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겨냥한 친환경 트로아진 탄생

트로아의 한송 디자이너는 지난 달 29일 자신의 의상을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무대에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하이테크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겨울스포츠 용품에서 영감을 얻었고 절제된 선, 원만한 곡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느낌과 속도감을 표현하려고 했다. 스키부츠, 축구화의 디테일을 옷 위에 재현하기도 했다.
또한 고급 천연소재인 실크, 울 실크, 울 스트레치 실크, 울, 모헤어와 한지데님이 채택되고 가죽과 모피가 배제되었다. 대신 천연 염색된 실크로 가죽의 느낌, 모헤어로 모피의 분위기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는 천연 염색한 실크로 만든 코트다. 천연 염색과정을 통해 카멜헤어코트 같은 느낌을 만들어냈다.
“이번 패션위크를 통해 한층 톤다운된 실크 제품을 선보였어요. 실크지만 번들거리는 느낌은 줄이고, 훨씬 부담이 덜 가는 작품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죠.”
그는 화학염료 대신 천연염료를 선호한다. 그가 천연염료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색상표현이 훨씬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것과 환경 친화적이라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름답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그는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배운 점이 많다고 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단순히 옷 몇 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나 기타 방문객들에게 준비할 점이 많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먼저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이니까요.”

-소재가 디자인 상당부분 좌우해

그의 옷은 천연염료와 한지를 이용한 은은한 느낌을 추구한 모던한 스타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한 미래지향적인 현대적 느낌과 함께 주석, 은, 검정, 올리브, 청색이 메인칼라를 이루며 빨강, 노랑, 파랑이 액센트로 쓰이고 있다. 리퀴드 실버색의 탑은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모던하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낸다.
매 컬렉션 우리의 전통문화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트로아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한송은 세계적인 한지작가 함섭씨와의 공동 작업으로 오방색과 한지의 질감을 표현한 프린트를 선보이고 있다. 실크 오간자를 프린트물 위에 레이어한 탑들은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복바지를 응용한 여성, 남성 바지에서도 한국적인 주제를 새롭고 모던하게 풀어내는 디자이너 한송의 감각이 돋보인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천연 염색된 소재가 아주 강해, 실루엣은 루즈하고 심플하게 작업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소재의 개발과 발견에 관심을 두고 있고 소재가 디자인을 상당부분 좌우한다고 말한다.
다행히 고객들도 점점 오뜨 꾸띄르의 느낌이 가미된 천연염색과 한지가 섞인 제품을 선호하고 있고 점차 매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다.
트로아의 주 고객층은 30~40대의 전문직 여성과 남성이다. 트로아가 지향하는 데이 인투 이브닝(day into evening) 개념의 옷들은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해답이라 할 수 있다. 한송 대표는 “상당히 캐주얼한 느낌이지만 상의만 갈아입으면 바로 격식있는 장소로 가도 손색이 없는 옷”이라고 설명한다.

-F/W 시즌 겨냥한 천연염료 트로아 진

이번 시즌 사용한 루즈, 박시 셰이프는 45년의 역사를 가진 트로아 브랜드의 전통적인 선이다. 한송은 이러한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매우 모던한 컬렉션을 보여준다. 이런 면에서 2008년 말 진행된 트로아의 리브랜딩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
그 외에 트로아는 오는 F/W 시즌에 트로아 진을 런칭할 예정에 있다. 이미 3~4년 전에 미국에 트로아라는 브랜드를 달고 진을 출시했지만 천연염료를 사용한 탓에 물 빠짐과 색상 번짐 등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있었고, 트로아 측은 결국 매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뼈아픈 경험”을 계기로 한송 대표는 물빠짐을 보완할 수 있는 염료를 개발하고, 직접 시제품을 입어보는 등 무수한 ‘실험’을 반복했고, 결국 한국 시장에 자신있게 출사표를 던질 수 있게 되었다.
트로아 진은 일반적인 청바지와는 다르게 드레시한 느낌을 준다. 또한 한지가 혼합되어 가벼운 소재에 독특한 색상은 물론, 자연스런 느낌까지 주고 있다. 연령대도 30대에서 4,50대까지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한송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보고 난 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송 대표는 트로아 조의 아들로 현재 유명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파리 오뜨꾸띄르 등 해외 굵직한 쇼에 참가했고, 독자적인 감성으로 트로아를 만들어 국내 매니아 층은 물론 해외 매니아 층까지 두루 보유하고 있다.

황원희 기자 dong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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