해와 판매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무역관은 중국 밀수품의 베트남 시장 확산은 ‘한류’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K-Pop 등 베트남에서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 10~30대에게 한국 스타일의 패션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 상품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한국 스타일’ 패션의 인기에도 정작 한국산 의류ㆍ핸드백ㆍ신발ㆍ귀금속과 같은 패션잡화에 대한 베트남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이는 중국에서 밀수로 들여오는 ‘짝퉁 한국산’이 그 자리를 버젓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역관 측은 분석하고 있다.

호치민 무역관 관계자는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한국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베트남 수입업자를 통해 유통하며, 유통업체는 이 상품을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디자이너와 제조업체가 가져가야할 잠재적 수출 성과물을 중국의 제조업체가 가로채고 있는 양상이라고 무역관측은 진단했다.

문제는 중국 상품의 對베트남 밀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지정학적 위치, 양국 무역상의 이익창출 수요, 가격에 민감한 베트남 시장의 현실로 보아 밀거래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의 부족한 자본, 부패한 공무원, 정부 당국자의 의식과 행정력 부재는 베트남 내 중국 상품의 밀수를 부추기고 있다.

KOTRA 호치민 무역관 관계자는 “한류 인기를 타고 엉뚱하게 중국산 짝퉁이 활개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도 베트남 시장에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거나 상표를 출원하는데 그치지 말고 주기적으로 현지 시장을 방문해 가짜 브랜드 유통 여부를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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