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패션을 통해 한국문화의 위상을 높여 온 민간외교사절 앙드레 김이 이번에는 호주 시드니를 황금빛 의상으로 수놓았다.한·호 문화재단과 호주대사관 특별초청으로 지난달 28일 밤 시드니 타운홀에서 열린 '시드니 2000 앙드레김 패션 판타지아'는 프랭크 사토 시드니 시장을 비롯한 현지 명사들과 1600여 교민·유학생이 운집한 가운데 환상적으로 펼쳐졌다.앙드레김의 패션쇼는 단순한 패션컬렉션이 아니라 한편의 대서사시이며 꿈의 파노라마요 환상의 축제가 된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우주생명의 언어와 꿈과 시, 그리움, 사랑, 로맨티시즘, 세계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동양과 한국의 전통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정신이 응집된 그의 작품세계가 일으키는 세계적 공감은 국경과 시대, 유행의 벽을 허물어버린다. 그래서 세계인은 한마음으로 그의 패션쇼가 던진 신선한 충격에 감동하고 기립박수로 열광한다.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앙드레김에게 현지 패션쇼 초청이 줄을 잇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이날 앙드레김 패션쇼의 첫무대는 에너지틱한 생동감과 도시감각의 세련된 기품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지향적인 남성복 수트와 간결하면서도 품위가 있는 여성정장으로 시작됐다.동양적 신비감과 왕실의 기품이 예술적으로 표현된 이브닝 코트와 이브닝 앙상블, 이브닝 드레스의 황홀경에 빠지다보면, 전 세계인이 감동하는 앙드레김의 독창적 에스프리가 응집된 장중한 작품에 이르러 절정의 흥분을 만난다. 바로 한국의 깊고 오묘한 전통미를 일곱가지 색상으로 겹겹이 담아 세계의 미로 승화시킨 일곱겹 드레스의 무대다. 잠시의 무아지경은 이제 달콤한 사랑의 대서사시로 이어져, 드라마틱하면서 시상이 넘치는 순백의 웨딩드레스, 핑크빛 약혼드레스의 무대가 꿈결처럼 펼쳐진다. 그 신성한 아름다움의 극치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여운을 남기면서 막을 내린다.이날 관객을 사로잡은 또 다른 주인공은 배우 장동건과 차인표. 이국생활의 외로움을 국내드라마 비디오를 통해 풀어온 교포들은 이들이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맞이해 보는 이들을 가슴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장동건씨의 인기는 절정이었다. 이외에도 미스코리아 김사랑, 김은심, 조명숙 등 6명의 톱모델이 호주 현지모델들과 호흡을 맞춰 140벌의 옷을 선보였다.이번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앙드레김 컬렉션은 다시한번 현지 언론과 귀빈들에게 패션을 통해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우리 교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한국문화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는 의미깊은 행사로 기억됐다.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도 패션쇼를 열었던 앙드레김은 "깨끗한 환경을 강조하는 시드니올림픽의 정신에 맞게 나무와 나뭇잎 꽃의 모티브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앙드레김은 이날 시드니시장과 맥 윌리엄 전 주한호주대사, 시드니한인협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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