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옷 장사 한우물만 파오던 패션업계 1세대들이 하나 둘씩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다. 굴지의 여성복 업체 (주)데코가 2004년 이랜드에 매각되면서 이원평 회장이 업계를 떠난 이후 지난 2월에는 (주)네티션닷컴의 조학수 사장이 돌연 회사를 팔아치우고 훌쩍 자취를 감춰버렸다.
국내 패션 유통시장을 주도하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의 갑작스런 퇴장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패션1세대들의 사업포기 선언이 앞으로도 계속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남성복업체 A社를 비롯 여성복 업체 B·C社, 캐주얼 업체 D社등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수 있는 유력 패션업체들조차 가격만 맞으면 회사를 매각하려고 극비리에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보다 매출 규모가 적은 업체까지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불어나, 결국 겉으로 표현만 하지않고 있을 뿐이지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이 회사경영에 환멸을 느끼고 여차하면 떠날 준비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기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해지자 그동안 정상급 브랜드를 거느리며 업계를 주도해오던 리딩업체들조차 향후미래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너 1세대는 고령화되는데 그 동안 확고하게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해 놓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어 갈만한 내부 후계자도 마땅치 않아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귀뜸했다. <김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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