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코리아를 창조하는 CEO 熱戰 (VIII) -누리아트 김이순 대표-


얼마 전 국내 대표적인 서예가 국당 조성주씨와 함께 작업한 새로운 한글체를 모티브로 트랜디한 의상을 창조한 디자이너 이상봉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 대사건이었다.
이러한 논리는 제품에서도 적용된다.
최근 한국의 전통 소재로 현대적인 상품을 개발해온 업체가 이웃나라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궈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소재 모시를 이용해 액세서리에서 인테리어 용품까지 100여가지 상품을 개발한 누리아트(대표 김이순)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동경의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홈텍스타일 전시회인 재팬텍스(JAPANTEX)에 처녀 참가한 이 회사는 국내 대표적인 원단인 모시와 실크, 그리고 손자수를 이용한 각종 액세서리와 홈인테리어 용품인 ‘누리에’를 선보여 일본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일본의 한 유력바이어는 전시부스에 진열된 전 제품을 하나도 빼지않고 그대로 사겠다며 전제품을 통째로 구매했을 뿐 아니라, 도쿄내 모든 판권을 독점 계약했다.
또한 전시장을 찾은 일본 왕실의 타카모다 노미야 공주 역시 ‘가와이’를 연달아 외치며 그 자리에서 부채 6점을 구매해가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가 개최된 나흘간은 물론 마지막 25일 폐장 전까지 전시회 주최측 직원들까지 제품을 구입할 수 없겠냐며 누리아트의 전시부스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한국 전통 제품들이 그것도 손 맛이라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일본이라는 선진국에서 대히트를 친 역사적 사건이었다.
누리아트는 모시와 실크, 양단 등을 소재로 손자수와 전통 바느질을 이용한 다양한 공예품을 생산해온 업체로, 귀엽고 앙증맞은 모시 핸드폰 줄에서부터 컬러 매치가 환상적인 천연염색 누비가방, 한땀 한땀 손자수로 고급스럽게 제안한 쿠션, 깨끼 바느질의 진수를 보여주는 실크 조각보와 세련된 컬러매치의 모시 깨끼 발 등 고급스럽고 세련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하는 모시라는 희소성이 강한 국내 대표적인 전통 원단과 깨끼 바느질이라는 우리네 전통 손작업을 통해 대량보다는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게다가 누리아트의 김이순사장은 37세라는 젊은 나이로 나이든 고루한 공예가들 사이에서 젊고 참신한 작품을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자신만의 제품을 개발해내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김사장은 “저희 매장을 찾는 외국인들 중 일본인들이 70% 이상이지만 일본 전시회는 처음이라 이렇게까지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 제품이 한국 전통 소재를 베이스로 기존과 달리 디자인을 깔끔하고 단순하게 그러면서도 트랜디하게 풀어내 그 부분에서 호평을 받은 것 같아요.”라며 설명했다.
현재 누리아트는 공방(본사)이 위치한 성남에 자체 운영 공장을 두고, 인사동 3개의 매장과 신라호텔 면세점 본점과 부산점 등 5곳에서 매장을 전개중이다.
특히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코리아, 인사프라자, 한국관광명품점 매장 3곳에서 월매출 평균 1억원대를 올리고 있어 외국인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점포 중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미주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입소문을 타고 있는 누리아트 매장은 늘 ‘가와이’와 ‘뷰티풀’을 외치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공예품으로 관심을 얻고있다.
누리아트의 첫 탄생은 김이순 사장의 이력이 말해준다.
“지금의 사업을 시작하기 전 면세점에서 3년간 근무했었죠. 당시 한국 공예품을 판매도 하고 직접 디자인도 하면서 점차 저만의 제품 만들기에 빠져들었죠. 기존의 공예품들은 전통미를 너무 강조하다 못해 복잡하고 화려하게만 보였는데 저는 이를 다르게 해석한 것들을 만들길 원했어요. 그래서 저만의 아이디어가 담긴 단순하지만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들을 하나씩 만들어봤는데, 오히려 다른 제품들보다 판매가 급증한 거에요. 재구매를 원하는 고객도 많아졌죠. 이를 발판으로 보다 적극적인 상품 만들기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고 지난 2000년 명동 직영점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이후에 신라 면세점 본점과 제주점, 그리고 인사동 직영점 2곳과 한국관광명품점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죠. 또한 해외거주 교포와 외국인, 지방고객을 위해 온라인쇼핑몰(nuriart.co.kr)도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 매장에서 판매중인 아이템은 가방과 지갑, 인테리어소품, 스카프와 넥타이, 부채와 각종 선물용품 등 약 100여가지로 구성되며, 실크조각부채 상고젓가락세트 꽃거울 모시조각보 천연염색조각러너 실크조각가방 부채조각러너 손자수쿠션 모시깨끼발 등 인기 아이템만도 수 십 가지다.
특히 누리아트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렴한 주문 제작이 가능해 다양한 상품 만들기에 부응하고 있는데, 전제품이 수공예인데다 작업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가격이 고가로 책정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고소득층의 주부들이 구매파워를 일으키고 있다.
“고객들이 말하는 저희 제품의 강점은 컬러배치와 고급스러운 소재 그리고 꼼꼼한 바느질이라고 해요. 특히 컬러의 경우 일본인들은 파스텔을 선호하고 유럽인들은 촌스러울만큼 화려한 비비드 컬러를 선호하죠. 판매율이 좋은 조각보의 경우 기존제품과 달리 복잡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신비스러운 컬러조합이 세련되고 단아하다는 평을 많이 듣습니다”
현재 문화관광부 산하의 한국관광명품점은 매장 정면에 자리한 누리에 매장이 브랜드력을 말해준다.
매년 문광부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매장의 입점이 가능하고 점수별로 점포의 위치까지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내용이다.
“해마다 문화관광부에서 공모전을 실시해 전국의 공예품들이 테스트를 받고 있고, 공모전에 입선해야만 한국관광명품점에 입점할 수 있죠. 물론 자체 공방을 가지고 직접 제작한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에 한해서 말이죠.”
이에 그치지 않고 김이순 사장은 내년에는 ‘누리에’ 침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곧 오픈 예정인 분당과 강남 직영점에서 모시와 실크로 만든 고급 이불 침구세트, 침장 액세서리 등과 함께 누리아트의 전 제품을 판매한다.
깨끼 바느질과 천연염색이라는 어렵고 힘든 수작업을 직접 직원들에게 전수하며 사업가이기보다는 디자이너의 호칭이 어울리는 김이순 사장은 한국의 전통적인 멋과 현대적인 실용성을 함께 갖춘 ‘누리에’와 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기위해 현재 경원대학교 디자인대학에서 전문가 교육을 받는 등 남다른 열성가로 평가 받고 있다.
‘다이나믹 코리아’의 캐치프레이즈에 가장 걸 맞는 우리 기업 ‘누리아트’를 이끌고 있는 김이순 사장.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우리 고유의 소재인 ‘모시’와 한국 여인의 혼이 담긴 ‘손자수’를 이용해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실용적이고 현대적으로 제안하며 세계적인 명품 대열에 이름 석자를 당당히 새겨넣고 있다.
<조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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