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대규모 첨단설비 투자 확대 2015년 국내 수요 60% 카버
-中ㆍ인도ㆍ파키스탄 자국수요 확대ㆍ코스트 올라 국산 비교우위
-밴더에 국산원단 공급확대 경기 북부에 매머드 염색공장 설립을
-면방 자동화 설비 수입관세 감면ㆍ국방섬유 국산 우대정책 시급
-전방 광주 평동에 700억 들여 5만추 공장 내년 6월 가동 총 15만추 확대
-능력 달리지만 방협회장직 소명의식 갖고 분골쇄신 전력투구 최선다 할 터

조규옥 전방회장(65)이 고사해온 대한방직협회 회장으로 취임한지 꼭 한 달이 됐다. 천성이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해 사사롭게는 골프모임 총무에서부터 관여하고 있는 여러 사회단체의 크고 작은 감투를 철저히 고사해온 그가 순전히 타의(?)에 의해 전방업계 수장(首長)을 맡았다.
“자의건 타의건 중책을 맡은 이상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취임일성은 평소 통크고 추진력 강한 그의 행보에 많은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28세 때 환경사업을 시작해 다년간 폐수처리 협회장을 맡을 정도로 환경사업 분야에서 거물 기업인으로 정평이 난 그는 지난 2001년 9월 구방(俱紡)의 간판기업 중의 하나인 정방(주)를 인수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면방산업이 중국과 인도ㆍ파키스탄 등의 저가공세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전방 오너로써 경영 대권을 행사한 그는 사실 지난 10년간 적자기조 속에 내심 신산고초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겉으로는 “어렵다”고 내색하지 않는 통큰 기업인이다. 그리고 면방경기의 회복기를 대비해 환경사업으로 번 돈을 과감히 설비 투자에 쏟아부었다.
면방경기가 회복되면서 전방의 만성적인 적자기조도 지난해부터 흑자기조로 변했다. 한강에 물붓기식의 돈먹는 하마였던 데님사업도 국내에서 경쟁사가 없는 난공불락의 위치에서 일취월장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베일 속에 가려졌던 조규옥 회장의 25시를 뛰는 빡빡한 스케줄을 쪼개 지난 14일 오후 방직협회 회장실에서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만났다.

- 항상 촌지의 여유없이 공사다망하시다고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렇게 25시를 뜁니까.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 시간이 오후 2시 조금 지났는데 어제 저녁식사 때부터 지금까지 김밥 한줄 먹은 것이 전부입니다.”(웃음)

-그동안 한사코 고사해온 대한방직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다소 늦었지만 취임 소감은.

“우리나라 모태산업이라 할 수 있는 면방산업의 대한방직협회 회장직을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책임감을 크게 느낍니다. 아시다시피 면방산업은 섬유제품의 서플라이 체인에서 다운스트림에 해당되는 직/편물 및 의류산업에 면사 및 재생섬유사 등 방적사를 공급하는 섬유소재 산업 아닙니까. 미력하지만 섬유 산업에서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고품질 소재를 공급하여 한국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회원사간의 협력을 통한 면방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능력이 달려 회장직을 고사해 왔지만 전임 김형상 회장님의 간곡한 요청을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환경사업을 하시다 전방을 인수하신지 만 10년이 됐습니다. 면방사업을 선택하신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까?

“사실 환경사업을 하는 저희 회사에서 오래전부터 전방 지분을 갖고 있었어요.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깊은 관계를 맺어온게 사실입니다. 이런 인연으로 전방 경영권을 맡게 된 것이죠. 전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전방을 인수한 것은 아닙니다......”(웃음)

-광주 평동공장에 5만추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계신다죠. 500억 규모를 투자하는 이 같은 설비투자는 상당한 용기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전제되어야 할 텐데요.

“지금까지 섬유 소비는 미국과 일본 등이 주도하는 시장이었으나 중국, 인도에서의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가 확대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면방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여기에 중국, 인도, 동남아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지속적인 임금인상 등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이고, 품질과 생산성 면에서 우리 면방산업의 경쟁력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 적기라 보고 있는 겁니다. 저희 전방이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광주 평동2차 단지의 5만추에 대한 설비투자만 500억 원이지 실제 건설비와 원면 비축 등을 고려하면 700억 가량 들어갈 것으로 봅니다. 현재 12만추 규모 공장의 구형 설비를 점차 전부 최신형 첨단 설비로 바꾸면서 규모도 2015년까지 15만추 규모로 늘릴 계획입니다.”

