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직물생산자 단체의 본산인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신임회장에 정우영 제원화섬 회장(64)이 선임됐다.
합섬직물과 사가공 분야의 대가로 1999년부터 2002년 2월까지 밀라노 프로젝트 핵심 주관기관인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을 맡아 탁월한 능력과 지도력을 과시해온 그가 3년만에 직물생산업계의 수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여러가지 능력이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마지막까지 고사했지만 결국 무거운 짐을 지고 말았어요. 기왕 맡은 이상 소명의식을 갖고 위기의 직물산업을 살리기 위해 분골쇄신할 각오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직련 정기총회에서 9년간 재임해온 안도상회장의 뒤를 이어 만장일치 새 회장으로 선출된 정 회장은 회장 추대요청을 끝내 뿌리치지 못한 내키지 않은 심경을 이같이 담담하게 밝혔다.
소가 밟아도 끄떡없을 정도로 탄탄한 건실기업인 제원화섬(주)와 신원합섬(주) 대표이사로서 탁월한 경영능력은 물론 대구 합섬직물업계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그는 경영과 기술분야의 대가이자 세계시장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업계의 실질적인 리더로 정평이 나있다.
"국내 합섬직물산업이 최대위기에 봉착해 있지만 결코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난15년간 날개없이 추락했던 일본 화섬직물이 다시 호황을 만끽하고 있듯이 우리도 하기에 따라 다시 일어설 자신이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정회장은 일본 후꾸이 산지가 세계시장을 석권하다 85년부터 한국에 밀려 겉잡을 수 없이 붕괴됐으나 기능성 섬유와 산자용 섬유로 전환해 5년전부터 다시 스포츠웨어를 중심으로 세계 기능성 섬유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제, 우리업계가 하루빨리 일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0년 전부터 축소지향으로 일관하고 있는 국내 합섬직물업계가 이제는 갈때까지 간 이상 전열을 새롭게 정비해 전력투구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솔직히 지난 10년간 우리 합섬직물업계가 신규투자를 못한 것은 기업의 여력도 없지만 그만큼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희망이 보이면 투자는 이루어지게 돼있어요. 저는 과학적인 근거와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업계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할 생각입니다.”
그는 다시 한번 대구산지를 중심으로 국내 합섬직물업계가 강한 신념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희망과 여건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급선무라고 피력하기도.
"솔직히 우리 합섬직물의 차별화·특화전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소재빈곤입니다. 원사 이전부터 개질포리마를 비롯한 고난도 고분자 기초기술이 워낙 달리다 보니까 일본과 경쟁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휴대폰처럼 기초기술을 외국서 사오고 우리는 상업화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도 이런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된다고 봅니다."
국내 화섬원사메이커보다 한발 앞서 피치스킨원사를 개발해 합섬직물 주력 수출품으로 롱런시킨 장본인인 그는 합섬직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한 향후 진로를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는 대가답게 굵직굵직한 대안을 거침없이 소개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과 가격 경쟁하던 시대를 오래전에 끝났습니다.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특단의 차별화 전략이 아니고는 우리업계의 표류와 방황은 불가피합니다. 그 해답은 세계시장을 다시 석권하고 있는 일본 화섬메이커와 합섬직물업계를 벤치마킹 하는 것입니다."
그는 다만 현재의 우리의 기술능력과 체제로는 어렵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시급한 과제이며 이것을 업계와 정부 그리고 스트림간 협력과 지원은 필수요소라고 덧붙였다.<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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