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업계 고생끝나 신념 갖고 투자해야
잃어버린 10년 마감 설비 풀가동 청신호
성안 창업 54년 세계적인 명성 쌓은 살아있는 代父

대구 섬유업계의 살아있는 代父 박용관 (주)성안 회장이 올해 섬유인의 날에 정부로부터 기업인의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다. 54년전 족탈 목직기 6대로 성안직물을 설립해 반세기 이상 섬유 한 우물을 파 온 그는 합섬직물의 세계적인 브랜드인 스타텍스 명성을 구축한 성안의 창업주.
합섬직물의 간판주자로서 성안합섬, 성안염직 등 화섬원사와 합섬직물, 니트직물, 염색 등 대규모 버티칼 시스템을 구축한 원로 기업인인 박회장은 올해 8순인 섬유업계의 정신적인 지주. 아직도 젊은이 못지 않은 건강을 과시하며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말년에 상을 타 쑥스럽지만 8순 선물로 알고 고맙게 받겠습니다. 지난 세월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남은 여생 더욱 분골쇄신 할겁니다.”…(웃음)”
대구 검단동 본사 집무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수상소감을 밝힌 박회장은 “이 영광을 섬유인 모두에게 돌리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섬유산업의 미래를 낙관한다.
“대구 섬유업계가 지난 10여년간 모진 고생을 겪었지만 내년을 분수령으로 고생 끝날 겁니다. 이럴 때 일수록 업계가 단합하고 신념을 갖고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경험 법칙에 의한 원로기업인의 예단은 잿빛도시로 변한 대구 섬유산업이 심기 일전해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시다시피 잃어버린 10년동안 대구 섬유업계는 투자는 중단되고 축소 일변도의 신산 고초를 겪었지요. 수많은 기업들이 간판을 내렸고 설비는 전성기의 3분의 1로 축소됐으니까요.”
대구 섬유산지를 잿빛도시로 만든 무서운 빙하기가 서서히 걷히면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고 밝힌 원로기업인은 내년부터는 산지에 활기가 되살아 날것이라고 자신있게 전망했다.
“지금 대구 합섬직물 설비는 돈이 남건 안 남건 풀가동하고 있어요. 설비가 오히려 모자랄 정도로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셈이지요”
워터젯트 직기와 에어젯트 직기가 풀가동되는 것은 물론 중고직기 값이 뛰고 북직기는 수천만원씩 선금을 줘야 임직기를 확보할 정도로 양상이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바로 10년 이상 설비투자가 이루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도나도 직기를 해외로 팔아넘겨 이제는 설비 부족현상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대구 산지의 혹독한 불황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우리 업계의 자업자득과 정부의 정책 부재가 원인이었지요. 다시는 이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만들면 팔리던 시절 기술개발은 뒷전이었고 양산경쟁에 매몰되다 결국 기술은 일본에 뒤지고, 중국이란 세계의 공장이 등장해 우리업계가 추풍낙엽이 됐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시장 보호막인 섬유쿼터가 폐지된데 따른 업계의 대응책이 부족했고 여기에 정부의 가이드도 부족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고 강조한다.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중국이 만들 수 없는 제품 개발에 원사·제직·가공업체가 총력을 경주해야 됩니다. 무엇보다 원사메이커가 함께하는 스트림간 협력사업에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요 이 바탕위에서 단계적으로 산업용 섬유로 전화해야 될 겁니다”
이같은 대전제에서 우리 업계의 고질병인 과당경쟁으로 인한 투매를 방지해야 되고 정부나 금융기관에 한목소리를 내는 업계의 단합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대구 섬유업계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지역 섬유단체장을 전부 초청해 단합된 힘을 모으기 위한 축제의 자리를 곧 마련하겠다고 의욕을 과시한다.
부인 오타수 여사(75)와의 사이에 장남 상태(성안 사장), 차남 상원(성안합섬사장), 3남 상혁(성안염직 대표), 4남 상환 ((주)성안·성안염직 임원)과 출가한 딸 주희양 등 4남 1녀 모두 성공한 경영인이자 효자로 정평이 나있다. 자식농사를 가장 잘 지은 원로 기업인으로 “8순 잔치를 금탑산업훈장 수상으로 대신하겠다”며 파안대소하는 모습에서 원로 섬유기업인의 자신감을 읽을수 있었다. <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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