-최근 면방산업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작년 초반 면방산업은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어려웠으나 중반 이후 세계경기의 회복세와 중국, 인도의 내수 증가에 힘입어 면방제품의 수요가 대폭 늘어났고 회원사의 재고 수준이 대폭 감소하는 등 경영여건이 호전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 수요의 50% 정도만이 국내 생산으로 공급되고 있어 국내 생산 능력의 확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설비 투자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5년 후에는 국내 수요의 60% 이상 담당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정방기 114만추 수준입니다만 2015년엔 135만추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년들어 국일방적이 대규모 투자를 완료했고 태광산업, 전방 등이 매머드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설비투자 후의 사업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시며 면방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세계 시장에서의 면사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향후 몇 년은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특히 경쟁상대국인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임금의 지속적인 인상 등으로 약화되는 추세로 보아 향후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한국면방산업의 경우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노동생산성과 설비생산성은 20~30% 이상 비교 우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임금면에서 불리하므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향상, 기술개발을 통한 신제품개발, 자동화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방업계를 포함한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주로 중국에서 원자재를 소싱하는 동남아 진출 한국의류업체들에게 국산 원자재의 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를 위한 방안이 있습니까.

“해외에 진출한 의류ㆍ봉제업체는 매출면에서 엄청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에서의 의류 수출 중 한국투자기업이 40~50%를 담당하고 있어요. 해외진출 의류업체가 원단을 주로 중국 등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최근 국내에서의 조달 비중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의 국내 조달 비중을 더욱 높이려면 국내 제/편직 및 염가공분야가 대량 오더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고 요구되는 품질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밴더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품질과 가격, 납기면에서 국산 원단의 경쟁력이 제고될 때 가능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되면 국산 면사의 공급기회도 확대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는 곧 우리 면방업계 뿐 아니라 다운스트림의 수요 증가를 가져와 섬유 스트림간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니트의류 밴더들이 있지만 세계적인 원단공급 회사는 없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홍콩의 나이스다잉 같은 회사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편집/염색업체가 없다는 것은 니트산업 뿐 아니라 면방산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초대형 염색업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면방업체와 염색업체의 협업체제의 매머드 염색 공장을 경기북부에 세워야 한다는 논리를 저희가 전개하고 있습니다.

“경기 북부에 소규모 중소 니트 및 염색을 영위하는 약 3,000개 업체들이 산재해 있고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이들 지역을 활성화하여 세계적인 고급 니트 생산단지를 조성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대량 원단 오더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하여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염색 전용공단이 조속히 조성되어 대단위 염가공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대형 밴더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품질과 가격, 납기 면에서 국산 원단의 경쟁력이 제고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우리 면방업계에서도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면방업계는 전통적으로 협회를 중심으로 노사 간 임금 공동 교섭을 통해 임금인상율을 결정하는 등 원만한 노사관계로 타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사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무엇보다 노사 간 상호 깊은 신뢰가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만 해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급격한 경기 위축이 오자 노조는 임금동결에 적극 동참하였고 금년도에도 5.9% 인상에 원만히 타결되었습니다. 또한, 경영성과에 따른 배분보다는 재투자를 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여 서로 노사 간 상생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공감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전통은 노사 간 상호 협력으로 지속되어야 하며 또한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협회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업계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면방업계는 최근 설비증설, 노후설비 개체를 위해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면방산업의 핵심 자동화설비가 금년에 수입관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작년에 설비투자를 한 면방업체들이 금년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정방기, 조방기 등 핵심 생산설비에 대한 관세감면을 재적용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3월 5일에 지식경제부와 국방부 간에 체결된 국방섬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명기되어 있는 국방섬유 구매시 국산원자재 사용 피복/장구류의 우선구매의 제도화 조치가 시급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해외진출 의류업체가 국내에서 더 많은 원단을 조달할 수 있도록 경기 북부에 염색 전용공단과 물류비 절감을 위한 물류창고 건립도 조기에 추진되어 원단업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4월 우리 면방업계와 중국 면방업계간 1차 협력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그 의의와 성과는 어떠한지요.

“아시다시피 우리협회는 중국 면방업계를 대표하는 중국면방직행업협회(CCTA)와 중국 산동성 제남시에서 지난 4월 14일 양국 업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ㆍ중 면방협력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우선 금번 회의를 통해 세계 최대 섬유 생산 및 수출국인 중국과의 상호 지속적 교류 및 정보교환 채널구축에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또한 매년 정례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향후 기술 및 시장에 관한 정기적 정보교환과 구조조정 및 노후설비 개체 등에 관한 경험을 교환하기로 했어요. 이밖에 상호 투자 및 교역확대를 위한 양국의 투자환경, 국제회의에서 상호 신뢰의 조성과 공동보조 등에 대하여 협력하기로 한 것입니다.”

-최근 친환경이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사업을 운영하셨던 경험에 비추어 면방산업과 녹색성장에 대해서도 견해를 말씀해 주시죠.

“녹색성장 패러다임은 지구환경 보전 없이 지속적인 성장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전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면방산업은 천연소재인 면화를 사용해서 실(원사)을 만드는 산업으로써 주원료인 면화의 재배단계에서부터 산소를 배출하고 CO²를 흡수하므로 생산단계에서의 에너지 사용을 상쇄시키고 있는 산업입니다. 이와 같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환경 친화적산업인 면방산업이야말로 녹색성장 패러다임에 정확히 부합하는 산업으로써 화학섬유보다는 면제품의 소비를 늘이는 것이 지구환경보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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