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찬 섬유산업연합회장


“한ㆍ中 FTA 섬유제외 불가능… 최대한 지원보장을”
협상시한 늦추면서 준비기간 충분한 대응책 마련해야
글로벌 경쟁시대 세계적 경쟁력 못 갖추면 누구나 도태돼
설비, 기술투자, 마케팅 강화위해 총력 경주해야
세계적 스포츠, 패션브랜드 2014년부터 소재혁명 발등의 불
심각한 현장인력난. 섬유산업 재앙 외국인근로자 확대 최선
국제섬유신문. 유일한 섬유패션산업 등대 창간 19주년 축하


5ㆍ6공 시절 정부에서 우리나라 주요 경제정책을 총괄했고 정치권에서도 거물 정치인으로 활약한 바 있는 전직 대구시장이 최근 사석에서 본지 발행인에게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의 근황을 물었다. 그가 알기로는 106년의 대구상공회의소 역사에서 현 21대 회장이 취임했지만 “역대 회장 중 가장 훌륭한 대구상의회장은 17대ㆍ18대 노희찬 회장으로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의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적인 봉사정신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으로서도 같은 평가를 받지 않느냐?”고 물은 것이다.

대구시장이 지자체의 행정수반이라면 대구상의회장은 지역 경제계 수장이란 점에서 재임기간 가까이서 지켜본 노희찬 당시 상의회장에 대한 솔직담백한 평가였다. 그의 이 같은 평가는 현직 ‘주식회사 한국섬유패션산업회장’에게도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의사보다 타의에 의해 우리나라 섬유패션업계 首長으로 취임한지 4년 3개월째를 맞는 노 회장은 자기희생을 발판으로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탁월한 지도자로 자타가 공인받고 있다. 삼일방직과 삼일염직, 삼일염공 등 자신의 기업을 난공불락 일류기업으로 키운 경영능력과 함께 단체장으로서 소명의식이 차돌처럼 강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칠순의 나이는 숫자일 뿐 대구에서 불원천리 서울을 이웃집 문턱 밟듯 왕래하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국제행사에 한국섬유패션업계의 간판스타로 지구촌을 누비고 있다. 한국섬유패션산업의 재도약의 선봉장으로서 온몸을 던저 25시를 뛰고 있는 진정한 우리 경제계의 숭상 받는 덕목인 것이다.

노회장의 이같은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적인 봉사는 벌써부터 2년 후 노회장의 후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명창 뒤에 노래 부르는 사람이 바보이듯 노회장과 비교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지난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섬유패션CEO포럼’을 주관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노희찬 회장을 30일 밤 본지 조영일발행인이 만나 본지 창간 19년 기념 특별대담을 가졌다.

-해마다 개최되는 연례행사지만 올해 참가인원이 가장 많다면서요.
“작년에 300여명인데 비해 올해는 420명 정도 참가한 것으로 알아요. 어려운 경제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석하셨네요.
사실 제주 CEO포럼은 단순히 놀러오는 모임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피곤한 일상에서 잠시 떠나있으면서 우리 섬유패션 기업인들과 임직원들이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세계의 시장 동향이나 트랜드 동향을 새롭게 접하고 정부의 정책도 이해하면서 스트림간에 협력증진의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죠. 휴식과 운동, 지식을 습득하는 값진 기회이며 섬유패션인의 통합감을 불러일으키는데도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최신소재와 패션의 만남이란 주제의 미니전시회도 유익한 정보입니다.”

-강사진도 화려하더군요.
“귀하신 분들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정부의 섬유패션정책을 이해하면서 업계의 요구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이지요. 그래서 전현직 지경부장관 또는 고위인사를 초청강사로 모셨고요, 또 일본 도레이의 본사 핵심 경영진이면서 한국에 도레이 투자를 견인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경영의 귀재 이영관 도레이새한 대표의 살아 숨 쉬는 경영노우하우도 많은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세계 최대 펄프섬유메이커인 렌징社의 디터 에칭거 방직사업부 대표를 초청강사로 모신 것도 매우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렌징사는 모달, 텐셀 등 셀룰로이드 섬유 세계 최대 메이저 아닙니까. 강사로 초빙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번 특별강사로 초빙된 렌징사 방직섬유사업부 사장인 디터 에칭거씨는 펄프화이버 매출만 연간 11억 유로를 달성하고 있는 친환경 천연섬유 영업의 대가입니다. 일전에 국제섬유신문에도 대서특필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세계의 유명 패션회사들은 빠르면 2013년 아니면 대부분 2014년부터 현재 사용되고 있는 패션소재의 혁명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아디다스, 퓨마를 비롯 H&M, 스포츠 및 SPA브랜드가 본격 준비하고 있고 미국도 나이키와 갭을 비롯한 세계적인 스포츠 패션브랜드와 빅리테일러들이 소재혁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긴박한 움직임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소재혁명이 내년과 내후년이라면 발등의 불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긴 시간이 남아있지 않아요. 제가 알기로는 전 세계 유명 스포츠, 패션의류업체들이 1~2년 후부터 지속가능한 새로운 소재로 50~70%이상 바꿀 것으로 봅니다.
그 중심은 에코 트랜드입니다. 친환경 섬유 쪽으로 대거 전환하기 위한 것이죠. 천연섬유 중에서 오가닉 코튼같은 에코프렌들리 제품이 선호될 겁니다. 다만 오가닉코튼은 생산량이 한계가 있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수요에 한계가 있을 겁니다. 모달, 텐셀같은 펄프를 소재로 한 셀룰로이스 섬유가 그만큼 각광을 받게 되죠. 화섬도 썩는 섬유인 생분해성 리사이클 화섬 쪽으로 방향이 급선회할 겁니다. 세계 패션ㆍ스포츠웨어 업계의 급격한 변화추세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이죠. 이것은 면방ㆍ화섬ㆍ직물ㆍ염색ㆍ패션ㆍ봉제 전 분야가 알아야할 중대한 향후 전략입니다.”

