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 패션쇼가 열린 하와이의 밤은 화려했다.
지난 15일 하와이교민방송(KFDA) 개국 20주년을 기념하고 하와이대학 패션 연구소 기금 모금을 위해 호놀룰루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 코럴볼룸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 에 모인 린다 링글 하와이 주지사와 머니 해너만 호놀룰루 시장 등 VIP를 포함한 1000여명의 관람객들은 숨을 죽였다.
올봄 유행을 보여주는 흰색 트렌치코트와 원피스 등 흰색의상을 시작으로 핑크 그린 옐로 퍼플 등 컬러의 향연을 거쳐 다시 숭고한 흰색 웨딩드레스 피날레까지 1시간여가 지난 뒤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터뜨렸다.
그의 패션쇼가 해외에서 높이 인정받는 이유는 왕가의 전통이 이어져온 한국의 문화를 귀족적이면서도 우아한 의상으로 되살려냈기 때문. 스타일은 서양적이되 한국적, 동양적인 선과 프린트 등에 외국인들이 많은 박수를 보내왔고 원색과 형광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탁월한 색의 활용은 색채감각이 타고난 푸른눈의 관객들조차 단숨에 매료시켰다.
앙드레 김의 패션쇼를 처음봤다는 린다 링글 하와이 주지사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고 의상이 다양해 다음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 끝까지 지켜봤다" 고 극찬했다.
앙드레 김의 해외패션쇼는 한류붐에도 일조했다. 톱스타들을 무대에 세워 한국배우의 아름다움과 연기력까지 알려온 것. 배용준 최지우 김희선 송승헌 김태희 등 숱한 스타들이 그의 무대에 섰다. 이번 하와이쇼에는 배우 정준호와 김민정, 심지호가 모델로 나서 앙드레 김 쇼의 고정코너인 사랑연기와 웨딩무대를 장식해 한류붐이 한창인 하와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99년 샌프란시스코가 앙드레 김의 날을 제정, 발표했고 2000년에는 프랑스정부가 문화예술훈장을 수여했다. 이날 쇼가 끝난 뒤 앙드레 김은 "하와이에서 한류붐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 면서 수줍게 웃은 뒤 "4월 5일에는 왕의남자 이준기를 메인모델로 내세워 상해에서, 5월 7일은 워싱턴에서 쇼가 예정돼 있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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