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노이 서울과 같은 해외 교류 창구 발굴 지속 하고파”

지난 프랑스 파리 전시회인 트라노이에 10명의 신예 디자이너를 투입시켜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들을 진출시키고 또 해외 최초로 트라노이 전시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온 숨은 일꾼이 있다.
서울시가 한국을 패션 강국으로 이끌기 위해 2년전 서울시 문화산업과 패션팀에 특채 입사한 정애리 주임이 그 주인공이다.
정애리 주임은 서울시가 패션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단한 지원과 노력의 과정 중 선택된 인물이다.
공무원의 특성상 2년마다 자리를 옮기는 특성과 달리 정애리 주임은 서울시 내에서도 전문 인력팀인 패션팀에 배치되면서 서울패션위크를 세계 5대 컬렉션으로 육성시키기 위한 패션전문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 주임은 입사후 시간만 나면 국내 패션지 기자들과 학계, 현업 종사자 등 패션전문가들을 찾아가 “왜 한국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없을까”에 대한 해답을 들었다.
그리고 서울패션위크를 세계적인 행사로 이끌기 위한 첫 시도로 신인디자이너 등용문인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업그레이드였다.
그간 이 행사는 대학 졸업작품쇼 행사에 지나지 않을 만큼 작고 조용했다.
하지만 서울패션위크의 행사로 영입시키고 엄정한 심사를 거친 실력파 디자이너를 가려 신인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 컨셉을 바꿨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해외 바이어들에게 “참신하고 뛰어나다”는 최대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로 해외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Seoul’s 10 Soul‘ 프로젝트로 프랑스 대표 전시회인 트라노이에 한국디자이너10명을 진출시켰다.
매년 글로벌 패션브랜드 육성사업 지원 대상 10명을 선정해 파리 트라노이 전시 참가를 위한 현지 마케팅을 전폭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다.

파리 현지 심사단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10명의 디자이너가 선정됐고 지난 6월 남성복, 10월 여성복 디자이너가 전시에 참가했다.
“10명의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파리 현지 심사단이 보는 선정 기준과 한국에서의 기준은 정말 판이하게 달라요. 그들은 정말 크리에이티브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잠재력 높은 디자이너를 선택하죠.”
한국 심사위원이 추천했던 유수의 중견 디자이너가 최종 탈락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선택된 10명의 디자이너 최범석, 강동준, 신재희, 김재현, 임선옥, 이석태, 이승희, 주효순, 최지형, 홍혜진은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전 세계 유명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는 트레이드쇼 답게 파리 ‘트라노이’에 참가한 한국 디자이너들의 쇼룸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가장 인기 부스로 꼽혔다.
디자이너 1인 평균 4만 유로에 해당하는 현장수주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트라노이를 찾는 바이어들은 한국인지 신인인지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마음에 들면 가격도 출처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구입했죠.”
특히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소양이 큰 도움이 됐다.
“10명의 디자이너 모두가 해외 바이어들과 1:1로 대응하는 글로벌 소양을 갖춘 자들이에요. 그래서인지 모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비즈니스 스킬을 과시했죠. 특히 디자이너 신재희씨는 현지에서 한화 9천만원대에 달하는 수주를 계약했어요. 김재현 이승희 최진형 씨등도 평균 4~5만유료의 계약을 이끌어냈죠.”
이들의 성공적인 파리 데뷔는 Seoul’s 10 Soul의 신고식인 지난 10월 4일 크리옹 호텔에서 가진 ‘데뷔 10소울(Debut 10 Soul)' 행사에서 빛을 발했다.
10명의 쇼룸 전시는 세계적인 조명 아티스트 필립 베토메(Philippe Berthome)와 협업해 마네킨을 조명과 회전기법으로 독특한 빛의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 세계적인 인사들은 다 모였어요. 제인버킨, 샤를로트 갱스부르, 파리의상조합 디디에 그랑박 회장까지 해외 패션 및 문화계 유명 인사들의 극찬을 받았죠. 특히 해외 각국 미디어와 해외 바이어 1,000여명이 넘게 참석했죠. 사실 관이 주도하는 행사가 다그렇겠거니 했던 참가 디자이너들 본인들도 매우 고무됐었어요.”
이러한 열기를 서울패션위크에도 옮겨놨다.
추계 서울패션위크 기간인 10월23일~25일까지 대치동 복합문화공간인 크링(Kring)에서 트라노이측 선정 인터내셔널 브랜드 10개와 지난 6월과 10월 트라노이 전시에 참여한 국내 10명의 대표디자이너 등 총 20개 브랜드가 함께하는 특별기획전 형태로 진행되어 관심을 받았다.
이제 글로벌 육성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올해의 디자이너가 탄생을 앞두고있다.
“1명의 스타 디자이너가 탄생되면 내년에 또 10명의 디자이너를 선정하죠. 이를 위해 동대문을 중심으로 숨어있는 재능넘치는 신인 디자이너를 계속해서 발굴할 거에요.”
정 주임은 오늘도 흔들림 없이 서울시의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조정희 silky2@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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