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폴리에스터섬유 주원료인 PTA도 수입을 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본격 제기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삼성석유화학이 국내공급물량을 줄이고 수출비중을 높이는 마켓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국내공급가보다 수출가격이 높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도 PTA수입국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이 같은 현상은 지난 8월부터 삼성석유화학이 국내 공급물량을 줄이고 수출비중을 높이는 마켓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일부 화섬업체의 경우 PTA 구매차질로 인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는 등 우리나라도 PTA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상황론이 급부상하고 있다.현재 폴리에스터섬유 원료인 PTA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타섬유원료와는 달리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경쟁에 힘입어 공급능력이 국내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 연산 기준 1백만톤이 넘는 업체가 삼성석유화학·삼남석유화학·KPC 등 3개사에 이르고 효성·대한화섬·SK케미칼 등 각 폴리에스터 화섬업체가 자가용으로 생산공장을 구축하면서 국내 PTA 공급량은 연산 450만톤 수준에 이르고 있다.반면 PTA 국내수요는 중합능력 기준으로 연산 350만톤 수준에 그치면서 연간 1백만톤에 이르는 공급초과 상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PTA 공급규모가 국내수요를 웃도는데도 국내 폴리에스터 화섬업체들이 원료를 국내서 조달하지 못하고 수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는 최근 PTA시장이 급작스럽게 성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중국의 PTA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PTA 원료인 PX생산량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것도 PTA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PTA업체들은 국내보다 가격이 비싸고 결재조건이 좋은 직수출로 물량을 대거 전환시키고 있,는 반면 국내 화섬업체들은 수출로 인해 공급받지 못하는 물량만큼 해외서 수입을 해야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현재 중국은 10차 5개년 계획기간 중 섬유 특히 폴리에스터섬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특히 올들어 그간 추진해왔던 폴리에스터섬유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각 성을 중심으로 속속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폴리에스터섬유 원료인 PTA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중국내 폴리에스터설비 증설분이 대거 완료될 예정으로 있어 이는 앞으로 벌어질 PTA 구득난의 전주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PTA 구득난 전주곡은 올초부터 나타난 PTA가격의 국내공급가격과 수출가격의 역전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수요보다 해외수요 특히 중국의 PTA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출가격이 국내공급가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의 경우 톤당 가격이 700달러를 넘어서자 중국 화섬업체들은 담합을 통해 PTA 수입을 자제하는 공세를 펼치는 등 PTA가격 상승세를 꺽어 놓기도 했다.현재 중국의 PTA 구매력 폭발은 석유화학업체들 입장으로 볼 때 이는 이만저만한 호재가 아니다. 그동안 국내 수요보다 높은 공급력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판매해왔던 석유화학업체들은 횡재수 이상의 중국특수를 만끽하면서 중국판매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섬업계 관계자는 그 최전방에 선 업체가 바로 삼성석유화학이라고 지목하고 있다.최근 삼성석유화학은 PTA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마켓체제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특히 삼성석유화학은 PTA 생산 및 판매와 관련 당초 합작사인 아모코가 B·P 케미칼에 흡수·합병되고 새 파트너가 된 B·P케미칼은 삼성석유화학의 영업방침에 본격적으로 관여하면서 이익극대화에 포커스를 맞춘 영업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PTA시장이 급작스럽게 팽창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국내판매보다 수출판매가 메리트를 주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당위성도 크게 작용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특히 PTA 해외판매는 월별로 가격통제가 가능하나 국내판매의 경우 고정거래선에 대한 가격변동폭이 적은 것은 물론 현 PTA 시장상황에서 분기별로 가격을 결정짓는 것 자체가 공급자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 8월 발생한 SPC와 코오롱간 PTA거래중단 사태는 이를 입증한 신호탄이다. 이같은 SPC의 마켓체제 변화는 국내 다른 PTA업체들에게도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여져 PTA 구득난은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라는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서 원료를 조달하지 못하는 화섬업체의 경우 수입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섬유원료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 자급자족 체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국내 수요업계가 수입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기막힌 현실은 이제 초읽기 수순만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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