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쇼’에 정조준 성공
유력 바이어들 “아시아 대표 패션위크로 키워라”
한 목소리
수출 물꼬 튼 디자이너 속속 출현 이도이 최고계약액 달성

“서울컬렉션과 제너레이션 넥스트, 트레이드 쇼가 각각 잘 구성되어진 느낌을 많이 받았다”(佛 후즈넥스트 트레이드쇼 총괄 디렉터, 소피 기요(Sopie Guyot))

“두바이 뉴델리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왔는데, 서울패션위크는 중국과 싱가폴을 누르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패션위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프랑스 르 봉 마르쉐 백화점, 니콜 그리마드 베르나도(Nicole GRIMAUD_BERNARDO)

“제너레이션 넥스트 디자이너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유럽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佛 후즈넥스트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보리스 브로베스트(Boris Provest))

2010 춘계 서울패션위크를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7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2010 서울패션위크’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이번 패션위크를 방문하기 위해 방한한 해외 바이어만 90여명.
특히 유력 바이어 중 프랑스의 레끌레뢰르 (L'eclaireur)의 아르만드 하디다(Armand Hadida)와 르봉 마르쉐의 니콜 그리마드 버나도(Nicole GRIMAUD_BERNARDO), 미국 오크(OAK)의 제프 맨달레나(Jeff Mandalena), 일본 빔스(BEAMS)의 유지 야마사키(Yuji Yamasaki) 등이 내한했다.
또 선진 유럽과 미주,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국의 빅 바이어들이 대거 참가해 서울패션위크에 높은 관심을 표출했다.
이들 해외 바이어와 패션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서울패션위크가 제 색깔을 찾은 것 같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국내외 프레스와 바이어에 따르면 종전의 컬렉션에 치중된 패션위크의 모습을 탈피, ‘컬렉션’과 ‘트레이드 페어’ ‘제너레이션 넥스트’가 각각의 차별화된 기능과 장점을 갖고 잘 짜여진 각본처럼 움직였다는 것.
또 하나 이번 패션위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인 쇼룸의 운영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컬렉션 이후 별도 디자이너 쇼룸에 작품들을 전시해 바이어들이 컬렉션 이후 직접 작품을 살펴보고 실 비즈니스 계약을 유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격 택을 부착해 바이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패션페어 역시 역대 최대인 100여개의 업체가 남성복과 여성복, 패션잡화 등 품목별로 구분해 최상의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 패션위크가 가야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부분인 신진 디자이너 발굴 육성 프로젝트인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그 어느 해보다도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레이드 쇼인 ‘후즈넥스트’의 총괄 디렉터인 소피 기요(Sopie Guyot)씨는 “신진디자이너라는 타이틀처럼 그저 가능성만 높은 것이 아니라 잠재력과 완성도까지 뛰어나 앞으로 후즈넥스트와 연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여는 ‘후즈넥스트 두바이’를 위해 중동을 거쳐 인도 뉴델리, 일본을 차례로 순방하고 한국에 들어온 참이었다.
“파리에 이어 밀라노 시장이 침체되면서 유럽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인도 뉴델리 는 말할 것 도 없고 일본 역시 극심한 디플레이션때문에 패션위크가 집안잔치로 끝났다. 한국은 이 기회를 잘 노려야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프랑스 LVMH 그룹사인 유명 백화점 르 봉 마르쉐(Le Bon Marche)의 니콜 그리마드 버나도씨도 “한국은 다이나믹하고 재밌는 패션 마켓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패션을 전 국가적인 지원으로 육성시키는 현 시점에서 빠르게 급부상하는 중국과 싱가폴 패션위크를 누르고 서울패션위크를 아시아 톱으로 올려놔야한다”고 일침했다.
국내 패션 전문가는 “자본력을 가진 중국과 싱가폴이 앞으로 주도권 싸움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아시아에서 맹주가 없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2010년 글로벌 패션브랜드 육성 원년을 선포하고 그 첫 일환으로 서울패션위크를 진화시키는데 팔을 걷어 부쳤다.
(사)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회장 원대연)가 오픈 전에 “이번 2010 춘계 서울패션위크는 해외 수출과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을 만들기 위한 ‘선택과 집중’형 행사의 전모를 보여줄 참”이라고 밝혔듯 해외 비즈니스 수출 마인드 디자이너 선별이 위크의 질을 개선하는데 가장 유효했다는 평이다.
패션위크 참가자 10명을 글로벌 디자이너로 육성시키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1차 심사를 통과한 디자이너는 약 50여명.
이들 중 10명만이 파리 현지의 PR, 쇼룸, 프레스, 바이어 등 해외전문가들의 현장 심사를 거쳐 오는 6월(남성복)과 10월(여성복) 파리에서 개최되는 트레이드쇼 ‘트라노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서울로 돌아온 해외 실력파 디자이너들 내수 시장 물꼬>

해외에서 유명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서울패션위크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스티브 제이&요니피는 제일모직이 수여한 삼성디자인펀드 2년 연속(2006,2007)수혜자로 도움을 받아 2006년 런던패션위크 참가, 로레알 헤어쇼 의상협찬, 톱숍 콜라보레이션 등 이름을 알리며 해외에서 주목을 끌었다.
2008년 서울패션위크에 첫 무대를 연 이후 한국 내수 시장 공략에 성공해 현대백화점 편집매장 Null(누리)와 신세계 블루핏에 입점했다.

