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강기옥의 솔직 담백한 스토리

kiok 변신 무장하고 올해 공격 경영 속도낸다


그녀를 잘 알기 전까지 그녀가 얼마나 많은 내공을 쌓은 오랜 경력의 디자이너 인지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것이 나이를 가늠할 수없는 동안(童顔)에 신인과 같은 풋풋함이 여전히 묻어나기 때문일게다.

풀어내는 의상들 역시 20대 절은 여성들이 입고 싶어할 만큼 트랜디하고 유니크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오뜨꾸뛰르한 데님개발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디자이너 강기옥. 사실 그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정평이 나있었다.

파리 프레타포르테, 이태리 밴다모다, 홍콩패션위크, 대련복장절 등 그녀가 참가한 페어마다 최고의 수출고를 올렸다.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글로벌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그녀가 지난 2년간 조용했던 이유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제대로 비즈니스에 전념했기 때문이라고.

그런 그녀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사건은 지난 4월 1일 kiok의 리뉴얼 런칭쇼와 대치동 신사옥의 공개였다.

불과 2년만에 수십억의 자체 사옥을 건립할 수 있었던 그녀는 역시 프로였다.

작품은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비즈니스도 탄탄해졌다.
이제 kiok의 새출발을 알리는 그녀가 우리 앞에 당당히 섰다.

“4년간 해외 비즈니스 성공 발판삼아 2년간 내수 시장 올인했다”

지금으로부터 4년전 과거로 돌아가보면 그녀의 해외에서의 활동은 실로 대단했다.

늘 글로벌 비즈니스에 빠른 심미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동 미주 유럽 일본 등 패션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4년간 참가한 해외 전시회만 45곳이 넘는다.

“그때는 정말 해외 비즈니스에 제대로 매력을 느꼈어요. 호텔에서 짐 가방을 풀지도 않고 잠만자고 비행기를 옮겨 탔으니까요. 당시 kiok 부스는 사람들이 발 디딜틈 없이 줄을 섰어요.”덕분에 패션 브랜드 최초로 이태리와 무역협정도 맺었다.

그랬던 그녀가 왜 해외시장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왔을까?

“해외 바이어와 두터운 신뢰를 쌓고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을 해왔지만, 어느새 뒤돌아보니 정작 내수시장에 눈길을 돌릴 시간이 없더군요. 루이비통, 디올, 구찌를 판매하는 사우디 에뚜왈이라는 곳에서 제가 패션쇼에 선보였던 천만원대 데님드레스를 바잉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드레스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수십 벌의 산고를 감내해야하죠. 그러다보니 결국 국내 매장에 소홀해졌어요. 개인회사가 해외시장을 두드리는 건 정말 슬프고 외롭고 힘들죠. 그 많은 오더들이 아까웠지만 눈 질끈 감고 다시 내수에 도전했죠.”

그렇게 2년간 국내시장에 올인하면서 백화점 6곳과 전국 특약매장 25곳에서 판매율 상위권을 달성하게 됐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그중에서도 매출이 가장 높아 디자이너 조닝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는 곳이다. 올해는 10개점으로 백화점을 확대한다.

분위기 일신을 위해 올해 1월 30일 6층짜리 대치동 신사옥으로 이전도 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조망이 돋보이는 사옥의 1층에는 kiok의 변신을 알리는 안테나 숍이 들어섰다.

이 매장은 앞으로 10개 백화점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1일 kiok의 새출발을 알리는 패션쇼도 열었다.

“뭔가 특별한 살롱쇼를 하고 싶었어요. 이제 패션은 옷만 보여주는 쇼가 아니라 음악과 무대와 영상 등 모든 예술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죠”

‘프리티 프리티(PRETTY PRETTY)’를 테마로 이번 쇼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티브인 ‘무리쉬(moorish: 동과의 물고기)’를 강조하기 위해 무대를 둘러싼 사방 벽면에 물이 흐르는 듯한 독특한 영상기법이 주목을 끌었다.

그녀가 이번 무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던 리뉴얼은 뉴욕에서 활동 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레용 리(Crayon Lee)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완성됐다.

“사실 크레용 리는 제 큰 딸래미에요. 미국 프랫에서 디자인을
전공 하고 미국 트레이스(TRACE)매거진에서 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둘째딸도 미국 FIT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있죠.”

그녀가 영어에 익숙한 몇 안되는 디자이너라는 사실은 그녀의 두 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패션 공부를 한 재원인 두 딸은 강기옥 디자이너를 응원하는 팬이자 딸로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있다고.

“뉴욕에서 딸들과 클럽도 같이가요. 춤은 못추지만 그들의 문화를 느끼는 거죠. 즐겨보는 프로인 개그콘서트와 연예인 이름 외우는 것도 제가 남몰래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중 하나에요.”
그의 작품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블랙 앤 화이트의 한층 모던하고 감각적인 의상들이 주를 이룬 지난 패션쇼에서 그녀의 시그니쳐인 오뜨꾸뛰르한 감성의 데님라인은 프레스와 패션관계자들의 호평은 물론 셀러브리티로 참가한 배우 박한별과 현영부터 그녀의 영원한 친구인 이경실과 하춘화까지 패션쇼 이후 직접 의상들을 속속 구매해갈 정도다.

“ 전 안티 부티크를 외치는 사람이에요. 브랜드가 노화되지 않도록 늘 노력하죠. 브랜드는 매스마켓에서 늘 소비자와 함께 호흡 해야 하지만 그들이 나이를 먹는다고 그들을 쫓아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숍 매니저가 나이 많은 고객 체형에 맞춰서 옷을 수선해달라는 요청을 하는데 전 절대 안된다고 해요. 키옥은 한마디로 컨템포러리 여성복이죠 ”

이제 kiok은 머추어 캐릭터조닝을 구성한 신세게 영등포점에서 새 출발을 시작한다.

다시 글로벌 무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해외 진출을 앞둔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 영어를 잘 못해도 옷의 문화를 알고 접근하면 문화 영어가 가능하더군요. 한국의 문화를 반드시 알아야 글로벌도 가능하다는 점이 일맥상통한 얘기에요”

30년 디자인 외길 인생에서 또다른 새출발을 알리는 그녀의 모습이 패션 코리아의 미래를 더욱 아름답게 해준다.


조정희 기자 silk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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