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한국적 모티브, 돌담에 대한 재해석

이상봉의 이번 컬렉션은 한국의 전통 돌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로 꾸며졌다.
돌을 모티브로 동그랗게 얼굴을 검게 칠한 모델들이 캣워크 위로 등장했다. 무대 중앙에는 도시적인 빌딩 구조물을 세워 이번 시즌 영감의 원천이 된 전통적인 돌담과 대비를 이뤘다.
이번 시즌 그의 옷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돌들을 쌓아 올린 돌담을 수공예적 기법으로 입체적으로 표현하거나, 프린트 하는 등 다양한 표현법들이다.
울, 실크, 자수와 같은 패브릭으로 돌담표면의 질감을 살리고 여기에 가죽과 모피 등의 소재를 매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체적인 컬러는 검정, 회색, 네이비를 바탕으로 톤다운된 핑크나 버건디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했다

이재호
- 재치와 위트로 문(door)을 열다

이재호는 LG패션 디자인실 실장의 울타리를 넘어 자신의 이름으로 독립해 서울패션위크에 신진디자이너로서 차분한 발자욱을 새기고 있었다.
이재호의 이번 컬렉션은 80년대 아버지와 형제들의 모습에 착안한 룩을 ‘문(DOOR)’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선보였다. 문은 가정과 사회를 가르는 단절의 상징으로써 이번 컬렉션에 양면성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이질적인 소재들을 매치하고 레이어드해 80년대 사회적 규범이 만들어내는 정직한 착장에 ‘자유’라는 양면적 콘셉트를 반영해 독창적인 레이어링 룩으로 런웨이를 채웠다.
모노톤 베이지, 브라운, 네이비 등의 컬러를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소재 위에 크랙코팅이나 불규칙한 프린트를 사용한 다양한 텍스쳐가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동순
-고급스러운 오리엔탈 무드

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에 있었던 김동순의 이번 컬렉션은 민속적인 요소로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했던 지난 컬렉션의 연장선에 있는 듯 했다. 사막의 유목민이나 중동의 왕족들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무드의 룩들은 아라비안 카펫처럼 태슬이 달린 두툼한 아우터나, 실버톤의 레이스 튜닉, 시퀸이 달린 하렘팬츠, 니트 레깅스, 울 펠트 드레스 등 몽환적이면서 페미닌한 스타일로 제안됐다. 옅은 그레이, 베이지, 호박색 등 차분한 색감과 루즈한 실루엣으로 보헤미안 무드를 표현했고, 아시아 민속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룩들로 무대는 꾸며졌다. 특히 짧은 기장의 퍼 아우터와 독특한 텍스쳐의 롱 드레스는 꾸띄르를 연상케 하는 룩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은환
-1930년대에 관한 오마쥬

오은환 부틱의 두 번째 라인, ‘쿠만 오은환 바이 유헤진 (Kumann OH EUN HWAN by HyeJin Yoo)’의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An homage to the 1930s (1930년대에의 오마쥬)’로 30년대의 길고 여성적이며 슬림한 실루엣과 각진 어깨, 장식성 등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재해석한 레트로룩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인터랙티브 라이팅을 응용해 그래픽적인 조형성과 파격적인 테크놀로지 웨어를 선보여 신선한 이미지를 선보였다면 이번 컬렉션은 성숙하고 세련된 테일러링 코트와 쟈켓들을 대거 선보이며 유혜진의 독창적인 기법과 디자인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번 컬렉션에 주목할 만 한 것은 펠트에 바구니 짜임의 장식을 가미한 코트와 드레스를 선보인 것, 남성복이 등장한 것이다. 연미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롱 스커트를 여성복 및 남성복으로도 활용한 점이 매우 감각적으로 돋보였다. 코트, 쟈켓들의 소매와 칼라의 변형이 매우 다양했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블라우스 위에 레이어드된 롱 펠트 스커트 또한 감각적이었으며 단단하게 각진 어깨와, 벨트로 마무리한 허리선은 완성도 높은 테일러링을 느끼게 해 줬다.

정리=강진용 기자 kang@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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