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영 비비안 김진형 대표이사 인터뷰

“신뢰 받는 기업이고 싶다”

연간 매출 3천억원...소비자들이 뽑은 베스트 브랜드 비비안 '흐뭇'

1957년 시작된 남영비비안은 트랜드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꿋꿋이 속옷업계의 1위다. 연간 약 3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흥 세력 등장과 더불어 의류 브랜드들이 이너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 지는 이 시장에서 비비안이 내놓은 전략은 ‘신뢰’다.
김진형 대표이사가 말하는 남영 비비안의 의미와 전망을 들어본다.

Q. 대표이사 자리에 취임한지 8년이 지났다.
A. “비비안은 나에게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8년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비비안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입사이후 25년 가까이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상무, 전무이사를 거쳐 경영자의 자리까지 온 만큼 비비안은 나에게 특별하다.”

Q. 비비안 탄생 배경은?
A. “197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여성속옷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산업화 바람을 타고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여성속옷이 단순한 생활필수품 차원을 넘어 기능이 강화되고 소재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유통구조도 함께 변했다. 1960년대 후반까지 여성속옷 시장은 재래시장 중심의 유통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70년대부터 백화점이 현재와 같은 면모를 갖추고 고급 유통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 유통되는 고급 브랜드로서의 ‘비비안(VIVIEN)’이라는 상표가 1973년 탄생했다. ‘비비안’은 소비자에게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전달, 발음이 쉬운 3음절을 사용해 기억하기 쉽게 개발됐다.”

Q. 고수하는 경영철학은?
A. “상생경영(相生經營)이 나의 경영철학이다. 본사와 협력회사 또는 사장과 직원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여야 한다. 그래야만 직원과 회사 간의 신뢰, 더 나아가 고객관의 신뢰도 지켜나갈 수 있다.”

Q. 53년을 지탱해 온 비비안의 비결은 인재경영이라고 들었다.
A. “경영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분이 바로 브랜드 가치와 인재교육이다. 기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선호도가 비비안 구성원들의 자질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무로 재직할 때부터 직원들의 교육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려고 노력해왔다. 현재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입사 시부터 정기적 직무, 직급별 교육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 연수원에서 직무교육 및 직무독서통신을 이수할 수 있으며, 판매전문직을 위한 특별 연수 프로그램인 I.S.P(Innerwear Support Program)을 개발 운용하고 있다.”

Q. 이너웨어 시장에 선두를 지키기 위한 경영전략은?
A.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힘써왔다. 타 브랜드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품질, 가격 경쟁력은 언젠가 기본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차별화된 이미지 확립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노세일 (No-Sale) 마케팅 전략을 통해 고급브랜드란 인식을 강화시켰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유통구조의 개혁이다. 90년대 초반부터 장기적인 유통 전략을 세웠다. 유통 수 확장에 중점을 두기보다 외곽상권과 중복상권의 점포 개설을 지양하는 동시에 선별적인 신규 점포 출점 및 동일상권 내에서 경쟁력 있는 한 지점으로 통합하는 ‘Scrap & Build 전략’을 단행했다. 현재 비비안 매장만 300개(백화점 100개, 전문점 200개)로 정예화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20~50대까지의 폭넓은 타깃층을 포괄하기위해 연령별 신규라인을 다각화했다. 20대 전후를 위한 ‘블루비비’, 50대 이상의 여성을 위한 ‘노블랑쥬’, 이지웨어를 전문으로 하는 ‘보노벨라’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며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Q. 남영비비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점은?
A. “좋은 품질과 유행을 예측한 트랜디한 디자인 때문이다. 자유분방한 신세대들의 욕구를 그대로 반영한 ‘볼륨업브라’, 몸에 꼭 끼는 옷의 유행에 따라 등장한 ‘노브라’, 브라의 어깨끈도 연출 가능한 액세서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투씨브라’, S라인의 열풍을 타고 가슴의 라인을 한층 살려주는 ‘라인핏브라’, 편안하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볼륨을 만들어주는 ‘더 볼륨 S 브라’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앞서가는 기능과 디자인으로 젊은 여성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Q. 한국 이너웨어 시장 전망은?
A. “이너웨어 시장은 내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어 변화가 비교적 적은 시장이다. 그러나 현재 외적으로 뚜렷한 성공사례는 없으나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수입 브랜드들이 활발하게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브랜드가 위축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의 경쟁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브랜드의 활동과 성장을 자극하는 촉진제의 역할을 할 것이다.”

Q. 비전과 목표는?
A. “고객들에게 친숙하고 신뢰를 받는 기업이고 싶다. 최근에 상호를 남영L&F에서 남영비비안으로 변경한 것도 이 이유에서다. 이미 고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브랜드 ‘비비안’을 상호에 사용해, 고객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함이었다. 남영비비안이라고 하면, 늘 한결같은 품질과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최고의 만족감을 제공하는 브랜드이자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미현 기자 mihyun@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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