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컬렉션의 공통 키워드 ‘전통’
-밀란, 파리 50~60 년대 ‘섹시’

영국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사망 여파 때문인가?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맥퀸이 떠난 런던패션위크는 조용했다.
이번 1011F/W 파리, 밀란, 뉴욕, 런던의 4대 여성컬렉션은 전반적으로 유행을 타지 않는 라인과 세련된 컬렉션이 주를 이뤘다. 불황을 탈피하고자 활기차고 희망적이었던 10SS시즌과는 대조적으로 가라앉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노선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많이 보여졌다. 버버리, 구찌, 프라다 등 각 브랜드는 자신의 전성기 시절 컬렉션을 다시 연구해 클래식과 베이직한 스타일을 선보인 것.
또한 주목할 점은 밀란, 파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한 50~60 년대 여성스런 스타일이다. 작년 겨울 커리어우먼의 상징이었던 ‘파워숄더’는 사라지고 여성성과 섹시함이 부각된 아이템이 내년 가을, 겨울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다는 1960년대 빈티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1990년대 자신의 컬렉션에서 빈티지한 프릴장식에 영감을 받아 가슴부분의 러플, 블랙비딩, 스쿱, 밍크트리밍의 디테일을 선보였다. 빈티지, 미니멀하고 베이직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섹시미를 가미한 것이 이번 프라다의 주요 컨셉이다. 아이템으로 스윙자켓, A라인 스커트, 발목에 컷이 있는 시가렛 팬츠, 테일러드 쉬쓰 드레스, 골이 지게 짜인 스웨터 등을 선보였다.
구찌 역시 전성기였던 70년대 자신의 컬렉션을 부활시켰다. 여기에 90년대 모더니즘을 더해 미니멀하면서도 깔끔하고 정교한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기장이 길고 무릎아래서 통이 넓어 지는 70년대 팬츠풍과 골드 체인의 미니어쳐 백, 플랫 클러치, 목에 맞는 목걸이 등이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소재로는 트윙클링 블랙 시퀸스, 핸드 컷 비닐 시퀸스 등이 두드러졌다.
버버리 프로섬은 이번 컬렉션을 웹사이트에 중개하는 동시에 실시간 주문이 가능하도록 해 큰 화제거리가 됐다. 버버리의 획기적인 이번 쇼는 소비자에게 제품구매뿐만 아니라 재미를 선사해 큰 호응을 얻었다. 걸스카우트, 유니폼 그리고 공군재킷에서 영감을 얻어 밀리터리 코트와 팬츠, 플라이트 재킷을 선보였고 골드 밀리터리 단추, 허리부분의 지퍼장식을 활용했다. 액세서리는 스터디드 슬링 백, 밀리터리 벨트, 타이트한 하이 부츠, 버클 앵클 부츠 등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버버리는 남성적이면서 여성적인 느낌을 조화롭게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외에도 미국 스타이자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자신의 컬렉션에서 ‘Somewhere over the rainbow’ 노래에 맞춰 걸어 나와 캣워크를 장식하고 있는 하나의 큰 박스를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박스 안의 플랫폼에서 56명의 모델들이 우아한 자태로 포즈를 취하며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 레트로 컨셉에 맞게 로맨틱하면서 향수를 느끼게 했다.
연예인 김혜수, 이효리, 서인영 등과 트렌드세터가 즐겨 입은 파워 숄더의 엣지는 내려갔지만 내년 가을겨울 클래식한 전통적 스타일과 함께 섹시한 자태를 뽐낼 여성들을 기대해 본다.
자료제공=에이다임
이미현 기자 mihyun@

사진설명- Doii , 디올 , 프라다 (왼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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