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매년 큰 폭 가방가격 인상... 사재기 유도 의혹
클래식 빈티지 2.55, 4년 새 가격 2배 이상 올라

고가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가방 가격을 올렸다.
‘클래식 빈티지 2.55’ 등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군 판매가를 약 10%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빈티지 2.55 미디엄백’의 판매가는 607만원에서 670만원으로, ‘빈티지 2.55 라지’는 663만원에서 740만원으로,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은 550만원에서 660만원대로 각각 인상됐다.

샤넬은 2008년 11월, 2009년 11월, 2010년 7월, 2011년 5월 순차로 주요 가방 판매 가격을 매년 20~30%씩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빈티지 2.55 라지’는 2008년 334만원에서 700만원을 넘어서며 4년 만에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때마다 가격인상 전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인상 전에 미리 사두면 중고로 비싸게 되팔 수 있는 독특한 시장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샤넬 가방을 재테크 대상으로 여기는 일명 '샤테크'가 생겨날 정도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 샤넬 매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9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롯데백화점 외국 명품 브랜드 평균 매출 신장률인 1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결혼 시즌이 앞당겨진 것도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샤넬 핸드백이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윤달(4, 5월)을 피해 결혼 시기를 앞당긴 예비부부들이 샤넬 매장을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샤넬이 가격 인상을 고도의 상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을 하더라도 최대한 소문이 나지 않도록 하는 반면 샤넬은 의도적으로 가격 인상 사실을 흘린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넬의 경우 원자재값, 환율 등 일부 가격 인상 요인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의도적으로 가격 인상 계획을 흘려 사재기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샤넬 관계자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은 이미 1월 18일 클래식·빈티지라인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상했기 때문에 프랑스 본사의 규정에 따라 일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고 답했다.
지난 달 에르메스와 멀버리도 일제히 가방 가격을 인상했고 타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도 예상되고 있다.

원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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