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 도입량 78%(2004년 기준)를 점유하는 중동산 원유가격이 올들어 배럴당 50달러선(두바이油 기준)을 넘어섰다. 이에따라 벙커C油 등 석유 관련 제품가격 인상에 이어 화섬원료인 TPA·EG·CPL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화섬 및 염색 등 섬유관련 업체들의 원가 상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올들어 두바이油 가격은 작년 평균가격 배럴당 33.64달러보다 15달러 이상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등 고유가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유가에 민감한 화섬·염색업체들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제품가 인상·공장가동 중단 등에 나서고 있으나 고유가로 인한 비용상승을 상쇄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유가는 섬유수출업체로써는 환율하락과 함께 쌍둥이 악재다. 원화강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출단가를 인상해야하나, 중국·인도 등 개도국과의 대외경쟁력에 밀려 이도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특히 섬유쿼터폐지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섬유류 수출에 악재요인으로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다 석유를 포함 원자재 가격마저 올라 생산원가가 치솟는 등 엎친데 덮친격이다.
2003년 기준 에너지 비용이 제조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2.1%였으나 섬유와 화학업종은 각각 5.17%·3.53%에 달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직물·염색 등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유가수준은 배럴당 39.90달러, 기업경영이 곤란한 수준은 배럴당 48달러로 조사됐다.
지난 4일 두바이油 가격이 배럴당 50.51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직물·염색업체들은 비용상승으로 인한 한계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또 원사를 비롯 염료 등 주요 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타고있어 한계 상황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두바이油 배럴당 가격이 50달러대로 치솟는 유가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과거 오일쇼크에 비해 타격이 적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환율하락이 고유가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는 뜻이다.(전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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