올해 처녀 참가한 디자이너 중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실력파들도 서울패션위크를 두드렸다.
디자이너 신재희(30)는 이탈리아 대표 패션학교 마랑고니를 조기 졸업후 남성복 조르지오 아르마니에 입사했다. 최우수 학생들만 들어가는 세계적인 패션하우스에서 3년간의 실무를 배우고 올 1월 이탈리아 피티워모(남성복 페어)에 한국인 최초이자 신예 유망디자이너로 참가비 100%를 지원받기도 했다. 그는 6개월 전 한국에 돌아와 신사동 가루수길에 쇼룸을 냈고 이번 서울패션위크 참가를 계기로 다음달 백화점 편집샵에 입점한다.

디자이너 최범석은 파리 컬렉션에 이어 지난해 뉴욕컬렉션에 진출했지만 첫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져 외국 바이어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미국은 물론 일본 러시아에서도 사갔다. 그는 3년만에 다시 서울컬렉션 무대에 섰다.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재 제너럴 아이디어의 온라인 쇼핑몰과 압구정 직영점 매출은 흔들림 없이 굳건하다.

서울컬렉션에 등장한 이후 초스피드의 발전 면모를 보여온 디자이너 고태용.
KFDA(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를 통해 첫 무대에 오른 그의 작품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클래식한 감성을 재해석한 체크물, 세련된 톤다운 컬러, 재치있는 디자인을 본 그의 작품은 전세계 13개 매장에 수출하고 있다. 첫 수출 계약액만 1억 5천만원에 달했다.
아직 세계가 좁다는 그는 파리 진출을 앞두고 야심차고 다부진 준비에 들어갔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했던 최지형.
그는 해를 거듭할 수록 국내 유명 백화점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가 넓혀가고 있는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이번시즌 홍콩의 유명 백화점인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 미국의 오크(OAK) 등 해외 거물급 바이어들과 상담을 통해 수주계약을 앞두고 있다.

<수출 전문 디자이너 부상>

이번 패션위크의 최대 수혜자는 정훈종의 바통을 이어 ‘이도이(Doii)’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지난해부터 중동 바이어로부터 억대 계약을 성사시킨데 이어 올해에도 가장 많은 수주계약을 성공시켰다.
올해 서울패션위크만 8번째 참가했다는 쿠웨이트의 여성복 액세서리 전개사인 알 우드 트레이딩(AL-Wod Trading est) 측은 “주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원피스와 드레스를 찾게되는데 정훈종 이상봉 문영희 전미영 임현희 이도이가 주 거래처다. 특히 디자이너 이도이와 의 유니크한 제품은 중동 상류층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어 올해에도 과감하게 계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또 쿠웨이트의 S Style(에스 스타일)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론트 스트리트(Front Street)와 와 레바논 K&Mak(케이앤마크) 등도 다수의 상품을 계약했다. 주로 화려한 컬러의 비즈 드레스와 원피스, 코트류가 주 아이템으로 한 업체당 1차 계약액만 8천유로를 넘는다.

드라마 궁에 협찬한 이후 유명세를 탄 디자이너 한윤주의 액세서리 브랜드 ‘수작(秀作)’.
지난해 첫 참가로 프랑스 LVMH 그룹 프랭크 에 필스(FRANK ET FILS) 백화점에 입점한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
올해 두번째 참가한 서울패션페어 부스는 행사 연일 중동과 유럽 바이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별히 패션쇼를 열지도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이미 해외에서 더 유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참가한 바이어들은 연신 액세서리 주문에 바빴다.
전시용 고가 상품에 대한 계약은 중동에서 선점해갔다.

<세계를 매료시킨 차세대 한국 패션 리더- 제너레이션 넥스트>

이번 패션위크의 최대 이슈는 차세대 디자이너 발굴 프로젝트인 ‘제너레이션 넥스트’라고 과언이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가 극찬한 이들은 더이상 신인이 아니었다.
스튜디오 K의 홍헤진은 모던과 아방가르드의 조하를 우아하고 쉬크하게 풀어내 박수를 받았고,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1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이승희는 실험적인 드레이핑을 선보여 여성의 신비스러움을 모던하게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서울패션위크의 미래>
한국 패션이 한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데서 그동안 많은 에로사항이 있었다.
특히 선진국의 컬렉션을 향한 욕심과 빠른 결과에 대한 갈망 때문에 컨셉이 흐려지고 모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패션위크가 가야할 방향이 비즈니스 트레이드 쇼라는데 집중하면서 1차적인 성공을 거둔 듯 하다.
특히 해외경험이 많은 실력파 디자이너들이 바탕이 되면서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차세대 디자이너들이 유럽 시장에서 꽤 괜찮은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해외 패션 전문가들로부터 울리고 있다.
이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하는 것이 서울패션위크가 나가야 할 비전이자 최고의 관건이다.
기성 디자이너들이 중동 등 수출 비즈니스에 타겟을 두면서 탄력을 찾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논리를 뒷 받침해주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한 한국 디자이너 육성은 매 해 매 시즌 지속되어야 할 숙제다.

조정희 silky2@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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