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전신사업을 해외에서 전개하기 위해 1920년 설립된 ITT(국제전화·전신). 창업초기 카리브지역서 전화망을 운영하던 ITT는 점차 그 무대를 중남미 유럽으로 확장, 세계적인 사업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세계 여러나라들이 전화사업을 공영화 내지 국영화하는 바람에 通信機器에 중점을 두게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유럽에서의 통신기기제조사업을 스페인과 중남미지역으로 확장, 多國籍企業형태를 구축했다. 1959년 사장으로 취임한 해롤드 제닌은 경영전략의 하나로 조직을 중앙집권형으로 개조했으며 또하나는 적극적인 기업매수·합병(M&A)작전의 전개였다.처음에는 통신기기제조업 관련 기업만 매수했었으나 금융, 보험, 투자신탁, 렌트카회사 AVIS, ABC-TV, 호텔체인 쉐라톤 등으로 발빠르게 매수 대상을 확대했다. 제닌사장 재임 10여년간 ITT가 매수한 기업은 약 270개. 따라서 70년대초의 연간 총매상액이 70억달러, 종업원 40만명으로 일약 미국기업랭킹 10위 이내로 부상한다. 그리고 전세계 80개국에 子會社를 가지고 있으며 매상의 45%가 해외라는 거대한 다국적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그러나 70년대로 접어들면서 ITT는 갖가지 시련에 부딪힌다. 反트러스트法에 의해 렌트카, 생명보험 등 6개회사를 매각한데 이어 정당에의 부정헌금, 금수물자의 불법수출, 칠레의 사회주의정권 성립저지 비밀공작설등 각가지 스캔들이 터저 나온 것. 결국 진상은 규명되지 못했으나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고 경영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닌사장은 미국을 피해 유럽에서 기업매수를 추진, 70년대 말에는 연간매출 2백20억달러로 미국서 5위 세계에서는 20위이내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79년 새회장으로 선임된 알러스코그는 그동안의 기업매수작전에 따른 막대한 부채와 금리부담을 덜기위해 산하기업매각에 착수한다. 84년까지 약70개사를 처분했으나 경기후퇴로 수입이 급감돼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株價도 크게 하락했다.아무렵부터 준동하기 시작한 M&A 전문 집단을 저지하기 위해 은행을 동원하는 등 무리수를 행한 ITT는 차입금증가로 업적이 한층 더 악화되어 주력사업이었던 통신기 부문에서 완전히 철수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ITT는 다국적기업戰列에서 이탈, 미국내에서 금융, 보험, 호텔 등을 중심으로한 서비스업종의 회사로 쇠락해버리고 말았다.1874년 담배회사로 출발한 R·J 레이놀즈. 「캬멜」「윈스톤」 등이 세계적 명성을 얻으면서 발전했으나 50년대부터 문제가 된 담배의 해독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60년대로 들어서면서 불안해진 담배사업의 장래에 대응, 脫담배작전을 전개한다. 식품회사 코로네이션과 파티오, 청량음료의 캐나다·드라이, 해운회사 시랜드, 석유의 아미노일 등을 닥치는 대로 매수하면서 다각화를 추진한 R·J 레이놀즈는 70년대 후반부터 식품과 음료부문으로 다각화 목표를 조정한다. 따라서 야채·과일쥬스로 유명한 델몬트, 음료의 선키스트, 비스켓, 크래커의 나비스코 등을 차례로 매수한다.RJR 나비스코로 회사이름을 바꾸면서 급증한 부채의 경감을 위해 캐나다·드라이, 선키스트 그리고 델몬트의 냉동식품부문 등을 매각했으나 M&A전문회사의 책동으로 크게 흔들린다. RJR 나비스코는 이를 막기위해 MBO(매니지먼트·바이아웃=경영진에 의한 自社買收)계획을 내놓는다. 그러나 M&A전문회사 KKR社가 제안한 매수금액 251억달러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금액은 미국 M&A 역사상 최대액수로 기록되고 있으나 그 주인공 KKR사는 매수에 따른 230억달러의 차입금 때문에 큰 곤경에 처한다. 당초는 RJR 나비스코를 제3자에게 분할 매각하므로써 이윤을 챙길 심산이었으나 그같은 방법으로는 도저히 그 후유증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래서 아멕스社長인 루이스·가스너를 톱으로 맞아들여 解體가 아닌 再建에 착수하게 된다. 89년이후 담배부문의 구조조정, 식품분야의 통합·재편성, 종업원 감축 등을 통해 수익증대를 꾀함과 동시에 거액의 차입금을 줄이기위해 델몬트, 리츠 등 도합 6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매각했다. 뿐만 아니라 전환사채 발행, 低利資金으로의 借換 등을 추진, 약 3년만에 부채의 절반가량을 감축했다. 그러나 사상최고액의 기업매수에 따른 후유증으로 부채가 아직도 1백40억달러에 달해 이자부담이 큰데다 담배부문의 경영악화, 식품부문의 낮은 이익률 때문에 RJR나비스코의 재건은 상당히 어려운 旅程에 놓여 있다. 담배와 식품의 결합을 목표로 시작된 기업매수작전은 한때 성공한 듯 했으나 이 다각화전략은 결과적으로 M&A 선풍에 역으로 휘말려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발전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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