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콤마보니,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위해 서울시 도움 절실

지난 14일에 만난 슈콤마보니 이보현 대표는 수심에 가득 차 있었다. 지난 13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0 한국패션의 세계화 추진 전략’에 선발된 10명의 디자이너 중에서 슈콤마보니가 제외된 사실에 실망이 컸다고 한다.
“저는 솔직히 이번 심사 결과에 기대를 많이 했어요. 서울시가 재정 지원뿐 아니라 쇼룸 제공, 현지 마케팅 전략, 홍보 등 체계적인 지원을 해 준다고 해서 이번을 계기로 슈콤마보니가 글로벌 브랜드로 더욱 성장 할 거라 생각했었죠.”
이번 서울시가 발표한 프로젝트 결과에서 이 대표뿐 아니라 잡화 디자이너 브랜드 모두 허탈감을 느꼈단다. 서울시가 이 프로젝트 선정 대상을 잡화보다는 의류 위주로 했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도 패션으로 인정받았으면 해요. 서울시 프로젝트 심사기준과 목표에 슈콤마보니가 일치하지 않아서 떨어졌겠지만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답답해요. 정말 되고 싶었거든요.”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동 중인 슈콤마보니는 현재 서울시에서 쇼룸 비용의 50%가량 지원을 받는 등 큰 도움을 얻지만 1년에 2시즌 열리는 해외컬렉션 무대는 쇼룸과 인력비 등 환율 변동에 따라 많게는 2천만원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슈즈브랜드 ‘지미추’가 탄생한 모국 말레이시아는 패션계에서 액세서리를 최고로 대우를 해준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 따라서 ‘지미추’라는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보수적인 해외시장에서 고군분투
슈콤마보니는 현재 해외 무대를 상대로 일본, 미국, 유럽, 중동에 뻗어있다.
“어제 청담동 매장에 인터뷰가 있어서 들렸어요. 그런데 중동 사람이 저희 제품을 구경하고 있더라고요. 반가워서 제가 중동에도 슈콤마보니 매장이 있다고 했더니 어디에 위치해 있냐며 좋아하시더군요”
슈콤마보니는 중동지역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레바논 등에서 지속적인 오더를 받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1011FW 파리 트라이노이 페어에서는 두바이에 있는 하비니컬스 백화점에서 수주를 받는 등 슈콤마보니의 화려한 디자인이 어필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지는 8년이 지났다. 이제 일본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이고 일본 패션매거진 화보에도 활발히 소개되는 등 인기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입점은 일본 유명 셀렉트 스토어 에스트네이션(Estnation), 러브레스(Loveless)를 비롯해 다카시마야(Takashimaya) 백화점, 라라 그레이(LaLa Gray), 엘르샵(Elle Shop) 등에 유통된다.
미국 시장 진출은 2년. 라스베가스 유명 호텔 윈(Wynn), 맨해튼 유명 신발 스토어 척키스
(Chuckies) 등에 입점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슈콤마보니가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지난 2003년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처음 해외에 발을 딛고 국가 인지도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해외에도 명품 사대주의가 심하고 특히 미국 시장은 보수적이더군요”
이 대표는 해외에서 알아주지 않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한계를 포기하지 않고 슈콤마보니 신발을 보면 전 세계 슈즈 매니아들이 사고 싶은 구두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지금 이 대표의 노력이 결과를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서울시가 추진한 ‘2020 한국패션의 세계화 추진 전략’ 목록에 슈콤마보니 이름이 빠진 사실은 절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서울시 결과에 힘들어 했더니 지인이 그러더군요. ‘그냥 한국 시장에서만 사업해. 돈 많이 들고 힘든 해외에는 왜 나가냐’고요. 그래도 저는 해외에 나가고 싶어요. 해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은 저의 꿈을 이루는 무대죠.”
이보현 대표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컬렉션을 따로 만든다. 한 시즌마다 500가지 디자인 슈즈를 만들고 200~300가지의 디자인을 해외 컬렉션에 선보여 해외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오더 받는다.

-밀란, 뉴욕, 파리, 런던 슈콤마보니 플래그쉽 스토어 열기
이 대표는 패션의 4대 도시 밀란, 뉴욕, 파리, 런던에 슈콤마보니 플래그쉽 스토어를 여는 것이 꿈이다. 이 대표는 이 꿈을 위해 거물급 바이어와 세일즈랩(Sales Rep)에 유능한 사람을 만나길 원한다. 또한 볼륨 브랜드가 아닌 독특한 디자인력으로 슈콤마보니를 차별화 하는것이 목표다.
한국시장도 이 대표에게 중요하다. 지난 2일 가로수길에 슈콤마보니 플래그쉽 매장을 열면서 13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면세점, 프리미엄 아울렛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와 국내무대에서 구두 매니아라면 누구나 슈콤마보니를 신는 것이 공식처럼 되길 바래요. 글로벌 국내 대표 디자이너 슈즈 슈콤마보니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서울시가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줬으면 좋겠네요. (웃음)”

사진설명: 이보현대표, 위-일본 유명 셀렉트숍 Estnation
아래- 1011 F/W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현장

이미현 기자 mihyun@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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