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속옷과 아웃웨어 두가지 기능을 병행하는 레이스원단 개발에 나섭니다. 이를위해 화섬일변도의 레이스 소재를 모달사 등 천연섬유와 믹싱한 원단개발을 과제로 렌징사 등 소재업체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실크레이스원단 개발도 동시에 진행할 생각입니다.”
조경혜 (주)탑상진 사장이 레이스원단 명품화를 과제로 다양한 레이스원단 소재개발에 나선다. 국산 레이스원단이 선진국제품과 견주어도 디자인이나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도 시장가격은 엄청난 격차를 보이는데 따른 자극이 기폭제가 됐다. 그는 국내 소재개발력과 후가공 기술력이 선진국 못지않다는 것을 내세워 질적 도약의 시험대에 오르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섬유소재 개발 사상최초로 프리미에르 비종의 올해의 소재관에 자신이 개발한 원단이 걸리는 것을 목표로 페미닌적 이면서도 럭셔리한 레이스원단 개발을 주도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에 강한 의욕을 내비췄다.
“프리미에르비종 출품업체와 일본 업체들의 제품을 접할때마다 느끼는 게 참 많습니다. 우리 제품도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선진국 제품 못지 않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지요. 솔직히 아이디어를 내는 기획부터 생산?후가공에 이르는 제품 생산 과정은 선진국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우리 제품은 2등에 그치고 말아요. 우리도 1등 제품 생산전략으로 속히 바꿔나가야 합니다.”
조사장의 말은 한국섬유산업의 자화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야멸찼다. 수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볼륨수출의 의미가 이미 사라졌는데 국내 생산현장에서는 아직도 질보다 양을 고집하는 풍토 때문이다. 그는 양과 질을 병행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젠 볼륨 저가 수출 모델은 한국섬유업계 처지에서는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자체공장부터 오직 아이디어와 바이이어와 신뢰를 무기로 치열한 오더 전쟁을 펼치는 트레이딩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생산현장의 구태의연한 자세는 한국 섬유산업의 선진화 자체를 요원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현재 조사장이 수출하는 레이스 원단은 야드당 평균단가가 3불이상이다. 이중에는 야드당 10불을 상회하는 원단도 다수를 차지하지만 유럽?일본업체들의 평균가격이 10불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그는 개발의 여지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개발전문 협력업체를 파트너로 삼아 전략적으로 레이스원단 소재개발에 나서겠다는 야무진 각오도 피력했다.
“니트 원단 수출에서 레이스 원단 수출로 전환한지 4년차를 맞은 올해 수출은 약 600만불을 예상합니다. 지난해 360만 불보다 66% 증가한 것이지요. 주 수출지역은 유럽과 미국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멤버로 월 100만불 수출을 이룰 수 있도록 고품질?고가 제품 개발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조사장은 지난 96년 니트원단 전문수출업체인 탑상진 설립과 함께 고부가가치 수출에 매달려 왔다. 회사설립과 함께 그가 주력한 시장은 품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이었다. 품질을 바탕으로 한 소량?다품종 마케팅은 비록 물량은 적었지만 수년간 매년 40%의 고마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일본수출도 마냥?블루오션?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내외 경쟁업체들의 시장참여가 확대되면서 소량다품종 니트원단 시장도 치열한 가격경쟁 양상으로 전환되었기 때문.
일본수출의 한계를 느낀 조사장이 이때 발견한 게 레이스 원단이었다. 소량?다품종 니트원단 수출이 몸에 밴 그로써는 레이스원단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접목시킬 수 있는 최상의 아이템으로 다가왔다.
“레이스원단도 중국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만 후공정에서의 기교가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하는 것인만큼 틈새시장 개척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특히 레이스 원단시장은 볼륨시장이 아니라는 게 더욱 매력적이지요. 신소재 개발과 함께 디자인 개발, 소량?다품종 생산을 좀더 강화한다면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명품 레이스 원단 탄생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전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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