-화제를 바꿔 섬유패션 경기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무역 의존도가 97%달한다는 경제연구소 분석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경기흐름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미국과 양분된 대형시장인 EU시장이 그리스사태가 꼬이면서 남유럽 전체가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경기도 회복된다고 하지만 그 속도는 소걸음이에요. 여기에 중국경제도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내수시장 규모가 극히 좁은데다 경기마저 위축돼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십니까.
“여러가지 지표경기나 실물경기 흐름으로 봐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우선 남유럽 경제위기가 빨리 수습이 돼야 하는데 돌아가는 상황은 점점 꼬이고 있어요. 물론 EU정상들이 나름대로 해법을 내놓겠지만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정도로 쉽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나마 우리보다 시장규모가 16배나 큰 미국시장이 회복국면을 보인 것은 다행입니다. 내수경기 또한 조짐이 좋지 않아요. 올해는 총선에 이어 대선이 있어 경기에 도움이 안될겁니다. 설상가상으로 겨울에서 봄을 건너뛰고 여름으로 직행하고 앞으로 가을도 건너뛰어 겨울로 넘어가는 기후의 변화도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섬유업계의 당면한 이슈의 가장 큰 쟁점은 한ㆍ중 FTA가 아닌가 싶습니다. 섬유산업 측면에서는 한ㆍ중 FTA가 저승사자처럼 겁나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 섬유업계나 농수산물업계 입장에서는 한ㆍ중 FTA가 정말 반갑지 않은 것이죠. 경쟁력에서 중국을 이기기 어려운 산업구조의 약체 체질을 부인할 수 없거든요.
그러나 국가전체로 봐 한ㆍ중FTA는 경제적인 측면 못지않게 정치, 외교, 군사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 섬유나 농산물은 피해가 크지만 반면 자동차나 반도체, 화학 등 타 분야는 이익이 큰 것이죠. 개별산업 입장만 고집할게 아니라 전체 국가적으로 넓은 숲을 보면 한ㆍ중FTA는 무작정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섬유산업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대답은 자명합니다. 정부가 국가 전체이익을 위해 일부산업을 희생시키더라도 한ㆍ중FTA는 성사시킬 것 입니다. 문제는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이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 그 보상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비할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관철이 필요합니다.
정부에게도 취약업종이 앞장 서 협상 체결시기를 최대한 지연시키도록 요구하고 한편으로는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원수단을 다 챙겨 경쟁력을 배양하는 실리추구에 역점을 둬야합니다. 이미 한ㆍ중FTA는 협상이 개시된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섬유를 FTA협상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지만 개별기업 누구를 막론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구촌의 울타리가 없어진 상황에서 과거처럼 정부의 보호막에 얹혀 기업을 영위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첨단설비를 갖추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마케팅력을 강화하는 피나는 노력이 선행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한 것이죠. 이 같은 대전제 아래 우리섬유패션업계가 강한 신념을 공유하면서 투자와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생산현장에 사람이 없는 것 아닙니까. 이대로 가면 5년 내에 생산공장의 절반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인력난이야말로 섬유산업에 돈보다 더 급한 가장 절실한 발등의 불입니다. 사실 정부가 올해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4만 9000명으로 늘린 것도 섬유업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인력난은 섬유업종뿐 아니라 모든 업종이 비슷하지만 내국인 근로자가 생산현장에 오지 않는 현실에서 대안은 외국인근로자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급인력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양성하되 생산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더 많이 접촉하고 채근해야 할 겁니다. 저 자신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늘리기 위해 전력투구할 각오입니다.

-끝으로 대구경북에서는 12월 대선공약으로 1조 5700억원이 소요되는 이른바 ‘드림텍스밸리’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경기도도 6000억원을 투입하는 중기 섬유패션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사상 최대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저도 그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만 목표는 원래 크게 잡아야하는 것 아닙니까…(웃음) 저는 전부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매우 의미 있는 발상이라고 봅니다. 과거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가 있지만 밀라노 프로젝트가 있었기에 중요한 인프라가 구축된 것입니다. 섬산련 차원에서도 면밀히 검토해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끝으로 “창간 19주년을 맞는 국제섬유신문에 다시 한 번 축하와 경의를 표합니다. 국제섬유신문은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전문 신문의 소임을 가장 충실한 수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계속해서 우리업계의 진정한 동반자이자 등대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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